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 인터넷은 기존의 여성운동을 한차례 뒤흔들고 있다. 적지 않은 여성 단체들이 웹에 홈페이지를 개설해놓고 있으며, 아예 네트워크 안에서만 활동하는 단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진 사이버스페이스가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여성운동이 가진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말해준다.
현실세계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제반 분야가 예외 없이 남성지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네트워크 역시 그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한계다. 인터넷을 천하통일한 웹을 놓고 보더라도 대부분의 홈페이지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남성용'이다. 오만가지 세상일이라면 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올라오는 뉴스그룹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많은 네티즌이 들락거리는 게시판은 어김없이 여성을 상품화하는 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그러나 풀 한포기 나지 않는 황무지에도 한가닥 희망이 있기 마련. 인터넷이 누구라도 글을 올리고 접근할 수 있는 개방공간이란 점은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워나갈 수 있는 또하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 일찍 눈뜬 여성운동가들은 인터넷을 새로운 운동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점차 논의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인터넷에는 더 많은 여성 인터넷 사용자의 확보와 이들을 조직화하기 위한 '소프라노 음성'이 울려퍼지고 있다. 개중에는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적대적 상대로 설정해 다소 '과격한' 주장을 올린 사이트도 있지만, 여성의 주체성을 찾는데 초점을 맞춘 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움직임을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한다.
■ 위민스 와이어드 (women's wired)
http://www.women.com
여성들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웹 잡지(webzine)로, 이 분야 최고를 자랑하는 핫와이어드의 여성판이다. 잡지의 성격을 띠고 있어 여성 명사들과 관련된 이야기나 패션, 연예, 점성술 등의 가벼운 읽을거리와 함께 이제 막 웹을 접하기 시작한 여성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웹 사이트를 연결해놓았다.
■ 웹걸스 (webgrrls!)
http://www.webgrrls.com
'webgrrl'이란 '자신의 웹사이트를 가진 여성', 혹은 '인터넷의 여성 일원'을 뜻하는 신조어. 이 사이트에서는 'webgrrl 엑스포 96'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월 22일 뉴욕정보기술센터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새로운 미디어인 웹에서 여성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포럼과 함께, 여성이 소유하고 있는 뉴미디어 비즈니스와 계획, 그리고 여성을 위한 서비스 등이 함께 전시된다.
■ 여성지도자 온라인
http://wlo.org
인터넷 상의 여성들을 조직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의 진보여성운동 사이트. 여성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극우주의자들의 반여성적인 의제설정을 중단시키기 위해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에게 E메일 공세를 벌이고 있다. 여성의 세력화를 위해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1백만명의 여성을 링크시키는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올 말에 벌어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여성 권익 보호자를 지지하자는 대규모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 여성 온라인 (women online)
http://www.women-online.com
지난 9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소식을 알리는 온라인에서 출발한 이 서비스는 웹으로 발전하면서 지구촌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과 관련된 뉴스와 정보를 매달 제공하고 있다.
이곳과 연관된 곳으로 'wwwomen: 컴퓨터시대의 여성'( http://www.wwwomen.com)이란 사이트가 있는데, 인터넷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활약상을 잘 정리해 야후와 같은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액티브 토론방도 있다.
■ 여성학과 관련된 인터넷 자료 (feminist resources on the internet)
http://www.mit.edu/people/sorokin/women/lhunt-wir/wir.homepage.html
WWW이나 뉴스그룹 외에도 고퍼나 FTP, 텔넷, 메일링리스트 등 인터넷을 이루는 각종 서비스의 이용법과 함께 지금까지 이루어진 여성 연구와 페미니즘 연구 결과를 알려주는 유용한 정보가 어디에 묻혀있는가를 알려주는 문건. 미시건 대학 도서관학과의 로라 헌트(lahun@umich.edu)가 만든 것으로, 작성자의 이름만 밝히면 누구나 이 문서를 자신의 사이트에 연계할 수 있다.
■ 영화 속의 여성
http://poe.acc.virginia.edu/~pm9k/libsci/womFilm.html#intro
'페미니즘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사이트. 페미니즘 영화는 영화는 물론 여성학에서도 매우 비중을 가지고 있는 장르다. 이 사이트에서는 페미니즘 영화와 관련한 문건을 소개하는 한편,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하이퍼링크시켰다. 이 사이트와 함께 지금까지 나온 페미니즘 영화 작품을 분석해 제공하는 '여성학 관련 영화 리뷰'(http://www.inform.umd.edu:8080/EdRes/ Topic/WomensStudies/FilmReviews)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여성운동가들이 활용할 온라인 자원 (feminist activist resources on the net)
http://www.igc.apc.org/womensnet
평화망(PeaceNet). 환경망(EcoNet), 노동망(LaborNet) 등과 함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연구소(IGC)가 운영하고 있는 여성망(WomensNet)은 여성의 권리 증가를 목적으로 컴퓨터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여성활동가들의 세계적인 통신 네트워크다.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을 증대시키고 정보의 공유와 협력을 위한 각종 자료들이 올라와 있다. 카이로에서 열린 '인구와 개발에 관한 유엔 국제회의'의 내용을 볼 수 있는 곳도 여기다. 최근에는 지구촌 여성의 전자 지원 네트워크라 불리는 '가상 자매결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여성 뿐만 아니라 진보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 인터넷 여성 평의회 (Women's Internet Council)
http://www.rain.org/wic.html
인터넷과 더불어 일하고 있는 여성상의 정립을 표방하고 있는 사이트. "인터넷이 명실상부한 지구촌 건설에 동원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성이나 단 하나의 인종적, 사회적, 경제적 집단이 지배해서는 안된다"며 가족, 교육, 예술, 비지니스 등을 바라보는 기존의 편협한 시각을 세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재정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상당수 여성관련 사이트가 링크돼 있다.
■ TAP (아다 프로젝트)
http://www.cs.yale.edu/HTML/YALE/CS/HyPlans/tap/tap.html
포인트커뮤니케이션과 마젤란이 우수 웹사이트로 선정한 바 있는 이 사이트는 지난 94년 컴퓨터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수록된 정보센터를 건설할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여성과 관련된 회의, 계획, 조직 등을 소개하는 한편, 컴퓨터 과학에서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인 여성의 소개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에니악 탄생 50주년을 맞아 최초의 컴퓨터 탄생에 이바지한 여성 프로그래머들을 조망하고 있다.
이 사이트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곳으로는 '여성과 컴퓨터 과학'(http://www.ai.mit.edu/people /ellens/ gender.html), '웹스터 네트워크 : 정보기술 속의 여성'(http://lucien.berkeley.edu/ women) 등을 꼽을 만하다. 특히 웹스터 네트워크는 여성과 과학기술을 키워드로 하는 상당수의 웹 사이트를 다시 주제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 국제 여성 웹 디자이너 명부
http://www.primenet.com/~shauna/women.html
여성이 소유하고 있거나 여성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웹 명부를 볼 수 있는 곳. 현재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러시아, 영국, 미국, 서유럽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웹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이들 사이트들 역시 여성 관련 주제를 다루는 곳이 대부분. 제목은 웹 디자인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 일 외에 인터넷과 관련된 장비의 유지 보수와 교육, 컨설팅 등도 이 곳에서 이루어진다.
■ 정치학 속의 여성 (Women in politics)
http://www.glue.umd.edu/~cliswp/
미국의 제반 정치현실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근거를 제공하는 사이트. 대통령 영부인이나 입법, 사법, 행정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역할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있다. '정치가로서의 여성', '역사', '여성 후보 선출하기' 등 3개 파트로 구성된 이 사이트는 짤막한 규모에 비해 비중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미국 역사를 이루는 굵직한 사건마다 여성들이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어떻게 스스로의 힘을 키워나갔는지를 알려준다. 여권운동이 가장 활발하다는 미국의 예이기는 하지만, 그만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도 참고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