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종류는 다양하다. 널리 사용되는 것들은 워드프로세서 데이터베이스 스프레드시트 등 몇가지 분야에 불과하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과 작업을 위해 만들어진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수는 매우 많다. 심지어는 회사에서 관리자가 직원들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홈소프트웨어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훨씬 더 자유로운 형식을 가질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메뉴와 대화 상자 대신에 화려한 잡지와 같은 모습을 가질 수 있으며, 그 내용에 있어서도 별로 제한을 받지 않는다.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넥타이에 정장을 한 딱딱한 모습이라면 홈소프트웨어는 엉성하지만 편한 캐주얼 차림에 비유할 수 있다. 또 홈소프트웨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쯤이면 홈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다양한 제품군들로 구성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홈소프트웨어를 일정한 기준으로 비교해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일 수도 있다. 억지로 그런 분류를 해놓으면 한 홈소프트웨어가 여러 분류에 속하는 경우를 너무도 자주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상층으로만 구분한다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홈소프트웨어는 나이나 직업에 관련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것도 많으며,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자체가 대상층에 따라 다르게 동작하도록 만들고 있다.
현재 홈소프트웨어에 어떤 것이 있는지 개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아쉬운대로 홈소프트웨어를 몇 가지 분류로 나누어보자.
■ 가정을 위한 홈소프트웨어
■ 어린이를 위한 홈소프트웨어
■ 오락용 홈소프트웨어
■ 정보를 전달하는 홈소프트웨어
■ 학습용 홈소프트웨어
■ 창작용 홈소프트웨어
사실 홈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분류하는가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정을 위해 홈PC가 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홈소프트웨어에 어떤 것들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글의 목적은 현재 존재하는 홈소프트웨어들의 다양한 주제와 형태들을 전달하는 것이며, 우리가 만들어야 할 홈소프트웨어들이 어떤 것들인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 만든 홈소프트웨어들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상품화돼 판매되는 CD롬류의 홈소프트웨어도 몇가지 분야에 치중돼 있다. 이익을 내기 어려운, 남겨진 빈칸을 채우는 것은 사용자들의 몫으로 남겨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컴퓨터 개발 기술의 발달 덕분에 비전문가도 간단한 프로그램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시절이 왔다. 이제 컴퓨터를 배운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빌 게이츠가 되라고 하는 대신,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라"고 가르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가정 위한 홈소프트웨어
요리 · 응급처치 · 세금관리 척척
가정을 위한 홈소프트웨어? 홈소프트웨어 중에서 가정을 위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가정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라고 해두자. 이런 부류에 속하는 홈소프트웨어의 대명사는 가계부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부가 컴퓨터를 이용할 때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로 가계부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을 만큼 가계부 프로그램은 홈소프트웨어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가계부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왜 그럴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가계부 프로그램은 상업성은 확실하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만들기는 상당히 까다로운 주제다. 우수한 가계부 프로그램은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개인이 세금을 계산해 납부하는 제도 때문에 '퀴큰'(Quicken)같은 세금 계산 프로그램이 가계부 프로그램 구실을 하고 있다.
머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각 가정에서 각종 세금 계산을 직접 해야 한다고 하고, 각종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으니 실용적인 가계부 프로그램이 곧 등장할 것이다. 한편 가계부 프로그램의 일부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가사의 일부를 도와주는 홈소프트웨어들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신용카드 관리만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가족의 일정 관리만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요즘에는 많은 가정에 자동차가 있으므로 자동차와 관련된 일정과 비용을 정리해주는 차계부 프로그램도 가정을 위한 홈소프트웨어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한달에 한번 대형 할인 매장에 갈 때 구입할 상품 목록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라든가, 가정에서 가장이나 주부가 관리하는 일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홈소프트웨어의 자격이 있다.
이런 종류의 작업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도 되지만 그럴 만큼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한다거나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 쉬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다루는 자료나 작업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차별화를 시킬 수 있다.
가정을 위한 홈소프트웨어에는 가정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오늘 요리할 음식을 선택해 요리 방법을 본다거나, 놀다가 다친 아이의 응급 처치 방법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여기에 속한다.
외국에서는 집의 유지 보수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패션이나 음식과 같은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상품들이 나와 있다. 가정에 필요한 정보의 범위를 정의하기에 따라서 이 분야 홈소프트웨어는 큰 규모로 확장될 수 있다.
조금 특수한 것으로는 가족이 컴퓨터를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와 같은 성격의 홈소프트웨어도 있다. 이것을 홈셸(HomeShell)이라고 부르는데, 가족 사이에 메모를 주고 받을 수도 있고, 화면에 표시된 그림을 마우스로 누르기만 하면 해당 프로그램이 실행돼 매우 편리하다.
어린이 위한 홈소프트웨어
놀면서 배운다
홈소프트웨어에서 어린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홈소프트웨어를 어린이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CD롬 타이틀도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제품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정에 홈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먼저 손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 만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어린이가 있는 집이면 동화책 장난감 홈비디오 등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홈PC를 가지고 있는 가정이 어린이를 위한 홈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품화돼 판매되는 어린이용 홈소프트웨어들은 멀티미디어 동화류, 색칠하기류, 한글이나 수학 등을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배우는 놀이 학습류, 영어 수학 자연 등을 배우는 학과 학습류 등이다. 그러나 이런 제품들이 필요하고 나름대로 효과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어린이가 사용할 홈소프트웨어의 전부라고 보기는 어렵다.
컴퓨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유아들을 위한 홈소프트웨어도 있다. 필자는 첫 아이가 어렸을 때 키보드를 누르면 그 키에 대응해 화면에 눈이 내리면서 음악이 연주되거나 다른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효과음을 내주는 홈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아이는 아주 재미있어 하면서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으며, 각 키에 할당돼 있는 그림과 소리를 외우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류의 홈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너무 간단해서 상품화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린이를 위한 홈소프트웨어의 대명제는 "놀면서 배운다"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이다. 에듀테인먼트는 교육(Education)과 놀이(Entertainmet)의 조합어로서 우리말로는 '놀이학습'이라고 할 만하다. 놀이학습류의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 의도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재미있게 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배우게 되는 것이 놀이학습인 것이다.
신나게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5 더하기 3은 몇일까요?"라고 물어서 8이라는 답을 맞추면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방식은 놀이학습이 아니다. '채소 가게에 가서 사과 5개와 배 3개를 사오는 심부름을 하고 나니 모두 8개가 되더라' 하는 것이 놀이학습인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를 위한 놀이학습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려면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
어린이 입장에서 기획을 하지 않아 실제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CD롬 타이틀들도 많다. 판매하는 홈소프트웨어는 초보적인 산수를 배우게 하는 등의 특정한 목적을 달성해야 하지만, 공개할 목적으로 놀이학습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최근에는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비전문가도 어린이를 위한 놀이학습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어린이를 위한 홈소프트웨어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종류를 만들 수 있는 분야다. 단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아이디어를 떠올릴 경험이나 상상력이 부족할 뿐이다.
오락용 홈소프트웨어
동물과 대화하며 즐긴다
'컴퓨터 오락' 하면 흔히 컴퓨터 게임을 떠올릴 만큼 게임 소프트웨어는 PC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류다. 매달 새로운 게임 소프트웨어들이 등장하고, 게임에 매료된 많은 청소년들이 이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들 중에는 홈소프트웨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 지나치게 폭력적이어서 어린이들에게 해롭거나, 제대로 해보기엔 너무 어려워서 초보자들이 엄두도 낼 수 없는 게임이 적지 않다. 가장 큰 고객인 게임광들을 의식해 만들다 보니 게임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없는 일반인들에게 맞는, 그런 게임 소프트웨어는 크게 부족하다.
홈PC가 가족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유익한 즐거움을 제공해야 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가장 쉬운 형태는 오락용 홈소프트웨어다. 컴퓨터가 있는 가정을 살펴보면 테트리스 게임 하나를 몇 년간 해오고 있는 노인이나, 나이에 맞는 쉬운 게임이 없어서 컴퓨터와 친해지지 못한 어린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게임을 만드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오락용 홈소프트웨어는 우리가 흔히 보는 게임 소프트웨어와는 약간 달라야 한다. 폭력적이지 않고, 교육적으로 좋은 내용을 담는 것 이외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이 필요한 것이다. 혼자서 정신 없이 밤을 새워가며 빠져드는 게임보다는 친한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어야 진정한 홈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외국 게임 제작사들의 최근 제품을 살펴보면 한두개씩 폭력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소재의 홈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홈PC가 많이 보급되면서 쉽고 부드러운 게임을 선호하는 소비자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오델로나 카드 게임 등을 멀티미디어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게임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게임들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게임의 상대가 동물 등의 모습으로 등장해 움직이고 말도 해 실제로 상대와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런 변화만으로도 똑같은 내용의 게임이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홈소프트웨어의 여러 분야 중에서 일반인이 만들기 가장 힘든 것이 오락용이다. 즐거운 분위기를 돋구는 일은 말은 쉬워도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이용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게임을 만드는 도구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클릭 앤드 플레이'(Click&Play)를 들 수 있다. 인터넷에 이 도구로 만든 게임들을 올려놓은 곳도 있다. 국내에서도 미리내 소프트웨어가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만든 '대장간'이 있다. 이들을 이용하면 상용 제품의 수준까지는 되지 않지만 간단한 게임 정도는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정보 전달하는 홈소프트웨어
컴퓨터로 운전면허시험 준비
현재 컴퓨터 업계에서는 인터넷을 빼고는 대화가 안될 정도로 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대단하다. 전세계를 연결하는 거대한 컴퓨터 네트워크인 인터넷의 가장 큰 혜택은 흘러넘치는 광범위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상업적으로 가치있는 가장 핵심적인 정보는 공개돼 있지 않지만, 일반 가정의 구성원 입장에서는 매우 유용한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안타까운 것은 이들 정보의 대부분이 영어로 기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인터넷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자신의 홈 페이지에 꽤 유용한 정보들을 두고 사용자들을 유인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정말 귀중한 정보들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헌신적인 사람들도 있다. 인터넷이라는 전세계를 잇는 정보망이 없었더라면 이들이 모은 귀중한 정보를 여러 사람들이 공유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홈소프트웨어는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보여주는 홈소프트웨어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홈소프트웨어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 지난해에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 3.0판이 나오면서 하이퍼텍스트(hypertext) 기능이 추가됐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한 단어를 마우스로 눌러서 그것과 관련이 되는 부분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이 제품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를 이용해 운전면허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정보가 통신 서비스에 공개됐다. 이것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정보를 전달하는 홈소프트웨어의 훌륭한 예다. 이런 형태의 정보를 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하이퍼텍스트 기능을 제공하는 저작 도구가 필요하다.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꺼내볼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홈소프트웨어도 있다. 필자가 인터넷에서 받은 한 홈소프트웨어는 수백 개의 칵테일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가지고 있어서 술의 종류나 음식 스타일, 잔의 형태에 맞는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부류의 홈소프트웨어는 해당 정보만 가지고 있다면 복잡한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더라도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홈소프트웨어로 변환시킬 수 있다.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는 매우 많다. 요리 패션 생활지혜 취미 등 다양하다. 이중에는 상품화해야 정말 유용할 종류도 있지만, 부담없이 보급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든다면 등산 애호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가족이 오를 만한 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 동호회에서 교수법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고, 과학 선생님이 중고등학생들에게 필수적인 과학 공식들을 모아 흥미로운 형태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학습용 홈소프트웨어
홈PC는 훌륭한 교사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짧은 시간 안에 되도록 많은 정보와 지식을 소화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학습 방법으로는 이런 요구를 달성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컴퓨터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대화형 학습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글자뿐 아니라 음성 효과음 그림 비디오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매체를 입체적으로 이용한 학습이 가능해진다.
또 프로그램이 학습의 진행 과정을 지능적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크게 높아진다. 학습자의 학습 정도를 파악해 반복 교육을 시킬 수도 있고, 진행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이나 비디오처럼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습자가 적극적인 자세로 학습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큰 변화다. 따라서 앞으로 가장 유망한 홈소프트웨어 분야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학습용 홈소프트웨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학습용 홈소프트웨어로 가장 널리 보급된 것은 외국어 학습 제품이다. 오성식 생활 영어가 그 대표적인 예다. 외국에도 외국어를 배우는 용도의 제품은 매우 많이 나와 있다. 그중에는 조금 복잡한 기술을 이용해 학습자의 발음을 분석 · 평가해주는 것도 있다.
학습용 홈소프트웨어의 범위는 매우 넓다.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시험 준비형,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목의 기본 지식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주는 학과 준비형, 특정 분야의 전반적인 내용을 짧은 시간내에 파악할 수 있도록 소개해주는 요약형, 현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전문 기술을 배울 수있게 해주는 시뮬레이션형 등 다양하다.
특히 대상을 어린이로 잡은 홈소프트웨어는 어떤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체험으로 학습시켜야 한다. 이런 부분은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한데, 홈소프트웨어 기획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학습자가 아닌 교사가 사용하는 학습용 프로그램도 생각해봄직 하다. 가장 흔한 형태는 시험 문제들을 데이터베이스 형식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그중 임의의 문제들을 골라서 시험 문제지를 작성해주는 것이다. 이는 문제중 일부 내용을 바꾸거나 문제의 난이도를 조정해주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시험 문제 출제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수학이나 과학 분야갸 가장 많다. 하지만 현명하게 설계하면 언어나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영어회화에 관련된 사이트에 가보면 듣기 평가 예문을 음성으로 들려주고, 이에 대한 문제를 풀도록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람직한 것은 학습 문제를 구축할 수 있는 표준적인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조금씩 자료를 추가하게 될 것이고, 머지 않아 몇 사람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는 훌륭한 학습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작용 홈소프트웨어
만화영화 제작도 가능
사무실에 있던 PC가 가정으로 들어와 홈PC로 탈바꿈하는데는 여러 주변기기의 도움이 컸다. 화면에 멋진 컬러 그림을 보여주는 컬러 그래픽카드와 모니터, 환상적인 음악과 음향 효과를 들려주거나 녹음을 해주는 사운드카드, 사진기로 찍은 사진이나 책에 있는 그림을 컴퓨터로 입력해주는 스캐너, 여러가지 소프트웨어로 만든 내용을 컬러로 인쇄해주는 잉크젯 프린터 등이 없었다면 정말 삭막했을 것이다.
최근에는 아예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어서 바로 컴퓨터로 넣어주는 디지털 사진기와 디지털 비디오카메라가 등장해 컴퓨터 매니아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하면 진정한 멀티미디어 가족 비디오를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성능이 좋아진 멀티미디어 하드웨어가 가정에서 활용되려면 이에 걸맞는 홈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어린이가 오늘 찍은 사진을 넣고, 음성을 녹음하고, 간단한 일기를 쓸 수 있는 멀티미디어 일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작업은 최신의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서도 가능하지만, 어린이가 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일이다. 역시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글자 그림 사진 소리 비디오 등의 정보를 직접 입력하거나 조합해 무엇인가를 만드는 종류는 창작용 홈소프트웨어로 분류된다. 이런 홈소프트웨어는 성능에 따라서, 혹은 사용자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동화책을 만드는 홈소프트웨어를 생각해보자. 기존의 동화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선택하고(컴퓨터에 사진을 입력할 수 있다면 주인공의 얼굴에 어린이의 얼굴을 넣게 할 수 있다), 각 장면마다 배경이나 인물의 위치를 조정해 프린터로 출력하는 것이다. 컬러프린터가 없다면 외곽선만을 출력하여 어린이가 색칠을 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현재 창작용 소프트웨어는 만화영화를 만드는 수준까지 와 있다. 배경 화면을 선택하고, 등장 인물을 하나 정해서 원하는 행동을 설정하고, 움직이는 경로를 지정해주면 된다. 달 표면을 선택하고, 걷는 우주인을 선택하고, 처음 위치에 갖다 놓고 마우스로 끌어서 움직여주는 식으로 간단한 만화영화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여러 등장 인물이 애니메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하드웨어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기술적으로 성능이 우수한 창작용 홈소프트웨어는 개인이 만들기가 매우 힘들다. 그러나 기능이 전부는 아니다. 축하 카드를 만드는 간단한 프로그램도 훌륭한 창작용 홈소프트웨어가 된다. 스캐너를 이용하건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건 가족 사진을 많이 찍어서 컴퓨터에 넣어 놓은 경우 사진마다 사람의 이름 장소 시기 모인 이유 등과 같은 정보를 넣을 수 있는 가족 앨범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아이의 이름을 입력하면 그 아이가 찍힌 사진들만 보여준다든가, 겨울이라고 입력하면 겨울에 찍은 사진들만을 슬라이드 식으로 보여준다면 사용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창작용 홈소프트웨어는 시 그림 사진첩 슬라이드쇼 만화 등 어떤 형태이든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숨어 있는 재능을 키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