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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상성운, 크기를 드러낸 최초의 별, 우주 자외선 레이저, 30등급의 은하 등 허블우주망원경이 충격적인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다. 새롭게 발견되는 관측자료들이 지금까지의 천문학을 흔들고 있다.
 

(사진1) 모래시계성운 MyCn18^지구로부터 8천광년 떨어져 있는 행성상 성우능로 항성풍 때문에 가스가 밖으로 밀려 모래시계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사진/R.Sahai.J.Trauger)


화려하게 빛나는 별진화의 마지막 단계
 

(사진2)탐조등 모양의 행성상성운CRL2688^빔이 두줄기로 갈라진 것은 고리안쪽에 있는 작은 먼지덩어리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사진/R.Sahai.J.Trauger)


별들은 각기 다른 빛깔을 띤다. 오리온자리의 베텔쥬스(αOri)는 오렌지색, 플레이아데스성단의 별들은 푸른색, 마차부자리의 카펠라(αAur)는 크롬옐로빛을 지녔다.

노란색 별인 태양이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변할까. 태양이 속해 있는 주계열의 별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헬륨핵이 수축하고 바깥쪽 수소는 빠른 속도로 타게 된다. 이때 발생한 엄청난 에너지와 압력으로 별이 부풀기 시작해 온도가 낮아지고 붉은색을 띤다. 그러면서 적색거성(red giant)으로 발전한다. 적색거성에 머무르는 동안 자신의 껍데기를 날려보낸 별들은 다시 뜨거운 백색왜성(white dwarf)으로 남는데, 이것이 태양 크기의 별들이 행성상성운(planetary nebula)으로 진화하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지난해 말부터 허블우주망원경은 특별히 행성상성운을 집중적으로 탐사해 왔다. 최근 허블우주망원경이 선보인 CRL2688 MyCn18 NGC7027 등 3개의 행성상성운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줄 뿐 아니라 별의 마지막 진화과정을 밝히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MyCn18은 '모래시계성운'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두개의 루프는 비스듬히 내려다 본 모래시계와 같다. 지구에서 MyCn18까지는 8천광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본 MyCn18은 지상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답고 섬세한 모습을 담고 있다. MyCn18은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항성풍(stellar wind)이 천천히 팽창하는 가스를 밖으로 밀어내면서 생겨났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MyCn18은 과학자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성운 중심에 감자처럼 생긴 고밀도 영역이 있는데, 그 기하학적인 대칭축은 루프의 대칭축과 다르다. 또 중심에 있어야 할 백색왜성은 거기서 벗어나 있다. 이러한 관측 사실은 이론과 잘 맞지 않아서 아직 해석의 어려움이 있다. 이와 같이 별의 마지막 단계는 풀리지 않은 많은 수수께끼가 남아있다.

수백년 전만 해도 CRL2688은 적색거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별의 대기를 구성하던 가스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별의 일생에서 1-2천년 동안만 이런 과정을 겪는데, 좀처럼 보기 어려운 '희귀종'을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해냈다. CRL2688은 거성이 행성상성운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간직한 훌륭한 표본임에 틀림없다.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천문학자들도 CRL2688에서 어떤 힌트를 얻을지도 모른다.

'껍질'이 층을 이루고 있어 가스의 분출은 1-5백년 간격으로 드문드문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CRL2688은 가스가 성운 중심에서 0.6광년 밖까지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관측결과로부터 그 전단계 별의 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탐조등 불빛과 같은 빛줄기다. 이것은 별빛이 고리 모양의 먼지구름을 통과하면서 새나오는 것이라고 추측된다. 빔이 두 줄기로 갈라진 것은 고리 안쪽에 있는 작은 먼지덩어리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관측자들은 빔이 먼지구름 안쪽 벽을 깍아내서 구멍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또 제트가 주변 물질에 반사돼 빛을 낼지 모른다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았다.

두 시나리오는 고속으로 빔(혹은 제트)을 분출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빔과 먼지덩어리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단지 옆에 어두운 동반별이 있어서 적색거성과 상호작용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NGC7027도 다른 행성상성운처럼 별의 최후를 간직한 화석과 같은 존재다. (사진3)을 보면 거성의 대기가 처음에는 구모양으로 천천히 퍼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성운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최근에 형성된 구조이며, 바깥 부분은 제일 오래된 곳이다.

별이 날려보낸 껍질들은 층층이 겹을 이루고 있는데, 가스의 분출이 몇차례에 걸쳐 단속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기를 날려보낸 거성의 껍데기는 다시 격렬하게 분출되면서 성운 안쪽의 밝은 부분이 됐다. 비구형을 이루는 이곳 내부에는 분출된 물질들이 응집돼 좀더 짙은 구름을 만든다. 그래서 성운 한가운데는 전쟁영화의 공중폭파 장면을 연상케 하고 있다.

 

(사진3)공중폭파 장면을 연출하는 NGC7027^여름철 별자리인 백조자리 방향으로 3천광년 떨어져 있는 행성상성운이다(사진/H.Bond)


크기 드러낸 최초의 별

태양을 제외한 모든 별들은 지구에서 볼 때 그저 점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정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별 사진을 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사진4)의 오른쪽 모습은 일정한 크기를 지닌, 지구에서 본 최초의 별이다.

이 별은 오리온자리의 베텔쥬스(Betelgeuse)다. 허블우주망원경이 FOC(Faint Object Camera)를 이용해 자외선 촬영을 한 것이다. 별 표면에는 아주 밝은 반점이 나타나 있는데 그 크기는 지구 지름의 10배가 넘는다. 표면온도는 적어도 2천K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별 표면에서 우리가 전혀 모르는 물리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반점은 거성들에게서 발견된 비방사상 진동(태양지진과 비슷한 항성지진)에 의한 것인지, 별 표면 위에 나타난 특별한 현상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일 특별한 표면 현상이라면 별 표면의 자기장과 관계가 있고 자전에 따라 그 위치가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텔쥬스의 각크기는 보름달의 2만분의 1. 이 정도의 각크기를 구별할 수 있으려면 1만km 떨어진 곳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좌우 불빛을 구별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녀야 한다. 지구 반지름이 6천3백78km이므로, 1만km는 지구 지름에 조금 못미치는 거리다. 만일 베텔쥬스를 태양 위치에 갖다 놓는다면 이 초거성(red supergiant)의 대기는 목성궤도까지도 삼켜 버릴 것이다.
 

(사진4)오리온자리의 베텔쥬스^왼쪽 사진은 베텔쥬스로 최초로 크리르 드러낸 별의 모습이다. 오른쪽 오리온자리 사진에서 왼쪽 위 밝은 별이 베텔쥬스다.


최초로 발견된 자외선 레이저

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줄임말이다. 이것은 같은 위상이나 파장을 갖는 빛을 말한다. 우주에 기원을 둔 레이저는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 적외선 레이저는 1995년에 검출된 바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 자외선 레이저를 발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림1) 에타 카리나(Eta Carinae)에서 방사되는 레이저를 그린 상상도다.

에타 카리나는 우리은하에서 가장 무겁고 활동적인 별 가운데 하나다. 남반구 용골자리(Carina)에 있으며, 지구로부터 약 8천광년 떨어져 있다. 질량은 태양의 1백50배. 현재까지 알려진 별 가운데 가장 밝다. 몇차례에 걸쳐 폭발이 일어났는데, 그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폭발은 1841년에 나타났다고 한다.

이 별의 대기는 매우 불안정한데, 그 주위를 둘러싼 구름이 레이저를 만들어내는 주범이라고 생각된다. 크리스 데이빗슨이 이끄는 팀은 고다드 고해상분광기를 이용해 자외선 레이저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레이저 빔은 지구를 향해서 오직 한 방향으로만 방출되지는 않는다. 레이저를 등방적으로 방출하는 에타 카리나는 디스코텍에서 볼 수 있는 미러볼(mirror-ball)을 닮았다.
 

(그림1)자외선 레이저를 방출하는 에타 카리나^용골자리에 있는 에타 카리나는 디스코텍에서 볼 수 있는 미러볼을 닮았따.(그림/J.Gitlin)


우주 끝에 있는 은하들

현재까지 볼 수 없었던 가장 먼 은하들을 허블심우주관측팀(HDFT)이 찍었다. 30등급이나 되는 어두운 은하를 촬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세기 최고의 관측 기술이 제공하는 가장 깊숙한 우주를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은하는 모든 방향에 대해서 균질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우주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표본에 지나지 않는다.

은하의 색깔을 보면 중요한 사실들을 알 수 있다. 푸른 은하는 젊은 별로 이뤄져 있거나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들이고, 붉은 은하는 그 반대다.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자료를 이용해서 은하의 거리와 나이, 그리고 화학조성 등을 알아낸다. 이러한 연구는 관측 우주론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우주의 진화에 대해 중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허블심우주관측팀의 R. 윌리엄즈는 "이들 은하 가운데 몇개는 빅뱅이 일어난지 10억년 후에 생겨난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5)30등급의 어두운 은하들^1995년 12월 18-28일 광각행성카메라로 찍은 깊은 우주의 모습이다(사진/R.Williams)


히야쿠타케혜성 출현_쌍안경으로 발견, 3월 25일 지구 접근, 맨눈 관측 가능

국제천문연맹(IAUC)은 1월 31일 새로운 혜성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혜성의 이름은 '하야쿠타케'또는 C/1996 B2. 일본의 아마추어 전문가 유지 히야쿠타케가 겨우 25×150쌍안경으로 이 혜성을 발견해냈다.

히야쿠타케혜성은 3월부터 5월 사이에 가장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월 26일쯤 지구에 가장 근접하는데, 지구와 혜성과의 거리는 고작 0.1AU(1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히야쿠타케혜성은 5월 2일 근일점에 도달한다.

지구의 공전궤도면 약 67°의 각을 이루고 있는 히야쿠타케혜성은 한동안 극 주위를 도는 주극성이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히야쿠타케혜성은 97년 봄 밤하늘을 장식할 헤일-밥혜성과 더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발견했을 때 10등급에 머물렀던 히야쿠타케혜성은 3월 말이 되면 1등급에서 0등급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밝기다. 지난 1985-1986년 다가와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핼리혜성은 3등급이었다. 3월 말 히야쿠타케혜성이 지나가는 별자리는 작은곰자리.

그러나 혜성의 밝기는 예상과 달리 변화가 많다. 그러므로 히야쿠타케혜성이 실제 얼마나 밝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현재 천문대에서는 소백산천문대 61cm 망원경과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 등을 이용해 이 혜성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아마추어전문가들 역시 히야쿠타케혜성을 관찰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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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천문대 천문정보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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