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할아버지는 산에 나무하러 가고……." 많은 옛날이야기가 연료구하기부터 시작된다. 이를 봐도 우리 생활 속에 연료가 얼마나 필수적인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연료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성분에 따라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연료가 탈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함께 알아보기로 하자. 또 훌륭한 연료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연료의 종류 알아보기
사람들은 추위를 이겨내고 음식을 익혀 먹기 위해 연료가 필요하다. 요즘 널리 사용하는 천연가스나 석탄은 어떤 성질 때문에 연료로 선택된 것일까. 어떤 물질이 연료로 적합한지 알아 보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림1)은 어떤 물질을 연료로 사용할 때 그 조건들을 열거하고 있다. 그 예로 (그림2)처럼 연료로 사용하는 물질이 연소할 때 얼마나 많은 양의 열이 발생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연소할 때 유독가스를 내놓지 않는지, 저장이나 수송이 편리하고 안전한지를 알아야 한다. (표1)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연료에 대한 장단점을 정리한 것이다.
요즘 도시에서 난방연료로 널리 알려진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는 어떻게 다를까. 쉽게 구별하려면 아저씨들이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것이 LPG이고, 도시가스관을 공사해서 사용하는 것이 LNG다. 그러나 대구 가스폭발사고에서도 드러났듯이 일부 지방에서는 LPG를 가스관으로 공급하는 곳도 있다.
LPG의 주성분은 프로판과 부탄이다. 이 기체는 공기보다 무거워 가스누출감지기를 설치하려면 바닥쪽에 설치해야 한다. LNG의 주성분은 메탄이다. 메탄은 가장 간단한 탄화수소로 공기보다 가볍다. 그래서 LPG와 다르게 가스누출감지기를 천정쪽에 설치해야 한다.
LNG는 냄새가 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메탄가스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알려진 이유는 하수구 등에서 발생되는 메탄때문에 다른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나 암모니아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LNG가스에 냄새나는 물질을 미량 섞어 가스가 누출되면 냄새로 쉽게 알아 차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LNG와 LPG는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청정연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 멕시코시티에서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이 사실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연료가 연소하면
휘발유는 휘발성이 강해 쉽게 증기상태로 되기 때문에 불이 잘 붙는다. 그러나 양초는 성냥불을 가져다 대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어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료에 따라 불붙이기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할까. 그것을 알아보려면 먼저 연소가 어떤 반응인지 이해해야 한다.
연소란 간단히 말해 연료가 산소와 결합하는 것이다. 연료가 연소되면 처음과 전혀 다른 물질이 생성된다. 이런 변화를 화학적 변화라고 한다. 예를 들어 석유나 LNG가 연소되면 물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메탄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열, 빛
(CH₄ + 2 O₂ ---->; CO₂ + 2 H₂O)
석유난로를 켜 놓은 방에서는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연료인 석유가 완전 연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닫힌 공간에서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할 경우 연료는 불완전 연소한다. 이때 덜 탄 연료들이 발생돼 냄새가 심하게 나게 된다.
연료는 화학적 성분에 따라 연소되는 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휘발유처럼 쉽게 휘발되는 물질은 완전연소가 되나 파라핀처럼 쉽게 증발되지 않는 물질은 불이 잘 붙지 않고 불완전연소가 되기 쉽다.
파라핀을 쉽게 연소시키는 방법
잘 연소되지 않는 물질을 잘 탈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파라핀은 덜 증발되므로, 석유보다 불을 붙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안전하기도 하다. 파라핀을 천천히 연소시키기 위해서 심지나 특별한 버너가 사용된다.
파라핀을 가열하면 더 많은 증기를 낸다. 약 70℃에 이르게 되면 불이 붙은 성냥을 가까이만 대도 점화될 정도로 많은 양의 증기가 생긴다. 이 온도를 파라핀의 발화점이라고 부른다. 연료의 발화점은 그 연료가 연소되기 충분한 양의 증기를 가진 가장 낮은 온도를 말한다.
휘발유의 발화점은 -17℃다. 휘발유는 이 온도 이상에서 발화되므로 불이 나기 매우 쉽다. (표2)는 몇가지 가연성 물질의 발화점과 끓는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발화점과 끓는점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발화점과 끓는점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존재할까. 결론을 말하면 발화점이 높을수록 끓는점도 높아지므로 비례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발화점과 끓는점 사이의 비례관계가 성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끓는점이 낮은 물질은 증발이 잘 돼 기체 상태로 있다가 쉽게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날 수 있다. 발화점이 낮을수록 연소가 잘 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표2)를 해석해 보면 실온에서 기체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부탄이고, 가장 발화하기 쉬운 것도 부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보관하는 데 가장 안전한 것은 글리세린이다.
파라핀은 높은 발화점을 가지고 있어 연소시키기 어렵다. 파라핀을 더 쉽게 연소시킬 수 있는방법이 무엇일까. 파라핀에 불을 가까이 하면 녹을 뿐 계속해서 타지 않는다. 이때 양초처럼 무명실로 심지를 만들어 파라핀의 중앙에 꽂으면 파라핀을 지속적으로 연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해 보면 이론처럼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심지로 사용할 무명실을 빨래 비누를 넣고 한번 삶은 다음에 이용하면 잘 된다. 무명실에 오염물질이 많이 달라 붙어 있으면 녹은 파라핀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는 녹은 파라핀을 흡수해 심지 끝에서 계속해서 불꽃을 낼 수 있도록 파라핀 증기를 천천히 공급해 준다. 즉 심지는 고체인 파라핀이 녹아 기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으로 파라핀을 갇힌 공간에 넣고 공기와 혼합시킨 후 이 혼합물질을 가는 구멍으로 유도해 불을 붙이면 파랗게 타오른다.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제트엔진의 원리다. 엔진의 뒤쪽에서 배출된 뜨거운 기체가 공기를 밀어내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전진한다.
불의 삼각형과 내화재
불을 피우려면 필요한 세가지 조건이 있다. 연료 산소 열(온도)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삼각형 안에 재미있게 표현한 것을 ‘불의 삼각형’이라고 한다(그림3). 이와 반대로 불을 끄려면 위의 세가지 조건 중에서 하나를 없애면 된다(표3). 물에 적신 담요를 불이 난 곳에 덮으면 불을 끌 수 있다.
예를 들면 물에 적신 담요나 모래를 덮으면 불이 꺼진다. 이것은 담요나 모래가 타고 있는 연료와 공기가 접촉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보통 불이 나면 물을 뿌려 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름에 불이 붙은 경우 물을 뿌려 끌 수 없다. 이럴 때 이산화탄소나 할론 소화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할론 소화기는 오존층 파괴의 주범이라는 이유로 대체돼 가고 있다.
건물에 불이 나면 건축에 사용된 재료에 따라 화재가 더 커지기도 하고 쉽게 진화되기도 한다. 그래서 건축자재 특히 내장재료는 불에 견디는 성질이 강한 내화성이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건물의 안정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내화재는 어떤 성질이 필요할까.
먼저 내화재는 탈 수 없어야 하고 녹는점이 높아야 한다. 이러한 성질들은 연료의 화학적 성질과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내화재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석재, 석면, 석면의 대체물, 금속 등이 있다. 석재는 내화성이 높다. 많은 종류의 석재들은 이산화규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산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그림4). 또 각 원자들이 강하게 결합돼 있어 항상 녹는점이 높다.
내화성이 있는 석면은 딱딱하게 만들어 건축자재로 이용한다(그림5). 석면은 긴 섬유모양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벽의 단열재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요즘 건축물을 부술 때 나오는 석면 먼지 공해 때문에 대체물인 크리소타일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금속도 훌륭한 내화제다. 은행의 금고문은 튼튼하고도 화재에 안전하도록 금속으로 만든다.
우리는 여러 가지 물질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그 물질들은 각각 따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딪쳐 여러 가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 철거할 때 사용하는 다이너마이트의 폭발, 자동차가 달릴 때 실린더 안에서 일어나는 연료의 연소, 가스 불을 켜 밥을 지을 때 일어나는 연소반응 등 여러 가지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과수원의 사과가 빨갛게 익는다든지 사람이 늙는다든지 하는 것들도 느리기는 하지만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우리의 생활 속에 가장 익숙한 것은 연소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