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의 제전 올림픽은 그동안 대회가 열릴 때마다 당대 최고의 첨단 테크놀러지와 어우러져 축제 한마당을 연출해왔다.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지 1백주년이 되는 이번 애틀랜타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1백97개국에서 1만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고를 자랑하는 이번 대회와 결합된 테크놀러지는 '시대의 화두' 인터넷이다. 사상 처음으로 웹을 통해 올림픽 전체 내용이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것이다.
본격 경기가 벌어지기 전 7월 15일 현재 서치엔진인 알타비스타가 애틀랜타와 올림픽이란 키워드로 찾아내는 사이트의 수만 해도 9만건. 올림픽과 관련된 각종 뉴스에서부터 올림픽 기념품 판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페이지가 나오는데, 야후(yahoo)같은 디렉토리 서비스업체에서는 아예 올림픽 관련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손님을 끌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 모든 사이트의 정보 원천은 한가지, 즉 ACOG(애틀랜타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IBM이 공동으로 제작한 공식 웹 페이지(http://www.atlanta.olympic.org)다. 10만 평방마일에 달하는 올림픽 경기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양 각색의 이야기들은 모두 여기에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웹 방문자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경기의 결과를 가장 빠른 방법으로 확인하는 한편, 남아 있는 입장권이나 기념품을 구입하고, 여행 일정을 짜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올림픽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1만7백명에 달하는 선수 개개인의 신상정보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 뉴스, 논평, 사진, 비디오, 인터뷰 기사 등이 IBM의 시스템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또한 이 홈페이지 맨 아래에는 ‘애틀랜타 올림픽 잡학’ 이 쉼없이 제공되고 있다. 이를 테면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가하는 인원이 7천명이라든지,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 발행되는 경기지도가 총 5백만장이라든지 하는 식이다.
88 서울올림픽의 전산화를 담당하기도 한 바 있는 IBM은 이 웹페이지를 단순히 들러보는데 그치는 차원을 넘어 올림픽 소식을 전세계에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ACOG이 들여야 할 엄청난 시간과 인적자원의 소모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애틀랜타 올림픽용 전산시스템은 크게 경기정보시스템(Results management)과 경기 관리시스템(Games management), 그리고 경기정보안내시스템(INFO '96)의 3개부문으로 구성돼 있다(http://www.olympic.ibm.com). 상호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 시스템은 심지어 기념품 판매대의 재고관리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정도로 세세한 부분을 모두 커버한다.
경기장에 직접 오지 못한 팬들에게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IBM은 자사의 대형 시스템을 축으로 노트북 등 7천대의 개인용 컴퓨터에 이르는 전산시스템을 운영한다. 그리고 각 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 결과는 시스템과 연결된 펜 입력장치에 의해 기록된다. 또한 시스템은 운영되는 각 지역별로 독립돼 있어 만일의 경우 호스트가 다운돼도 지역 내의 것은 계속 가동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데이터베이스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이들은 모두 OS/2 워프를 비롯한 순수한 IBM사의 기술력만으로 구성·유지되기 때문에,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빛이 발했던 회사 이미지의 고양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 확실하다.
한편 이번 올림픽은 애틀랜타 공식 텔레비전인 WXIA-TV가 제공하는 동화상을 웹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인텔도 주관 방송사인 미국의 NBC와 함께 자사가 개발중인 인터액티브 방송기술인 '인터캐스트'(http://www.intercast.org)를 이번 올림픽 중계로 시험해볼 계획이다. 인터캐스트는 이 시대 최고의 디지털 장치인 PC와 전세계를 잇는 최대의 통신망인 인터넷, 그리고 최고의 프로그램 저장고인 TV를 하나로 묶는 야심찬 계획.
최신의 웹 신기술이 총동원돼 제공되는 비디오 뉴스는 전파로 전달되는 방송보다 지역의 한계 극복은 물론이고 속보성에서도 기존 매체를 앞선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웹 시스템이야 말로 메달감"이라고 웹사이트 개설에 한껏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번 올림픽이 신문·방송과의 싸움에서 웹으로 대표되는 온라인이 승리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줄 경연장이 될 것" 이라는, 다소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