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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계의 새바람 폴리머 시트 탄생

반도체 광학재료 의료용 등에 응용가능

적혈구 막에 포함된 프로틴 겔 등도 2차원 폴리머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겔은 세포 골격에 유연성을 주고 형태 전환에 영향을 준다.
 

폴리머시트는 2개의 반응부분(녹색과 붉은색)을 가진 봉 모양 모노머에서 만들어진다.
 

폴리머(polymer)화학이 새시대에 들어섰다. 지금까지 폴리머라 하면 동일구조의 분자, 즉 모노머(monomer)가 상호결합하여 1차원 사슬을 형성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 갖가지 새로운 성질을 가진 2차원 구조의 폴리머 시트가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연구팀에 의해 합성됐다.

연구팀의 리더 사무엘 스터프(Samuel Stuff)에 따르면 "언젠가는 어떤 모노머도 2차원 구조체로 형성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갖가지 성질을 가진 전혀 새로운 종류의 재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들이 합성한 폴리머는 뛰어난 유연성, 강도, 내구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 폴리머는 감마제(減摩劑) 반도체 광학재료 선택성 박막 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매사추세츠공대의 재료과학 전문가 에드윈 토머스(Edwin Thomas)는 "지금까지 아무도 충분한 강도를 가진 완전한 2차원구조체를 만들 수 없었다. 2차원 폴리머는 지금까지의 재료와는 다른 성질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터프 등이 합성한 시트상의 폴리머는 지금까지 화학적으로 합성된 최대급 분자에 속해 '기가분자'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폴리머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돌턴으로 표시되는데, 가령 탄소원자 한개는 12돌턴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의 폴리머는 전분의 주성분인 '아밀로펙틴'으로, 9천만 돌턴이다.

스터프는 자신이 합성한 폴리머는 1천만 돌턴 이상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것중 큰 것은 분자량측정기의 측정범위를 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스터프가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폴리머 시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21종류의 화학반응에 의해 모노머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봉 모양의 분자로 그 중앙부와 한쪽 끝부분 등 두 군데에 반응부분이 있다.

이 봉 모양 분자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끝이 뾰족한 지우개 달린 연필이라 생각하면 된다. 지우개가 끝부분의 반응부를 나타내고 연필 중앙부에 인쇄된 글자가 중앙부의 반응부를 나타낸다. 글자는 연필을 같은 방향으로 집합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 결과 지우개가 한쪽 면으로 모이고 연필의 끝부분은 다른쪽 면에 모이게 된다.

동시에, 같은 모양의 다른 구조가 지우개와 지우개가 접하듯이 겹쳐져서 형성된다. 스터프의 성공의 열쇠는 이들 층구조를 결합하는 방법을 발견한 것. 2층이 된 구조에 열을 가하면 자우개는 지우개끼리, 글자는 글자끼리 결합, 두 층의 사이와 각층 내부가 결합된다.

이와 같이 하여 평균 1평방 미크론의 면적에 균일한 두께 0.005미크론인 시트가 합성된다. "이 방법의 장점은 합성물의 크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시트도 큰 시트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예전에도 폴리머 시트 합성은 시도된 바 있다. 지난 10년간 하버드대 등에서 2차원 분자구조체가 만들어 졌으나, 그것들은 금시트나 액체의 표면에 의해 지지(支持)되는 것이었다.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구조체가 불안정하다는 점. 지금까지는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지지구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폴리머 시트 제조에 성공한 것은 스터프 팀 뿐이다.

스터프의 다음 목표는 우선 각종 모노머에서 폴리머 시트를 합성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그것을 대량생산하는 것이다.

사실 2차원 폴리머를 처음 만들어 낸 존재는 따로 있다. 그것은 자연이다. 예를 들어 적혈구 막에 포함된 프로틴 겔은 2차원 폴리머의 일종이다. 이 겔은 세포 골격에 유연성을 주고 세포가 형태를 바꾸는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료공학자들은 기가분자를 특징 지을 기회는 없었으나, 이미 다양한 응용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이 시트는 열을 가하거나 산(酸)에 넣으면 담뱃잎처럼 동그랗게 말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각종 물질을 이 폴리머 속에 담을 수 있다. 이 성질은 사람의 체내에 약물을 이송할 때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일정 분자만을 통과시키는 막이 있다. 그러나 이 신재료가 어떤 가능성을 가졌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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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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