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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호출 개요


신세대가 받고 싶은 10가지 선물에 꼭 끼는 것. 무선호출기의 매력과 작동원리를 알아본다.

'1004101023535'는 일명 삐삐로 통하는 무선호출기의 약어 중 하나. '천사열열이삼오삼오'는 천사가 열렬히 사모한다는 사랑의 메시지다.
삐삐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무선호출은 의사나 기자, 영업사원 같이 자주 자리를 옮기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이 용이하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요즘은 젊은 사람이면 필수 소지품의 하나로 무선호출기를 꼽는다. 중고생에게는 어머님들을 안심시키는 '탈선 방지용' 으로, 연인들에게는 한밤중에도 연락이 가능한 '사랑의 메신저' 로 이용되는 듯하다.
무선호출은 무선통신서비스의 일종으로 공중통신망(PSTN, 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과 무선호출시스템을 이용해 삐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불러내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단방향 통신서비스다.

다양한서비스
음성사서함은 외국에서도 가능


삐삐는 손바닥만한 크기로 가볍고 휴대하기도 간편하다. 음성사서함 서비스는 기계에 친하지 않은 사람도 안내에 따라 번호만 누르면 된다. 음성사서함 서비스는 외국에서 국내로도 가능하다. 국제전화를 통해 국내전화국에 접속하면 된다. 문자서비스는 번호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문자 메시지도 보여준다. 또한 광역호출기까지 등장해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연락이 가능하다.

무선호출은 호출하고자 하는 사람이 전화를 걸면 통신선을 따라 신호가 전화국으로 가고 전화국에서는 무선호출 교환기로 신호를 보낸다. 음성사서함 서비스는 이때 제공된다. 다시 신호는 각 지역에 있는 기지국으로 가고 기지국에서는 호출된 번호에 맞게 전파를 쏜다. 휴대폰도 같은 형식으로 작동된다. 기지국은 맨 처음에는 산꼭대기에 주로 있었다. 그러나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정확한 수신을 위해 도시의 높은 빌딩 곳곳에 기지국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무선호출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몸에 하나씩 안테나를 꼽고 다니는 셈이다. 이렇게 수신된 전파는 일단 증폭기를 거친다. 수신된 전파는 미약하기 때문에 무선호출기가 내부에서 작동할 만큼의 세기로 변환시켜주는 노릇을 한다. 증폭된 전파는 IC회로와 디코더를 거치면서 수신된 전파가 정말 자기 번호인지를 확인한다. 확인된 후에는 수신된 메시지를 액정에 보여주는 동시에 프로그램에 따라 ‘삐삑’하는 소리를 낼지 진동이나 램프에 불을 켤지를 결정해 시행한다.

소리보다는 진동이 건전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소리나 진동이 울리는 시간에 따라 건전지의 소모량이 결정된다. 호출이 자주되는 사람은 건전지를 자주 갈아 끼워야 하는 것도 이런식으로 건전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호출기 종류에 따라 건전지를 갈아낄 때 이전에 저장된 정보가 소실되지 않도록 하는 임시 기억장치가 있는 것도 있다.

무선호출방식
주파수를 잘게 쪼개쓴다


리시버 보드와 디코더 보드


무선호출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국제적으로는 1백46-1백74MHz, 4백50-4백70MHz, 8백6-9백60MHz대 등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백60MHz대를 사용해 오다가 92년부터는 제2사업자(한국이동통신 이외의 무선호출 사업자)의 등장으로 3백20MHz대도 할당받아 사용하고 있다.

라디오는 이미 정해진 주파수로 방송을 내보내면 청취자는 채널을 돌려가면서 맞는 주파수를 찾아 내용을 듣는다. 지역마다 약간씩 주파수가 다른 이유는 지방 방송국에서 중앙방송국의 전파를 수신해 각 지역마다 할당된 주파수로 다시 전파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무선호출도 라디오와 비슷한 방식이다. 무선호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회사마다 각기 다른 주파수를 갖고 있다 . 이것을 채널이라 한다. 각 채널마다의 수용용량은 제한돼 있지만 송신속도에 따라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송신속도가 빠르면 채널당 수용용량이 증가된다. 라디오는 한 주파수를 여러사람이 동시에 수신하지만 호출기는 송신가능한 주파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기지국에서 각기 다른 전파를 내보내야만 한다.

광역서비스의 원리
지역을 옮길 때마다 신고해야


호출기는 나름대로의 주소를 가지고 있다. 이 코드체계는 012와 015에 따라서 다르고, 광역일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모두 다르다. 그래서 호출기의 주소가 같다면 어딘가 이상이 있는 것이다. 같은 번호로 전화기 두 대 사용하듯이 호출기도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므로 호출기가 수신가능한 주파수는 하나 밖에 되지 않는다.

호출기가 가입된 지역 밖으로 벗어나면 수신이 불가능하다. 이를 보완하고자 광역서비스가 시작됐다. 광역서비스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서울에 등록된 삐삐가 부산으로 내려오면 삐삐를 조작해 수신 채널을 바꿔놓고 전화를 이용해 지역이동신고를 해 놓는다. 서울에서 부산에 있는 삐삐를 호출하면 전화국에서는 수신가능 지역이 부산인 것을 인지해 부산기지국을 통해 호출을 한다 . 삐삐가 가입지역인 서울에 있는 경우 부산에서 삐삐를 호출하려면 곧바로 서울 기지국에서 삐삐를 호출한다. 결국 광역서비스는 각 지구국 채널에 부여된 수신코드량을 일부 남겨놓고 이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신호를 받아서 호출기에게 전파를 보내는 것이다. 가끔 잘못된 번호가 호출되는 것은 호출기의 사용자가 많아 교환기가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다.

문자 서비스
'깡통식' 을 채택


문자 서비스는 4가지의 방법이 있다. 첫째는 정형문코드를 입력하는 것. 일명 ‘깡통식’이다. 즉 입력되는 코드에 따라 미리 준비돼 있는 문자가 전송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통신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개인용 컴퓨터로 원하는 메시지를 입력하는 직접전송방식. 일정량의 문자(국문 40자, 영문 80자)가 전송 가능하다. 셋째로는 교환수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화기로 원하는 내용을 말하면 이를 교환수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많은 양의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프라이버스 침해 등의 문제가 있어 잘 채택되지 않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는 문자를 조합하는 것으로 영문 같은 경우에는 전화기로 문자배열이 가능하지만 한글인 경우에는 용이하지 않다.

현재 제공되는 한글문자 서비스는 첫번째와 두번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정형문코드를 이용하면 내용전달이 부자유스럽고, 직접전송방식은 PC통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어렵다. 그래서 아직은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한다. 교환수를 이용해 구미에 맞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좋지만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교환수를 이용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채택하기 어렵다고.

문자서비스를 받으려면 메시지가 나타나는 액정화면의 크기가 숫자나 영문만 나타나는 것보다 커야 한다. 그래서 한문이나 아랍어를 수신 가능한 호출기는 우리가 사용하는 것보다 약간 크다.

미래형 삐삐
쌍방향 · 소리형· · ·


이제 소리로 메세지를 전달한다.


앞으로는 일방 통행이 아닌 서로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삐삐도 선보일 예정. 휴대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숫자나 문자로만 메시지를 보여줬지만 미래에는 소리로 메시지를 알려주는 호출기도 등장할 예정이다.

무선호출기도 반도체 칩을 사용하기 때문에 습기에 매우 약하다. 또한 충격에도 민감하다. 화가 난다고 해서 물 속에 집어던진다거나 밟아버리면 새로 구입하거나 서비스센터에 가야 하므로 조심해서 사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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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곽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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