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물과 공기에서 석유를 만들다

인도, 현대판 연금술로 술렁거려

‘네이처’ 최근호는 인도에서 1L의 물에 식물의 잎과 껍질, 그리고 화학약품 몇 방울을 떨어뜨렸더니 대부분이 석유로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 라마 필라이라는 인도인은 중세의 연금술사들이나 시도했을 법한 이런 실험을 10여년간이나 꾸준히 해왔다. 그는 어렸을 때 캠프용 난로에서 튄 불똥이 멀리 떨어져 있는 특별한 식물의 잎에 놀라울 정도로 쉽게 점화되는 것을 보고, 그 식물을 기억해 두었다가 성인이 되면서 10여년간 연구에 매달려왔다고 한다. 요즘 인도 경찰은 그의 연구 결과를 강탈해가려는 무리들로부터 그를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

지난 9월 인도공대 화학 실험실에서 행해진 필라이의 실험을 지켜본 과학자들은 순식간에 물이 노란색의 가연성 액체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고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이 대학 화학과 과장인 자아는 “믿을 수 없지만 엄연한 사실” 이라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고, 과학기술학과 간사인 라마무르티는 직접 그 실험을 해보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아직 이 실험에 대해 비판적이다. 하지만 최소한 인도의 마술은 아니다” 라고 확언했다.

이 기적의 연료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우선 문제의 식물로부터 따낸 나뭇잎을 물에 넣고 10분 정도 삶는다. 그리고 약간의 소금과 레몬즙 몇방울을 떨어뜨린 후 액체를 식힌다. 그다음 촉매로 생각되는 비밀의 화학 약품을 조금 섞고, 내용물이 안정되도록 한다. 그러면 물보다 가벼운 액체가 위로 떠오르는데, 이 액체는 기존의 석탄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좋은 가연성 물질이다.

이 가연성 액체는 순수한 탄화수소물로 밝혀졌는데, 구체적인 분자구조는 특허문제로 공개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이 황금액체가 산업화되면 인도의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공대 과학기술과에서는 이 공정을 이용해 하루에 3백L의 연료를 생산하는 소규모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고, 1백만L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계획도 준비중이다.

문제의 황금액체 제조 공정의 특허가 두달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밝혀질 전망이다. 만일 황금액체가 정말로 물과 공기에서 다량의 수소와 탄소를 뽑아낸 것이라면, 이것은 20세기 연금술의 개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온 연금술사. 식물잎과 촉매를 사용해 석유를 만드는 필라이(사진 가운데).
 

1996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화학·화학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