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옷을 빨기 위해서는 세제의 세정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환경오염을 피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여기에도 계면활성제의 묘미가 숨겨져 있다.
세제는 고체 표면에 부착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물질이다. 세제는 목적에 따라 의류를 청결하게 하는 세탁세제, 식기를 청결하게 하는 주방용 세제, 가구를 닦는 주거용 세제와 금속의 표면을 씻어주는 공업용 세제 등이 있다.
의류용 세제에는 여러가지 원료들이 이용되는데, 계면활성제 빌더(builder) 표백제 효소 등이 대표적이다. 계면활성제는 의류에 있는 오염물을 제거시키는 세정이 주역할이다. 계면활성제는 대부분 하나보다는 여러 계면활성제를 혼합해 사용한다.빌더는 세정을 증가시키는 물질들로 무기 전해질, 양이온 제거제, 재부착 방지제, 거품 증가제 등이 있다. 빌더의 하나로 사용됐던 인산염은 호수 및 하천에서 부영양화를 발생시키므로 전 세계적으로 그 함유량을 규제 받고있다.
최근 의류용 세제의 발전 방향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있는 환경오염 문제와 사용상의 편리성을 추구하기 위해 농축화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농축세제는 보통세제의 2분의 1 또는 그 이하를 사용해도 같은 세정효과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폐기물 감소, 유통비용 절감 등 여러 장점이 있다.
농축형 세제는 계면활성제의 배합량을 기존보다 1.5배 이상으로 증가시키고 효소를 이용함으로써 세정력을 향상시킨다. 또 입자의 단위부피당 밀도를 높여 종전의 세제보다 비중을 증가시켰다. 이들 제품은 농축세제 고밀도세제 콤팩트세제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러한 농축세제는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급신장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에서 현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6년 농축세제가 시장에 도입된 후 급격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 제품의 제조기술상 어려운 점은 수용액 내에서 세제의 용해속도와 용해성을 향상시키는 것과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일이다.
기존에는 석유 분해 산물에서 얻어지는 LAS가 세제에 주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였으나 석유자원의 고갈과 좀 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천연 지방알코올, 지방산 유도체들을 이용한 계면활성제 등이 점차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의류용 세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적당한 가격으로 완벽하게 세탁하고, 환경을 덜 오염시키며,세탁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분해성을 가지면서 우수한 세정효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원료의 개발, 그리고 농축화 기술의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세제의 역사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세제는 재(ash)다. 즉 식물을 태워 물로 걸러낸 알칼리성 잿물이 바로 그것이다. 세제용 비누의 시초는 약 2백년 전에 유지와 잿물을 원료로 해 제조됐다. 그 후 잿물은 가성소다 또는 가성카리로 대치됐으며 그 후예가 오늘날의 질좋은 비누다.
우리가 의류 등을 세탁할 때 사용하고 있는 합성세제의 기원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올라간다. 당시 독일은 연합군에 의해 무역이 봉쇄되자 비누의 제조원료인 기름(동식물유)을 폭약 마이너트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기름으로 비누를 만든 것이 금지됐다. 그러자 독일 과학자들은 비누대용품으로 독일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석탄을 원료로 한 부틸나프탈렌 설폰산 나트륨을 합성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합성세제다. 그러나 이 합성세제는 세척력이 좋지 않아 전쟁이 끝난 후 다시 비누가 널리 쓰이게 됐다.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유지가 고갈되자, 독일은 이전의 연구를 기반으로 대용비누를 합성하는데 성공했고, 미국에서는 종전의 경성세제 주성분인 ABS(알킬 벤젠 설폰산 나트륨)을 합성했다.
이 세제는 종래의 비누보다 세척력이 우수하고 바닷물이나 냇물 등에서도 세척이 잘 돼 대전이 끝난 후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여러나라에 급속히 보급됐다. 1955년에는 미국에서 합성세제의 양이 비누의 양을 능가할 정도였다. 합성세제가 종래의 세탁비누를 능가하게 된 것은 국민소득 및 문화생활 향상에 따른 세탁기의 보급, 사용하기 편리함 그리고 세탁효과의 우수함 때문이다.
그러나 급속한 세제의 사용 증가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1950년 영국의 하수처리장에서 합성세제로 인한 발포가 하수처리에 중대한 장애를 일으켰고 1959년 독일에서는 가뭄으로 인한 상수원의 합성세제 오염이 심화됐다.
이와같이 ABS의 문제로 인해 경성세제의 원료인 ABS보다 세척력이 우수하면서도 수중에서 분해속도가 빠른 세재의 개발이 필요하게 됐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각국에서 연성세제(수중에서 분해속도가 빠른 세제)의 원료인 LAS(linear alkyl benzene sulfonate)를 개발하고 경성세제 사용을 금지하게 된 것이다.
1964년 10월 1일 부터 서독이 처음으로 연성화를 시작했고 1965년 미국, 1966년 영국, 1975년 일본이 연성화를 선언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 11월부터 가정용 세제에 ABS 사용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