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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최초로 상영됐을 때, 사람들은 스크린 위에서 움직이는 영상을 보며 감격한 나머지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영화 속의 기차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TV 속의 돌고래가 TV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영상들이 우리를 흥분시키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임장감(presence feeling)과 실제감이 풍부한 영상을 표시하는 3차원 영상기술은 최근 의학, 교육, 게임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3차원 영상이 실용화될 수 있었던 것은 표시 장치와 디지털 영상처리기술,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 인간의 입체시에 대한 연구 등에 커다란 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느끼는 입체감은 관찰하고자 하는 물체의 위치에 따른 수정체의 두께 변화 정도, 양쪽 눈과 대상물과의 각도 차이, 그리고 좌우눈에 보이는 대상물의 위치 및 형태의 차이, 대상물의 운동에 따라 생기는 시차, 그밖에 각종 심리 및 기억에 의한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오른눈과 왼눈에 보이는 영상이 다를 때 느끼는 양쪽눈의 시차가 인간의 입체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입체 영상을 표시하는 방법으로서는 특수 안경을 사용하는 방식, 특수 안경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 그리고 홀로그래피 방식이 있다. 앞의 두가지 방식은 양쪽눈의 시차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서 기존의 2차원 영상 표시 기술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입체 영상은 앞의 두 방법과는 달리 광학적으로 물체의 3차원적인 파형을 3차원 공간에 재생시켜 입체상을 실현한다. 그래서 관찰자의 관찰방향에 관계없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입체 표시 방식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홀로그래피 방식이 실용화되기까지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표1)
 

(표1) 각종 입체 영상 표시 방법의 성능 비교


특수안경 사용 방식
색필터와 편광을 이용해


사물이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양쪽눈의 시차가 커지고, 멀리 있으면 양쪽눈의 시차가 작아진다는 양안 시차의 원리를 이용하면 2차원 화면에서 3차원의 입체감을 구현할 수 있다. 즉 화면에 좌우화상을 일치시켜 표시하면 물체가 화면 위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좌측화상을 좌측에, 우측 화상을 우측에 배치하면 물체는 화면의 뒤쪽에 있는 것처럼 느낀다. 또 좌측화상을 우측에, 우화상을 좌측에 배치하면 물체는 화면의 앞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그림 1). 이때 물체의 깊이감은 화면에 배치된 좌우화상 사이의 간격에 의해 결정된다.
 

(그림 1) 죄우현상 분리에 의해 입체감을 느끼는 원리


양안 시차를 이용한 방식은 화면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입체감이 좋아진다. 특수안경을 사용하는 방식은 투사형 수상기를 사용해 화면의 크기를 손쉽게 확대시킬 수 있다. 그런데 특수안경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화면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특수 광학 장치의 크기도 커져야하기 때문에 입체감을 향상시키기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잘 알려진 입체영상은 특수안경을 사용하는 것이다. 상호 보색관계에 있는 색필터를 이용해 기존의 2차원영상을 분리 선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백지에 적색과 청색으로 좌우영상을 표시하고 적청색 필터를 사용해 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적색안경에는 백지부분과 적색부분 모두 적색으로 보이고, 청색으로 그려진 상만 모양을 볼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청색안경에는 적색으로 그려진 부분만 보이게 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좌우 영상을 각각 적청색으로 표시하고 대응되는 색필터 안경을 사용하면 입체영상을 느낄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물체를 천연색으로 표시할 수 없는 결점을 가지고 있어 현재는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특수안경으로는 현재 입체영화에 많이 이용하면 고해상도 컬러 동영상 표시가 가능하고 동시에 다수의 사람에게 입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편광 안경용 화면은 좌측 화상과 우측 화상이 각기 다른 편광을 가지고 있다. 이런 화면을 편광판이 부착된 안경을 쓰고 보면 좌측화상과 우측화상이 분리돼 보이기 때문에 쉽게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편광방식은 입체감이 편광판의 성능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편광능이 뛰어나지 않은 편광안경을 사용하루 경우 좌측 또는 우측에 해당하는 화상이 어느 정도 좌안 또는 우안에서도 보이게 돼 전체적으로 입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좌우 화상을 한 대의 표시기에서 시간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나게 하고, 액정 셔터를 부착한 특수안경을 사용해 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액정 셔터의 우수한 스위칭 특성으로 좌우 화상을 완전히 분리 할 수 있어 입체감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수 안경을 사용해 입체 화상을 보는 것은 맨눈으로 보는 것에 비하면 아무래도 불편하다. 늘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입체 영상을 보기 위해 특수안경까지 이중으로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특수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입체 표시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다.
 

렌티귤라의 원리


가장 주목 받는 렌티큘라
안경 없이도 가능


현재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입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렌티큘라 시트(lenticular sheet) 방식, 파랄락스 배리어(parallax barrier) 방식, 백라이트 분배(back light distribution) 방식 등이 있다. 파랄락스 배리어 방식은 제작하기가 가장 간단하나 대부분의 빛이 파랄락스 배리어에 의해 차단되기 때문에 밝은 화면을 얻을 수 없다. 백라이트 분배 방식은 시청자의 위치에 대응하는 점에서 두개의 백라이트를 비추어야 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위치 추적을 위해 복잡한 정보처리 방법을 필요로 하는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는 렌티큘라 방식이 가장 실용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티큘라 시트는 투명한 플라스틱 원통형의 렌즈가 일렬로 배열돼 있다. 렌즈 한개의 폭은 표시기의 화소 폭에 의해 결정되는데, 좌우화상에 해당하는 두개의 화소가 들어가도록 만든다. 이렇게 하면 렌즈효과에 의해 렌즈의 좌측에 있는 화소는 오른쪽 눈에만 보이게 되고 우측에 있는 화소는 왼쪽 눈에만 보이게 돼 좌우화상의 분리가 가능해진다.

두 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좌우측 화상을 촬영하고 이렇게 촬영된 두 개의 화상을 한 화면 위에 규칙적으로 번갈아 배열시킨다. 그리고 렌티큘라 렌즈를 화면 앞에 설치하면 각각의 화상은 렌티큘라 시트를 통과한 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시청자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시청자의 위치와 범위, 그리고 입체감의 정도는 렌티큘라 시트의 곡률, 두께, 균일도 등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렌티큘라 방식으로 입체 표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좌우화상이 분리된 표시기에 렌티큘라 시트를 정확하게 배치해 좌우화상이 서로 섞이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브라운관은 곡면이기 때문에 평면인 렌티큘라 시트를 정확히 배열할 수 없었다. 최근 개발된 평면의 액정 화면을 사용하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특수안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입체감을 얻을 수 있는 입체 표시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렌티큘라 시트같은 특수한 광학 장치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런 장치를 사용하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시청자의 위치가 극히 한정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의 위치를 추적해 이에 따라 화면의 위치를 바꾸어주는 방법, 촬영 카메라 수를 늘여 입체상을 볼 수 있는 위치의 범위를 넓게 하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다. 최근 일본과 독일에서는 렌티큘라 방식을 채용한 입체TV가 개발됐고, KIST에서도 1인용 입체영상표시 시스템을 개발했다.
 

평면그림을 편광 안경을 쓰고 보면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입체영상의 맹점
쉽게 피로 느낀다


인공적으로 만드는 입체감 실현에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 실제로 사물을 바라 볼 때, 가까운 물체를 바라보면 눈의 수정체는 두꺼워 지고 물체와 양안 사이의 각도는 커진다. 한편 먼 물체를 바라 볼 경우에는 반대로 수정체는 얇아지며 양안각은 작아진다. 그런데 인공적으로 입체감을 느끼게 만드는 경우, 자연스러운 눈 동작이 어렵다.

양안 시차를 이용한 입체 표시 시스템에서 화면은 2차원 표시기 면에 생기지만 눈으로 느끼는 입체화상은좌안화상과 좌안과의 연결선, 우안화상과 우안의 연결선이 서로 교차하는 점에서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수정체 두께는 TV의 화면을 기준으로 조정해야 하고 양안의 각도는 화면과 떨어진 입체화상을 기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실제 사물을 볼 때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는 쉽게 피로를 느끼며, 심한 경우 두 개의 상이 합쳐진 입체 화상을 못보고 좌안과 우안에 의한 두 개의 분리된 상만을 보게 된다.
 

교차시로 보는 스테레오그램


스테레오그램(Stereogram)
입체그림을 보는 방법


입체그림은 왜 입체적으로 보이는 걸까. 어떤 그림을 앞에 놓고 오른쪽눈을 감고 왼쪽눈으로 본 경우에 그림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시각은 이 오른쪽과 왼쪽 시각의 차이를 근본으로 해서 원근감을 가지고 있다. 입체그림도 이 차이를 이용해 인간의 시각정보처리계를 속이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입체그림이 있어도 눈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 감상을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입체그림을 보는 방법에는 평행시와 교차시(일명 매직아이)의 두가지 방법이 있다. 각종 입체그림은 기본적으로 평행시에 맞도록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평행시의 방법
①우선 먼 풍경을 바라본다. 이때의 시선은 평행이다. 이 평행한 시선을 유지한 채로 눈 앞에 입체그림을 가지고 온다. 상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림을 앞뒤로 옮겨가면서 3차원 느낌이 드는 지점을 찾는다.
②눈에 붙을 정도의 곳에 그림을 가지고 있다. 이때 시선은 먼곳을 보는 것처럼 하고 있다가 천천히 그림을 먼 곳으로 가지고 가면, 희미했던 그림이 점점 초점이 맞으면서 입체감이 느껴진다.
③ ①,②의 방법으로 입체그림이 보이지 않으면 조그만 책을 준비해 양쪽 그림 사이에 수직으로 세운 뒤 눈 운동을 하면 쉽게 입체그림을 볼 수 있다.

▶교차시의 방법
①눈을 사시 상태로 한다. 그래도 시선을 유지한 후 앞쪽에 그림을 놓고 초점을 맞추면 입체감이 느껴진다.
②그림과 자신의 눈 중간쯤에 원을 만든다. 그 원 가운데를 통해 그림을 보면 시선이 교차하면서 사시가 된다. 그 상태로 손가락을 당겨가면서 그림의 초점이 맞는 곳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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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국
  • 권용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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