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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이즈진단법 개발

기존방법은 감염자의 1/6만 밝혀내


획기적인 에이즈 진단법을 개발한 앙드리외 박사


지난 8월 10일 프랑스 레넥병원의 암센터 소장이자 세계적인 에이즈 권위자로 알려진 앙드리외박사(55)와 동료인 중국계 연구원 루박사(35)가 내한했다.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에이즈 진단법’의 특허를 국내 의료 기관에 이전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진단법은 지난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11회 세계 에이즈 대회에서 발표돼 많은 관심을 모았다.

새로 개발한 진단법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에이즈 바이러스의 항체를 찾는 것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 보통 6주-14주가 걸린다. 무척 긴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바이러스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물론 이미 알려진 방법이 있지만 이는 많은 수의 바이러스가 있어야 확인이 가능했다. 그 결과 적은 수의 바이러스가 몸에 있어도 ‘정상’ 이라는 판명을 받는 일이 허다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감염자의 6분의 1 정도만 정확하게 판명된다고 본다. 이에 비해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단 하나의 바이러스라도 측정이 가능하다.

그렇게 획기적인 결과를 보이려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지 않는가

우리 진단법의 핵심은 유전자를 대량으로 증폭시키는 일이다(PCR). 먼저 사람 혈액에서 RNA를 추출하고, 여기에 역전사와 증폭을 일으키는 특수한 혼합물을 첨가한다. 증폭된 유전자 중 만일 에이즈 바이러스의 RNA로부터 파생된 것이 있으면 전기영동법이나 형광측정방법으로 쉽게 확인된다.

이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수백개의 샘플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으며 비용도 기존의 항체검사와 비슷하게 든다. 또 5시간 후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실제로 검증된 사례가 많은가

프랑스에서는 음성으로 판명된 혈액이라도 1년을 두고 보관한다. 그런데 우리가 개발한 방법으로 다시 검사하니 양성으로 판명된 경우가 많았다. 한 예로 기존의 항체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명된 한 환자를 검사한 결과 혈액 내에서 9천개/mL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현재 중국에서 에이즈 진단을 위해 2만명 내외로 실험을 했다. 하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적어도 1백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검사할 계획이다.

같은 원리로 다른 바이러스도 측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맞다. 현재 우리는 에이즈 바이러스와 함께 간염 바이러스를 측정하고 있다. 이는 DNA를 갖는 B형과 RNA를 갖는 C형 간염에 잘 적용된다. 사실 중국에서는 에이즈보다 간염이 더 문제다. 국민의 10% 정도가 감염됐다고 본다. 이 많은 인구의 감염 정도를 빠르고 쉽게 판단하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방법을 적용할 생각이다.

새로운 진단법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일반인들은 자신이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한다. 또 병원에서 정상으로 판명받고 난 뒤 안심하고 성적 접촉이나 헌혈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보다 중요하게는 에이즈 치료제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기 위해 환자 몸의 바이러스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즉 예방과 치료가 우선이지만 정확한 진단도 중요하다. 한국에서도 이 방법이 빨리 적용되기를 바란다.
 

획기적인 에이즈 진단법을 개발한 루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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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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