1934년생. 공학박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미국 스탠포드대 객원교수, 미국MIT 객원교수, 대우중공업 전무이사, 대우조선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탱크박사로 유명하다.
한국 표준연구소 앞뜰에는 뉴턴의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과학의 길은 멀고 멀어서 끝이 없고, 또 창조적이기 때문에 외로운 길이다.
1988년 우리 기술로 개발한 자동차용 발전기가 일본회사와 독일 회사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이 일로 정부로부터 한국과학기술상 기술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발전기는 전혀 새로운 상품이 아니고 첨단기술도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발전기와 같이 움직이는 부품이 세계 주요 자동차의 부품으로 공급된 일은 그때가 처음이다.
3년 동안 자기회로 설계를 위해 맥스웰 방정식과 씨름하던 자기회로 설계팀, 고속 베어링의 트리볼리지(마찰, 마모, 윤활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해 애써온 윤활설계팀, 알루미늄 저압주조에서 기포발생을 방지하는 특별 노하우를 발명한 구조설계팀 등 모두가 “전근대적이고 전형적인 연구개발인데, 이제 새삼스럽게 왜 우리가 개발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남들은 1M DRAM(당시 최첨단이었음)을 개발하는데, 소형 발전기와 씨름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의 발전기 시장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 시장경쟁을 통해 판매할 수 있었다는 것은 과학기술에 바탕을 두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과학기술상은 전문가들이 모여 과학기술 업적을 평가한다. 비록 상품으로서의 소형 발전기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고전적이고 새로운 느낌이 없지만, 그 안에 내재된 과학기술은 첨던의 창조성이 배여 있다. 이 때문에 세계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그래서 상품의 첨단성과 과학기술의 첨단성은 의미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