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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비스로봇 빅4

우주, 의료, 군사, 건설

비생산 분야에 투입돼 활동하는 서비스 로봇은 삶의 질을 높여줄 복지 로봇이다. 서비스 로봇 중에서 큰 활약이 기대되는 있는 토목ㆍ건설, 군사ㆍ경비, 의료 등 세분야와 우주로봇의 모습을 살펴보자.

1980년대 들어 산업용 로봇 기술은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다. 여기에 센서 기술과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의 발달이 뒷받침되면서 로봇연구자들은 기존의 산업용 로봇 기술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비산업용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여기서 나온 개념이 바로 ‘서비스 로봇’이다. 일반적으로 서비스란 산업 제조가 아닌, 인간에게 유용한 작업을 말한다. 따라서 서비스 로봇이란 ‘반자동, 또는 자동으로 서비스 작업을 수행하는, 자유 프로그램이 가능한 기구’라 할 수 있다.

산업용 로봇은 나름대로 고유한 분야가 있지만, 서비스 로봇에 비하면 상당히 규격화돼 있는 편이다. 이에 반해 서비스 로봇은 서비스의 종류 만큼이나 그 범위가 다양하다. 이에 따라 외형 및 특성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까지 서비스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같은 시장 규모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서비스 로봇은 그 무한한 활용도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

건설
벽돌 쌓기에서 바닥 연마까지


토목·건설 분야는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대표적인 3D작업(difficult, dirty, dan-gerous)이다. 산업용 로봇이 사람이 하기 힘들어 하는 용접분야에 가장 먼저 확산됐듯이, 서비스 작업중에서도 토목·건설에 동원되는 로봇은 그 활약이 가장 기대된다.

토목·건설 분야에서 종사하는 인원은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재개발 사업 등으로 건설 수요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 토목·건설 로봇을 투입하면 수백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도 기능 인력을 동원하지 않고 건설할 수 있다.

토목·건설 로봇은 공장자동화의 개념을 건설현장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즉 골조공사에서부터 내외장공사에 이르기까지 전공정에서 인간 대신 로봇이 작업을 대신하는 것이다. 로봇에 의한 공사는 인원 대체 효과 외에도 작업시간을 이전의 절반 정도로 단축하는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이 분야의 성과물로는 벽을 인식해 충돌없이 경로를 바꾸면서 연속 작업을 할 수 있는 바닥 연마로봇, 벽면을 따라 다니면서 드릴을 뚫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건물 벽 공사 로봇 등이 나와 있다. 또 이같은 대형 작업 외에도 건물 내부의 환기통이나 배관 속을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하는 로봇도 활동 중이다.

한 대의 로봇이 여러 가지 기능을 함께 담당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독일에서 제작한 스카이워시라는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 애초 비행기 청소를 위해 고안된 이 로봇은 토목 건설 작업에 투입돼 콘크리트를 붓거나, 건물 벽돌쌓기, 건물 청소 등을 할 수 있다.
 

콘크리트바닥 연마로봇. 건설현장의 바다을 자동으로 연마한다. 벽면을 인식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충돌하지 않으며 연속작업을 할수 있다.


군사
초소형 무인비행체와 자살로봇


미래에 전개될 전쟁은 총 대신 첨단 기기로 중무장한 병사들이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벌이는 디지털 전쟁이자 로봇 전쟁이다. 작년 미국의 과학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2020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투기와 탱크 등 재래식 무기 대신 인공위성과 컴퓨터로 원격 제어되는 ‘가상전쟁’의 형태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용 로봇의 임무는 크게 두가지. 아군 병사의 생명을 보호하고 적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미래전쟁은 지상전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켜 인공위성 등으로 원격통제하는 초소형 무인 비행체와 자살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게 된다. 특히 비행기로 옮겨져 낙하산을 통해 적진에 투하되는 자살 로봇은 스스로 이동하는 장치는 없지만, 첨단 센서와 위성정보수신장치, 레이저포 등을 갖추고 전투에 나선다.

지뢰밭을 탐색해서 제거하는 대형로봇, 적의 벙커만 전문으로 파괴하는 로봇, 그리고 적군의 후방에 뛰어들어 스파이활동을 하는 로봇 등의 등장도 공상과학영화에서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실제 미국 매사추세츠 링컨기술연구소는 최근 센서와 미사일 발사장치 등을 탑재, 첩보수집은 물론 적군의 탱크와 헬리콥터가 접근할 때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인 비행체를 개발해냈다.

평상시 전쟁로봇은 경비로봇으로 용도를 전환할 수 있다. 감시용 텔레카메라와 인체 인식센서, 거리측정 센서, 안테나 등 전쟁 로봇의 핵심을 이루는 부분에 용도별로 음성 스피커, 접촉센서, 연기 검출센서, 불꽃 검출센서, 누수 감지센서 등을 추가하면 주어진 역할을 혼자서 훌륭히 해낸다.

의료
탁월한 정확성의 로보닥


수술은 의료 행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판단력과 진행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이 때문에 현재 의료계에서는 대개 자동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전문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를 테면 수술 보조원으로 로봇이 활용되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 동원되는 로봇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임기응변에는 약할지 모르지만, 정형화된 수술에서의 정확성은 인간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 또 사람과 달리 오랜 시간 일에 몰두했다고 해서 손을 떠는 등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특히 눈 등 고도의 정밀성을 요하는 수술에는 로봇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수의학과의 합 폴교수가 개발한 로보닥(robodoc : 로봇 의사)은 손상된 뼈를 인공뼈나 인공관절로 대체할 때 사용되는 로봇. 로보닥은 뼈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해낸다.

수술이 시작되면 의사는 로보닥이 환자의 손상된 뼈 상태를 소상히 볼 수 있도록 해준다. CT스캐너를 작동시켜 뼈의 3차원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우스를 이용해 구멍 뚫은 뼈의 정확한 지점을 지적한 뒤 로봇닥을 환자에게 접근시킨다. 그러면 로보닥은 자신의 팔에 쥐어진 고속드릴로 뼈에 구멍을 낸다.

의료 로봇은 향후 원격조종 기술과 결합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한차원 높인다. 현재 원격제어 분야는 컴퓨터 기술과 가상현실 기술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멀리 떨어진 사람의 팔운동이나 손, 머리의 움직임이 그대로 로봇에게 전달되는 원격조종 로봇을 이용하면 외국 의사가 통신망으로 로봇을 조종해 국내 병원에 있는 환자를 수술하는 꿈같은 일이 현실화된다. 아르테미스란 원격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2-3년 내에 시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장시간을 요하는 정밀수술에는 로봇조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우주
외계의 파이오니어


영상 1백℃에서 영하 1백℃를 오르내리는 온도 변화, 무중력 상태, 방사선 노출 등 최악의 극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우주에서 활동하는 로봇은 그 특수성 때문에 다양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우주공간에서 대활약을 보인 ‘캐나다암’(Canadarm)은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로봇. 캐나다의 스타 에어로스페이스사가 개발한 이 로봇은 우주왕복선에서 통신위성을 발사대로 옮기거나 고장난 위성을 수리하는데 활용하는 원격조종 장치다.

최근 패스파인더에 실려 화성으로 떠난 소저너(sojourner) 역시 우주 로봇이다.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화성에 도착할 예정인 소저너는 지구에서 내린 명령을 받아 6개의 바퀴로 험한 화성 표면을 달리며 향후 화성 연구에 귀중한 단서가 될 각종 기술 테스트를 실시한다. 길이 63cm, 높이 28cm에 무게는 무게는 11.5kg.

원격 제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우주로봇은 일반 로봇과 달리 로봇의 중량을 줄여야 한다. 우주선 발사과정에서의 막대한 추진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독일 항공우주연구소(DLR)에서는 이를 위해 경량 우주작업로봇을 개발했는데,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이 로봇은 10kg에 불과한 자체 무게로 10kg의 중량을 들어올린다.

우주로봇이 수행하는 여러 임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우주선의 유지 보수. 이 작업은 우주선 조종사가 할 수도 있고, 지상관제소에서 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들 방법과 전혀 다른, 로봇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테Ⅱ

나사(미국 항공우주국)와 카네기멜론대학 로봇센터가 개발한 대표적인 극학작업 로봇. 7대의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를 탑재한 높이 3m의 이 로봇은 8개의 다리를 갖고 있어 일명 '거미로봇'이라고도 불린다. 이 로봇은 달이나 화성 표면 등을 탐사하면서 3차원 지형도와 기후도를 작성하는데 활용되기 위해 개발됐다.

이로봇이 개발되기 전 나사는 유사한 외관과 기능을 가진 단테Ⅰ을 개발해 남극의 에레버스 화산에서 실험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단테Ⅱ는 94년 가을, 알래스카의 활화산인 스퍼화산에서 벌어진 현장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명성을 높였다.

이 실험에서 헬리콥터로 운송돼 수증기를 분출하는 화구 근처 경사면에 내려진 단테는 화산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지형을 주행해 분화구 안 1백50m 지점까지 촬영했으며, 화산가스의 온도 등을 가까이에서 관측했다. 당시 단테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나사연구소에서 원격조정됐으며, 로봇이 송출하는 화상은 조정실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199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종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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