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대는 이제 끝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21세기 중반에 석유가 고갈됨으로써 에너지대란이 온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탐사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석유의 매장량이 증가하고 천연가스 매장량의 수십배에 이르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게 됐다. 여전히 에너지 제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석유와 새로운 미래에너지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대해 상식을 넓혀보자.
1.고대 이집트인 약용으로 사용
-19세기 말부터 본격 시추
석유를 나타내는 ‘피트롤리엄’(petroleum)은 돌을 뜻하는 ‘페트라’(petra)와 기름을 뜻하는 ‘올리엄’(oleum)이란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5천년 전 유프라테스강 근처에 살던 수메르인, 아시리아인, 바빌론인들은 땅 위로 스며나온 기름과 피치를 이용했다. 또 고대 이집트인들은 석유를 상처에 바르거나 설사를 멈추게 하는데 사용했다.
석유를 이용한 등잔불이 유럽에 처음 전래된 것은 12세기 아랍인들이 스페인을 침공할 때다. 그러나 석유를 구할 수 없었던 유럽인들은 19세기 중반까지 고래기름으로 등잔불을 켰다. 19세기 중반 산업혁명이 일어나자 석유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석유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타이터스빌에서 드레이크대령이 최초로 석유탐사 시추를 했던 것으로 전한다. 그 후로 미국, 유럽, 중동에서 수많은 유전이 발견됐다. 현재 석유생산국은 약 1백개국, 유전은 약 6만여 군데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석유가 사용된 것은 1880년이다. 황현의 ‘매천야록’을 보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석유는 바닷속에서 난다고도 하고, 석탄에서 만든다고도 하고, 돌을 삶아서 그 물을 받는다고도 해, 그 설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진년 처음으로 사용됐는데, 그 색깔이 불그스레하고 냄새가 심하나 한홉이면 열흘밤을 밝힐 수 있다.” 여기서 말한 경진년은 고종 17년(1880년)이다. 물론 그 이전에 사용된 적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이후 일제시대에 들어설 때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석유제품들이 치열한 판매전을 벌였다고 한다.
2.석유생성의 3가지 조건
-유기물, 온도, 시간
석유라고 하면 흔히 원유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석유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석유(石油)는 말 그대로 돌에서 나온 기름으로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화합물이다. 퇴적된 유기물(동식물의 유해)이 지하 깊은 곳에 매몰돼 오랫동안 열과 압력을 받으면 석유가 생성된다. 하지만 퇴적된 유기물이 모두 석유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생체를 구성하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은 퇴적되면 분해돼 탈아미노화작용과 환원작용을 거쳐 불용성 고분자화합물인 케로젠(kerogen)을 만든다. 이러한 케로젠이 열과 압력을 받으면 석유(원유나 천연가스)가 된다. 케로젠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어 많은 양의 석유를 만들 수 있는 암석을 석유 근원암이라고 하는데, 모두 퇴적암이다.
생물의 유해는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돼 없어진다. 그래서 석유 근원암이 퇴적되려면 산소가 차단된 환경이 필요하다. 이런 환경은 잔잔한 호수나 바다에서 발달하기 쉽다. 석유근원암은 주로 흑색 이암, 세일과 같은 세립질 쇄설암이나 백운암 등의 탄산염암으로 이뤄졌는데, 이들 암석은 유기물과 산소의 접촉을 막는 환원환경에서 흔히 퇴적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퇴적된 유기물이 석유가 되려면 열이 가해져야 한다. 원유는 약 60-1백20℃에서, 천연가스는 1백20-2백25℃ 사이에서 생성된다. 결국 원유와 천연가스는 생성되는 온도만 다를 뿐 성분은 같다. 만약 유기물이 퇴적된 지층의 온도가 2백50℃를 넘으면 탄소만 남아 흑연이 된다.
세번째로 석유가 만들어지려면 유기물이 매몰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한다. 지층온도가 아무리 높아도 일정기간이 경과되지 않으면 석유가 생성되지 않는다. 신생대 제4기층에서 석유가 발견되지 않는 것이 좋은 예다. 반면 지층온도가 조금 낮더라도 오랫동안 열을 받으면 원유나 천연가스가 생성되기도 한다.
이 밖에 케로젠의 종류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바다에서 생성된 케로젠은 조류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석유를 많이 만든다. 하지만 육상고등식물에서 유래된 케로젠은 목질소(lignin)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열을 받으면 극히 일부분만 석유나 천연가스로 되고 대부분은 석탄으로 변한다.
3.석유원료는 플랑크톤
-공룡은 산화돼 석유가 될 수 없어
석유는 바다나 호수로 운반돼 퇴적된 육지생물에 의해서 생성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해양생물이 퇴적돼 생긴다. 물속 생물은 고래와 같이 몸체가 큰 것부터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미생물들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석유는 크기가 작은 식물성, 또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부터 주로 만들어졌다. 그 이유는 플랑크톤은 크기가 작지만 그 숫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적되는 양이 많다. 또 크기가 작기 때문에 퇴적돼 보존되기가 큰 생물보다 쉽다.
해양생물 중 양적으로 가장 많은 것은 부유성생물이다. 이들 중에서도 식물성으로는 규조가, 동물성으로는 유공충이 가장 많다. 석유가 유공충으로부터 생성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석유가 동물 유해로부터 생성되고, 동물성 플랑크톤 중 유공충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중생대에 많이 살았던 공룡이 석유가 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왜냐하면 육상환경에서는 산화작용을 쉽게 받아 유기물이 보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육상에서 살았던 공룡들은 죽은 후 바로 분해되는 바람에 석유로 남아 인간과 인연을 맺는데 실패했다.
4.어디에 묻혀 있을까
-지하 저장탱크는 작은 공극
지하 깊은 곳의 커다란 동굴이나 웅덩이에 석유가 저장돼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곳에 우물을 파거나 커다란 관을 묻기만 하면 석유가 나올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석유가 실제로 있는 곳은 암석이 갈라진 틈이나 입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공극들이다. 따라서 공극이 많은 암석일수록 더 많은 석유를 저장할 수 있고 뽑아내기도 쉽다.
일반적으로 공극률[(공극의 부피÷암석의 부피)×100]이 15%가 넘으면 좋은 저류암(근원암으로부터 석유가 이동해 저장된 암석)이라고 본다. 사암은 가장 대표적인 저류암으로 전세계 유전과 가스전의 50% 정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석회암이나 백운암과 같은 탄산염암도 저류암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세계 유전과 가스전의 45%를 탄산염암 저류층이 차지하고 있다. 사암은 물에 의해 이동돼 퇴적되지만 탄산염암은 생물의 껍질이 퇴적하거나 물속에 녹아있는 이온들이 화학작용의 결과로 침전돼 형성된다. 탄산염암은 대부분 수심이 낮고 따뜻한 해양에서 만들어진다.
5.남극 석유의 비밀
-고생대말 지구는 하나의 대륙
남극대륙에는 약 2천30억배럴의 석유가 묻혀있다고 한다. 여름철에도 영하를 믿돌아 생물체가 살기 어려운 남극에서 석유가 생성된 까닭은 무엇일까.
약 2억2천만년 전인 중생대 초까지만해도 지구에는 판게아(Pangaea)라는 하나의 초대륙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대륙이 둘로 갈라졌으며, 그 중 하나인 곤도와나(Gondowana)대륙은 남쪽으로 이동했다. 현재의 남극대륙, 아프리카대륙, 남미대륙, 인도와 호주는 곤도와나대륙이 나뉘어 형성된 것이다.
남극대륙은 중생대까지 생물이 살기 좋았던 환경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사실은 남극에서 발견되는 화석이나 암석을 통해 역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발견되는 대규모의 석탄층은 고생대 말에 남극대륙이 적도 근처에 위치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남극 석유의 대부분은 고생대 말에서 중생대의 백악기 사이에 퇴적된 근원암으로부터 생성된 것이다.
현재 석유를 포함해 남극의 광물자원은 개발이 금지돼 있다. 1991년 10월 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남극조약 환경보호의정서’(일명 마드리드 남극의정서)가 채택됐다. 이때부터 50년 후에 있을 재검토회의까지 남극지역에서 광물자원 개발을 금지한다는 내용이었다.
6.석유가 묻힌 곳 어떻게 찾나
-탄성파로 저류층 찾아낸다
석유가 묻힌 곳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석유는 일반적으로 지하 수백-수천m 아래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땅속과 바닷속을 조사해서 석유를 찾아낼까.
석유탐사는 지표지질조사에는 물론 중력탐사, 자력탐사, 원격탐사, 지화학탐사 및 탄성파탐사 등 다양한 물리화학적 탐사방법이 동원된다. 이 중에서 석유가 부존된 유망지역을 찾아내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 탄성파탐사다. 탄성파탐사는 주로 P파를 이용한다. 암석의 밀도 차이에 의해 생기는 탄성파의 속도 차이를 이용해 석유가 들어있는 저류층과 집유구조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집유구조는 석유가 더 이상 이동되지 않고 한군데 모여있는 지질구조를 말하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흔히 알려진 배사구조가 여기에 속한다. 석유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 그 뒤에는 매장량을 계산해야 한다. 만일 매장량이 적다면 개발해봤자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석유가 매장된 위치를 파악하면 얼마나 묻혀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추를 한다. 그리고 저류층의 공극률과 유체 포화율 등을 조사해 매장량을 계산하고 경제성이 있는지를 알아낸다.
석유를 뽑는 원리는 간단하다. 압력차이를 이용하면 된다. 굴착해 들어가 석유층에 도달하면 그곳에 있는 가스나 석유밑에 있는 물의 압력 때문에 바위 틈에 있던 석유가 자연히 위로 분출된다. 이렇게 압력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산되는 석유는 전체의 20-30%에 이른다. 나머지는 가스나 물을 주입해 압력을 높임으로써 끌어올린다.
7.얼마나 묻혀 있나
-21세기 중반 에너지 대란
전세계적으로 석유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는 약 63%다. 그 다음으로 석탄이 27%에 달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는 90%에 이른다(표1). 그러나 화석연료는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성 때문에 석유와 같이 생산되던 천연가스는 소각됐다. 그러나 요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원유의 대체물로 활용이 늘고 있다. 1995년 전세계에서 소비된 천연가스의 양은 전체 에너지의 23%인 18억8천만t(원유환산량)에 달했다. 만약 선진국에서 추진 중인 ‘이산화탄소 발생에 대한 부가세 부과’가 시행되면 천연가스의 비중은 더욱 늘 것이다.
현재 원유의 추정 매장량은 1조75억배럴로 약 43년이 지나면 바닥이 난다. 또한 천연가스는 1백41조m3로 약 66년 동안 쓸 수 있는 분량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가채년수는 각국의 석유탐사 및 개발로 다소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새로운 대체에너지가 개발되지 않는 한 인류는 21세기 중반이 되면 에너지대란을 맞을 수밖에 없다. 50년 후면 세계인구가 2배로 늘고 경제 규모 역시 3-5배로 증가함으로써 에너지 수요의 증가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화석에너지의 대체원으로 원자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방사능 누출위험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이 밖에 지열, 조력, 파력, 태양에너지 등 청정 대체에너지원이 개발됐지만 엄청난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새롭게 연구되는 핵융합에너지는 현 기술수준으로 볼 때 실용화까지는 최소 50년 내지 1백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8.미래 에너지 자원 메탄 하이드레이트
-동해안에 매장 가능성 높아
메탄 하이드레이트(메탄 수화물)는 물분자들 내에 메탄분자가 포획된 일종의 셔벗과 같은 고형의 결정체다. 좀더 쉽게 설명하면 천연가스가 얼어있는 것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된 것은 1930년대부터지만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당시에는 원유나 천연가스가 충분했고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개발기술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자원이 고갈돼 가고 청정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95% 이상이 메탄으로 이루어진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연소시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공해를 거의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고압 저온 하에서 메탄가스를 고체상태로 저장하고 있다. 이론적인 메탄가스와 물의 용량 비는 2백15 대 1로, 0℃ 1기압 상태에서 1L의 물에 2백15L의 메탄가스가 함유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메탄가스 저장창고라고 할 수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고압 저온의 환경을 갖춘 시베리아와 같은 영구 동토지대나 수심이 깊은 바다밑 지층에 부존돼 있다. 우리나라가 관심을 갖는 까닭은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동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의 석유탐사는 주로 수심이 낮은 대륙붕 지역에서 이뤄지지만 메탄 하이드레이트 탐사는 이보다 깊은 5백-1천m 바닷속에서 이뤄진다.
전세계적으로 확인된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매장량은 기존 천연가스의 매장량보다 수십배 이상 많다. 일본지질조사소는 주변해역에 일본이 1백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 동해에서도 기대해 볼 만하다.
메탄 하이드레이트층 밑에는 자유가스(free gas)가 매장돼 있다. 얼음상태로 존재하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원유나 천연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덮개역할을 하기 때문에 메탄 하이드레이트층을 발견하면 원유나 천연가스를 발견할 가능성도 또한 높아진다.
현재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개발하려는 한국의 경우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함께 개발할 수 있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자원을 부수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천연가스를 수송할 때 하이드레이트에 의해 가스관이 막히는 문제점도 아울러 해결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 21세기에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은 메탄 하이드레이트다. 또한 아직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정도만이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어 한국이 참여할 경우 에너지자원 확보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한국자원연구소는 4월부터 첨단 물리탐사 조사선인 탐해 2호(2천85t)를 이용해 그동안 메탄 하이드레이트 부존 가능성을 보여준 지역들을 정밀 탐사하고 있다.
◆탐해2호 석유탐사 본격화◆
지난 3월 5일 인천 해군본부에서는 한국자원연구소의 탐해2호(2천85t)의 취항식이 열렸다. 탐해2호는 첨단 3차원 탄성파 탐사장비를 갖춘 물리탐사선으로 해저지질 연구는 물론 해저자원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탄성파 탐사란 압축공기로 이용해 충격파를 발생시키고 바다밑 지층에서 되돌아오는 탄성파를 분석해 그 지질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탐해2호에 거는 기대는 한반도에서 아직까지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 석유를 찾는데 있다. 석유를 찾는 일은 오랫동안 바라던 우리 국민의 꿈이다. 그러나 1970년대 초부터 1990년 초까지 20여년 동안 한반도 주위의 대륙붕을 조사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비록 포항 등 석유가 나올만한 곳을 찾기도 했지만 경제성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석유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석유가 나오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한국 석유탐사의 내막을 알고 있는 한 석유탐사 전문가는 실마리 하나를 풀어주었다. “과거에 이뤄진 석유탐사는 매우 형식적이었다. 지질조사도 제대로 없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탐사기술을 가진 외국석유회사에 전적으로 맡겼다는 점이다. 당시 국내에 석유를 팔려면 의무적으로 한반도 대륙붕에서 석유를 탐사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체계적인 조사 없이 적당한 곳에 시추공을 박아 석유를 찾는 척 한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경제성 있는 석유가 나올 것이라고 희망을 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981년 인도네시아와 공동으로 서 마두리광구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처음이다. 그후 예멘의 마라브유전 개발, 이집트의 칼다광구 개발, 시베리아의 천연가스 개발 등에 참여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여국에서 40여개가 넘는 유전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석유’하면 원유만 생각했다. 천연가스는 산출되는 즉시 태워버렸다. 그러나 석유기술이 발달하면서 공해가 없는 천연가스가 새로운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더 나아가 메탄 하이드레이트라는 새로운 석유자원도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한국자원연구소에서 물리탐사선인 탐해2호를 갖춘 까닭은 새로운 첨단기술로 한반도의 석유자원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이다. 과거에 형식에 그쳤던 지질조사를 다시 체계적으로 하고, 발견 가능성이 높은 메탄 하이드레이트 등을 찾자는 것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그 자체로 훌륭한 에너지자원이지만, 석유자원이 묻혀있는지를 알려주는 지시자원이기도 하다.석유가 묻혀있는 곳을 보면 맨 위쪽에 셔벗처럼 얼어붙은 메탄수화물(메탄 하이드레이트)이 있고, 그 아래 천연가스와 원유가 있다. 만약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한다면 그 밑에는 석유가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한국자원연구소는 한반도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동해지역을 지목하고 있다. 그래서 4월부터 탐해2호를 가동해 본격적인 탐사에 나서고 있다.(홍대길 기자)
석유
천연적으로 산출되는 탄화수소의 혼합물. 석유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해 말한다. 과거에는 등유를 석유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등유가 석유제품의 주종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유는 석유의 일부일 뿐이다.
천연가스(Natural Gas)
지하에서 천연적으로 산출되는 가스상태의 탄화수소.
LNG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도시가스라고도 부르며, 메탄이 주성분이라는 점이 LPG와 다르다. 천연가스중에서 메탄 성분을 정화 처리한 후 냉각시킨 것이다.
LPG
액화석유가스(Liquefied Petroleum Gas). 주성분의 이름을 따서 흔히 프로판가스라고 부른다. 석유가스에서 매탄을 제거하고 난 후 다시 프로판과 부탄을 분리시켜 -2백℃에서 액화시킨 것이다.
휘발유
끓는 점이 30-2백℃인 휘발성 액체를 말하며, 석유제품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경유
끓는점이 2백-3백70℃이며, 정제과정에서 등유 다음으로 유출된다. 대부분의 경유는 디젤엔진의 원료로 쓰기 때문에 디젤엔진연료유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