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돼 가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자원으로 오랫동안 태양에너지가 거론돼 왔다. 더구나 핵연료와 수자원에너지가 환경파괴라는 벽에 부딪혀 있어 태양에너지는 더욱 관심을 끈다. 태양에너지는 어떤 것인지 함께 알아보자.
지구는 1억5천만km 떨어져있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끊임없이 받고 있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지표 변화나 해수 운동, 그리고 대기 운동 등을 일으키는 근원은 바로 태양에너지다. 또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원동력 역시 근원을 따져보면 태양에너지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도 과거의 생물들이 저장해놓은 태양에너지의 일부이다.
대체 태양은 매일 얼마나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일까. 또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얼마나 되고, 우리는 이를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
1초면 50억 인류 1천만년 사용
태양은 1초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낼까. 또 이 에너지면 인류가 얼마 동안 사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은 의외로 쉽게 풀 수 있다. 바로 태양상수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태양상수는 지구의 대기권 밖에서 태양광선에 수직하게 1㎠의 면적이 1분 동안 받는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말한다. 그 양은 약 2.0㎈ 이다. 먼저 태양을 중심으로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거대한 구를 생각해 보자. 그러면 1초 동안 태양이 내는 복사에너지는 이 구의 표면적에다 태양상수를 곱하면 얻을 수 있다(식1). 이를 태양의 광도라고 말하는데, 그 값은 4.0×${10}^{26}$J/초이다.
(식1) 태양의 광도
=4×π×(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²×태양상수×4.2J/㎈×분/60초
=4×π×(1.5×${10}^{8}$km×${10}^{5}$cm/km)²×2.0㎈/㎠×분/60초
=4.0×${10}^{26}$J/초
만약 태양의 광도를 우리가 매일 쓰는 전기에너지로 환산해보면 얼마나 될까.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를 50억명이라 하고, 5명이 한 가구를 구성한다면 지구 상에는 10억 가구가 살고 있는 셈이다. 또 한달 동안에 한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2백kWh 전후다. 그러나 전기에너지는 가정 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공장 등에서도 사용하므로 이것을 고려해 한 가구당 1천kWh 를 쓴다고 가정하자.
1W 는 1J/초다. 그러므로 1천kWh=${10}^{6}$J/초×3600초=3.6×${10}^{9}$ J이 된다 그러므로 전 인류가 한 달 동안에 사용하는 전력량은 3.6×${10}^{9}$J/가구×${10}^{9}$가구=3.6×${10}^{18}$J이 된다. 즉 50억 인류는 한달 동안 3.6×${10}^{18}$J의 전기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전기에너지로 다시 태양이 1초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를 나눠보면, (4.0×${10}^{26}$J)/(3.6X${10}^{18}$J)=1.1×${10}^{8}$개월이 된다. 즉 1초 동안 방출하는 태양에너지는 50억 인류가 1.1×${10}^{8}$개월, 즉 약 1천만년 동안 전기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태양에너지의 근원은 수소의 질량
엄청난 태양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옛날 사람들은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가 타면서 내는 열과 빛이 태양에너지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태양의 질량 모두가 양질의 석탄이라 할지라도 지금과 같은 양의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면 불과 수십년만에 다 소모되고 만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또 태양에너지가 무한히 큰 원시성운에서 오늘날의 별로 수축할 때 생긴 중력에너지로 나왔다는 가설 역시 설득력이 없었다. 이것 역시 태양이 현재와 같은 비율로 에너지를 방출한다면 수천만년이 지나면 태양은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오늘날 밝혀진 태양에너지의 근원은 수소가 핵융합한 결과로 생성된 에너지다. 아인슈타인은 에너지와 질량이 서로 교환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해냈다. 바로 E=mC²(E:에너지, m:질량, C=광속도) 이라는 공식이 바로 그것이다.
태양을 구성하고있는 수소는 고온고압 하에서 핵융합반응을 일으켜 헬륨이 된다. 1g의 수소가 헬륨핵으로 전환될 때 약 0.007g의 질량이 줄어든다. 이때 줄어든 질량만큼이 에너지로 전환된다. 태양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 중 약 15% 만이 핵반응을 한다. 이것만 모두 핵융합해도 태양은 1백억년 이상 현재의 복사에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한다.
20억분의 1만 지구에 도달
지구는 태양에너지의 혜택을 얼마나 누릴까. 태양에너지는 태양을 중심으로 모든 공간으로 골고루 흩어진다. 그러므로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반경으로 하는 구의 표면적을 지구의 단면적으로 나눠 구할 수 있다. 그 양은 (π×6400km)²/(4×π×(1.5×${10}^{8}$km)²)=4.6×${10}^{-10}$으로 전체 태양 복사에너지의 약 20억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20억분의 1에 불과한 태양에너지를 모두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면 인류가 약 3백년 동안 쓸 수 있다. 그 양은 지구의 단면적에다 태양상수를 곱하면 구할 수 있다.
즉 3.14×(6.4×10³km×${10}^{5}$cm/km)²×2.0㎈/cm²·분×4.2J/㎈×분/60초)=1.8×${10}^{17}$J/초로, 지구는 하루에 약 1.5×${10}^{22}$J의 태양에너지를 받는다. 가구당 1천kWh를 쓴다고 가정할 때 이것은 인류가 약 3백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지구가 계속 뜨거워지지 않는 이유
엄청난 양의 태양에너지가 매일 지구에 쏟아지지만 지구의 온도는 계속 상승하지 않고 늘 일정하다. 왜 그럴까.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오는 복사선들은 주로 자외선, 가시광선, 그리고 파장이 비교적 짧은 적외선 영역의 것들이다. 이런 복사선들은 대기층을 쉽게 통과한다. 이들을 통해 지구는 태양에너지를 전해 받는다.
지구 역시 태양처럼 복사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한다. 지구표면은 태양표면보다 온도가 낮아서 태양에서 나오는 복사선에 비해 파장이 긴 적외선을 방출한다. 그런데 일부 파장이 긴 적외선들은 지구 대기를 구성하는 이산화탄소, 수증기, 메탄 등에 의해 흡수된다.
이들 기체는 지구의 표면온도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이것을 온실효과라고 하고, 온실효과를 내는 기체 성분을 온실기체라고 한다.
만일 대기가 없다면 현재보다 지구의 기온은 낮아질 것이다. 또한 어떠한 원인에 의해 이산화탄소, 수증기, 메탄 등의 온실기체의 농도가 증가한다면 현재보다 기온이 높아질 것이다.
(그림1)은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의 양을 100% 으로 보았을 때 태양 복사에너지와 지구 복사에너지의 열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를 보면 지구 전체, 대기, 지표면의 열수지를 알 수 있다.
태양에서 오는 복사에너지의 약 30%는 지구의 대기를 지나는 동안 대기, 구름, 지표면에 반사돼 우주 공간으로 곧바로 나간다. 나머지 70%만이 대기나 지표면에 흡수돼 기상 현상, 해수의 운동, 동식물의 생육 및 활동 등 모든 자연 현상의 에너지원이 된다. 이렇게 이용된 태양에너지는 다시 대기 복사나 지표면 복사에 의해 최종적으로 적외선의 형태로 바뀌어 우주공간으로 방출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구는 에너지 평형을 유지하고 평균기온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태양열과 태양광 이용
우리는 주변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태양열을 이용하는 경우와 태양광선을 이용하는 경우들이다. 태양열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집열판을 통해 태양열을 모아 물을 가열시킨 다음 가열된 물을 직접 이용하는 방법과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 등이 있다. 태양열 주택이나 태양열 발전소가 이에 해당된다. 태양열 발전에는 일반적으로 3백-6백도씨의 고온이 필요하므로 반사경이나 렌즈를 이용해 햇빛을 모은다. 태양광을 이용하는 방법은 태양전지판을 통해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축전지에 저장한 다음 이용한다. 소형 전자계산기, 태양광 자동차, 인공위성의 전원 등이 이를 이용한 예들이다.
[탐구활동] 태양전지판으로 얼마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까
가로 2m, 세로 3m인 태양전지판을 태양광선에 수직하게 지붕 위에 설치했다고 하자. 대기권 밖에서 입사한 태양에너지의 60%가 태양전지판에 도달한다고 할 때 태양전지판이 얻는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표1)은 어떤 지역의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의 평균값을 나타낸 것이다.
(1) 여름, 봄'가을, 겨울철에 태양전지판이 하루 동안에 받는 태양에너지는 각각 몇 kcal 일까?
(정답) 여름: 6.0×10⁴, 봄'가을: 5.2×10⁴, 겨울: 4.3×10⁴
(2) 태양전지판은 전지판이 받는 태양 복사에너지의 약 20%를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여름, 봄'가을, 겨울철 한달(30일) 동안 태양전지판에서 얻을 수 있는 전력략은 각각 몇 kWh일까?
(정답) 여름: 4백20, 봄'가을: 3백60, 겨울: 3백10
(3) 위의 태양전지판으로 1년동안 얻은 전기에너지를 모두 축전기에 모은다면 매달 3백kWh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몇달동안 사용할 수 있을 까? (단, 1년내내 맑은 날만 지속된다고 하자.)
(정답) 14.5개월
(4)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엄청난 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인지 토의해보자.
(참고) 전체적인 태양의 복사에너지 양은 많으나 단위면적당 도달하는 에너지의 밀도는 낮다. 또 계절과 시각, 기상 상태에 따라 도달하는 에너지 양의 변화가 심해 지속적인 에너지 생산이 어렵다. 그리고 복사에너지를 전기에너지나 기타의 방법으로 보관하거나 이송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