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있다? 얼마 전 독일의 로버트 코흐 연구소에서 보데 박사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세명의 혈액에서 우울증의 원인으로 추측되는 바이러스(BVD)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두명은 급성 우울증 환자였고 한명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정신질환자였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정신 장애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울증을 치료할 때 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원래 이 바이러스는 동물의 행동 이상 증세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말이나 소, 고양이, 타조 등은 잠잠하게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거나 반대로 과격하게 날뛰는 증상을 보였다.
1980년대 초까지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감염되는지, 그리고 정신병과 관련되는지 여부를 탐구해 왔다. 그 결과 정신병자 중 30%의 혈액에서 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과 단백질을 발견했다. 정상적인 사람 5%에서 발견된데 비해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사람 몸에서 바이러스 자체를 직접 찾은 것은 보데 박사가 처음이다.
이제 동물과 사람의 정신적인 질병의 공통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하지만 어떤 경로로 사람이 감염됐는지 아직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