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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증명서 멘사

IQ148이상 모임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멘사가 한국에 상륙했다. 회원의 자격이 IQ 1백48로 제한되는 멘사. 멘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멘사회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멘사회원에게 지급되는 멘사회원 카드.


IQ 1백48 이상의 사람들이 공동의 관심사를 토론하는 전세계적인 모임, 멘사가 우리나라에 왔다. 50년이라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천재나 수재에 대해 매우 민감한 우리나라에 이제서야 멘사한국지부가 설립되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멘사(mensa)란 둥근 탁자라는 뜻의 라틴어. 동그란 탁자에는 누구라도 동등하게 앉을 수 있다는 의미로 모임의 이름으로 채택됐다. 멘사는 1946년 영국 옥스포드에서 변호사 롤랜드 베릴과 과학자이자 법률가인 랜스 웨어에 의해 “천재들의 두뇌를 인류의 발전과 복지를 위해 최대한 활용한다”라는 취지로 창립됐다. 멘사가 전세계적인 모임으로 자리매김한지는 10여년이 채 안되지만, 현재 회원은 세계 33여개국에 10만5천명이나 된다. 미국이 5만4백83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이 3만6천68명으로 두번째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에 처음으로 멘사회원 테스트를 실시해 1백28명이 선발됐고, 10월20일에 2차로 멘사회원을 모집했는데 2백5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2차모집에서도 1백여명의 새로운 회원이 탄생할 것이라고 한국멘사담당자는 예측했다. 원래 멘사에서는 1년에 한번만 테스트를 실시한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추가로 멘사회원을 모집했다. 그 이유는 1회때 합격률이 80%를 넘었기 때문. 다른 나라에서는 30-40%에 불과한 합격률에 두배가 넘었기 때문에 국제멘사협회에서도 매우 놀랐다고 한다.

IQ테스트로 회원자격 부여

멘사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멘사회원이 되려면 멘사에서 실시하는 IQ테스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어영역과 비언어영역으로 나뉘는 이 테스트는 멘사에서 자체적으로 심리학자들에게 의뢰해 만든 것이다. 테스트 결과가 정규분포도 2%안에 들면 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여기서 정규분포 2%의 최소 IQ가 바로 1백48 이다. 즉 IQ가 1백48이상이어야 멘사회원이 될 수 있다. 이런 ‘특별한’ 회원 자격 규정 때문에 “멘사회원이 되는 것은 천재집단에 포함된다”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멘사판 IQ 테스트’는 여러가지 IQ테스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센티미터와 인치라는 도량형에 따라 같은 길이라도 다른 숫자로 표시되는 것처럼 IQ도 테스트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점수가 나올 수 있다. 멘사테스트에서 1백48이라는 IQ를 받은 경우,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IQ 테스트인 웩슬러 방식으로는 IQ가 1백32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미 알고 있는 자신의 IQ가 1백48이 아니더라도 ‘멘사판 IQ’로는 1백48을 넘을 수 있다. 가뜩이나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멘사테스트는 영어로 만들어진 언어영역은 실시하지 않고, 도형이나 수리적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비언어영역만 실시하고 있다.

지능에 민감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멘사는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즉 자녀들이 멘사회원만 되면 천재가 된 것으로 여길지도 모를 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를 멘사회원에 가입시키기 위해 ‘치맛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한편에서는 ‘멘사회원 만들기 학원’까지 차린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그런 것을 미리 우려했는지 원래 나이 제한이 없는 것을 한국멘사테스트에서는 16세 이상으로 나이 제한을 뒀다.

한편 멘사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서로 교환하기 시작한 퍼즐, 퀴즈 등이 공개되면서 멘사는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자신의 지능지수에 관심이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머리가 좋다는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퍼즐과 퀴즈를 나는 얼마나 많이 풀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부터, “멘사퀴즈를 풀면 머리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로, 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멘사 퍼즐’, ‘멘사 퀴즈’ 같은 책들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특별한 사람 아니다

일단 멘사회원이 되면 우리나라 회원들과는 물론이고 다른나라의 회원과 동등한 자격으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멘사회원 중에는 유명인사도 많은데, 얼마전 타계한 아시모프박사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멘사회원은 역시 ‘보통 사람들’이다.

멘사의 강점은 역사, 문화, 종교, 인종, 직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자신들의 생각을 교환하고 취미생활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모두 회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와 참여로 이뤄진다. 멘사에서는 관심분야에 따라 그룹(SIG, special interest group)을 나눠서 활동하는데,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 3백50여개가 넘는다. 멘사가 국제적인 모임이기 때문에 ‘인류의 평화’ 같은 거창한 주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애완동물 기르기’, ‘화초 잘 기르기’ 등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이 토론의 주제로 삼을 수 있다.

자율적으로 운영하다보니 나라마다 멘사의 성격도 조금씩 다르다. 미국의 경우는 소프트웨어나 전문과학지식까지도 모임의 주제로 삼고 있는데 비해, 영국에서는 친목을 도모하는 잡담형식으로 모임이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2회 멘사테스트가 있던 날 오후에는 제1기 한국멘사 회원 60여명이 모여 한국멘사를 꾸리기 위한 의견들을 모았다. 이 자리에 모인 회원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부터 40대 중년신사까지, 또 전업부부에서 공사생도까지 나이나 직업이 다양했지만, 그래도 젊은 학생들이 많이 참석했다. 이제까지 한국멘사설립의 산파역할을 한 안효진씨는 “멘사테스트에 지원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저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지원한 경우”라면서 “아무도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회원을 모집한 뒤 처음으로 모인 자리인 만큼 도움말을 주기위해 참석한 에드워드 빈센트 국제멘사 사무총장은 “멘사의 가치는 회원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멘사는 회원들에게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관심사를 나누는 곳”이라고 멘사의 성격을 소개했다.

제1회 한국멘사 회원이 된 박태동(조각가)씨는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며 “혹시 지원했다 떨어지면 창피할 것 같아 주위에 알리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 시작인만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고 총회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이 임시 창립총회에서는 한국멘사를 발족하기 위한 임시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앞으로의 테스트 일정, 회원관리, 출판, 기획, 재정 등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받아 결정했다. 이 위원회는 한국멘사가 정식으로 발족하기 전까지 멘사에 관련된 모든 공식적인 일을 수행하게 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임시총회에서는 한가지 의사를 결정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통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민주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일까.

멘사는 비정치적, 비영리 단체다. 회원들은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회비를 내고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아무런 강제 조항도 없고 규제도 없다. PC통신 동호회에 참여하려면 일단 컴퓨터통신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고 통신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PC통신에 가입만 하면 자신의 구미에 맞는 동호회를 찾아 마음대로 가입할 수 있다. 멘사도 회원규정을 나름대로 정한 IQ테스트로 한다는 것 이외에 활동사항이나 회원관리에 있어서 PC 통신 친목동호회와 그리 다르지 않다.

빈센트 사무총장은 “멘사회원이 됐다고 해서 모든 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멘사회원들이 다른 모임 회원보다 조금 덜 이기적이였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마쳤다.

초스피드 멘사 퍼즐
당신도 멘사회원?


멘사테스트는 언어능력과 비언어능력의 두가지 테스트를 실시한다. 언어능력은 각 나라마다 문화적 환경이 틀리기 때문에 영어문화권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비언어능력은 주로 도형이나 그림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연령과 언어에 관계없이 사용가능하다.과학동아에서는 한국멘사 준비위원회의 도움으로 멘사IQ샘플링 12문제를 게재한다. 여러분도 멘사회원이 될 수 있는지 가늠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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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최문갑 기자
  • 곽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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