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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들이 제시한 설날 귀성교통난 해결책

미래의 과학자를 위한 캠프


과학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지난 12월15일부터 2박 3일간 한국과학기술원에서는 전국 10개 과학고등학교 상위권 학생 1백50명이 참가한 과학캠프가 열렸다. 새로운 과학교육 방안을 제시한 이번 캠프는 종래의 틀을 탈피한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지난 12월15일부터 17일까지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는 ‘미래의 과학자를 위한 캠프’ 가 열렸다. 전국 15개 과학고등학교에서 1백50명이 참가한 이 캠프에서는 종래의 시험방식이나 교육방식을 탈피한 학생들의 창의력과 논리력을 배양할 수 있는 참신한 문제들이 출제돼 관심을 모았다.

이번 캠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KAIST 부설 과학영재연구소 소장 이군현교수는 과학캠프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교육은 이미 밝혀낸 지식을 공부하는 과정과 새로운 지식을 밝혀내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이미 밝혀진 지식(사실)을 믿지 않고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는 과정에 치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과학캠프는 참가한 학생들이 주도를 하면서 창의력인 사고를 하도록 도와주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진정한 과학교육이라면 정답을 찾는 교육은 지양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나 틀려보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은 깔끔하게 차려입은 교복에 일부러 장만한 나비 넥타이를 매 어딘가 어른스워 보였고 결전에 앞둔 의기양양한 전사들 같았다.

정답이 없는 문제들

과학캠프에서 제시된 프로젝트는 세가지, 각 학교학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주제를 찾아 세팀으로 나눠졌다. 둘째날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총 6시간 동안 학생들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면서 해결방안을 찾아 나섰다.

첫번째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제시된 주제는 ‘설날 귀성 차량의 평균 운행 시간의 최소화’. 귀성 차량수 50만대가 경부고속도로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어떻게 하면 정체없이 빠르게 도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학생들에 의해 제시된 방안은 논리 전개의 치밀성,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가정의 합리성 등으로 평가된다. 이 주제를 담당한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이용희교수는 “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했다”고 말하면서 “학생들이 경험이 없어 종합적인 문제를 단순화한다거나 공동 목표를 두고 팀원끼리 역할을 나눠 협력해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이 제안한 귀성시간 단축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자동차번호 끝자리 수에 따라 차선을 지정한다. (톨게이트에서 차량이 운행할 차선을 알려준다)

② 톨게이트에서의 소요시간을 줄이기 위해 고속도로 이용료 예매권을 판매한다. 예매권의 경쟁력을 위해 이용료 할인을 해주고 예매차량 전용 톨게이트를 만든다.

③ 남이-청원간의 4차선은 봉쇄해 청원에서의 병목현상을 막는다. 14km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굳이 차선을 하나 늘림으로써 차선변경으로 인한 혼잡을 야기시킬 필요는 없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보고서 말미에 “ ‘과학을 위한 과학’ 이 아닌 ‘생활을 위한 과학’ 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는 매우 보람찬 시간이 됐다”며 “무척 힘들고 그다지 매끄러운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설렘과 함께 글을 맺고자 한다” 는 소감을 적었다.

두번째 주제는 암호 해독하기. 암호 해독에 참가했던 한명윤양(한성과학고 1년)은 “첫번째 암호는 쉽게 풀었어요” 라면서 “먼저 같은 단어와 많이 사용된 알파벳을 나열해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한양은 다음에 또 참가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와 보고 싶다고.

암호풀이 우승은 대전과학고와 강원과학고가 차지했다. 독자들도 과학캠프에서 제시된 암호를 해독해 보기 바란다.

세번째 주제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술래잡기게임이다. 컴퓨터 언어인 C언어의 사용이 요구된다. 이 게임은 추적자와 도망자가 있어서 추적자는 도망자를 잡으려고 하고 도망자는 추적자에게 잡히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만든다. 먼저 도망자 게임에서는 학생들은 도망자가 된다. 도망자는 추적자에 의해 화면상에서 잡히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주어진 시간 동안 가장 적게 잡힌 팀이 승리를 한다.

도망자게임이 끝나면 먹이사슬게임으로서 컴퓨터 화면상에는 3개의 팀이 서로 잡히고 잡는, 도망자와 추적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알고리즘을 만든다. 이 게임도 제한된 시간 동안 잡힌 횟수가 결과로 나타난다.

이 게임에서 잘 도망치고 상대방을 잘 잡으러 다닌 팀은 서울과학고였다.

다시 참가하고 싶어

이번 캠프에 참가했던 구정모군(전남과학고1년)은 “대학입시 공부의 틀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신선한 주제들이었다” 고 말하면서  “다른 지역의 학생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고 했다.

과학캠프에서는 참가학생간의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고 자유롭고 조화로운 친교를 위해 환영의 밤과 친교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과학계의 대선배인 한국과학기술원 부원장 김충기교수와 전 과기처장관 이상희박사의 강연은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꿈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2박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였지만 이번 과학캠프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각기 참여했던 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를 했다. 앞으로 과학캠프를 확대해 충분한 기간 동안 과학고 학생만 아니라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참여기회를 부여하고 다양한 각도에서의 사고를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주제가 제시된다면 더욱 좋은 교육모델이 될 것이다.

과학캠프에서 제시됐던 암호

암호 1
VMJ MJZEILMKJMZ ZBIJ CBTC
UJAM TZ JM XVIJ JC NMPTV JV
TV TOTGJVP NJIUIPJETU
AKMVGW CBTC EBTVPMM CBM
FUTVMC TUOIZC ILMKVJPBC
(영문. 치환에 의해 작성되었음. 평문으로 바꾸시오.)

암호 2
ㅏxㄹㅊxㄹㅣㄹㅏㄴㅅㅈxㅜㅏㅜㄱㅈaaㄴㄹㅣxxㄴㄱㅈㅡㅓㅇㅇaㅣㅁㅣxㅡㅗㅣㄱㄴㅣㅣxooㅈxㄴaㄴㅈㅇㄴㄴㅇㅓxㅓxaㅂㄹㅓㅡㅅㄱㅛㅣㅣㄱxㅇxㅕ기xㅏㄱaㄴaxㅓㅗㄱㅇaㅣㄴㄱㄷㅏㅎxㅂㄹㅇㅣㄱㄱㅇㅜㅏaㅗxㅅaㅣㄴㅜㅂxㄹㅣㅈㄱxㄷㅅxaㅇㅏㅡㅡㅎㅣㅣ
(어떤 크기의 직사각형의 틀에 가로 방향으로 풀어쓰기를 한 후에 왼쪽 아래로부터 시작해 세로로 읽어서 암호문을 만드는 경우. x라고 표시한 것은 각행에서 쓸 수 없는 한개의 사각형이고 a는 띄어쓰기 칸을 나타낸다. 자모 사이에는 빈곳이 없다.)

암호풀이와 해답

암호 1
NEW DISCOVERIES SHOW THAT LIFE AS WE KNOW IT BEGAN IN AN
AMAZING BIOLOGICAL FRENZY THAT CHANGED THE PLANET ALMOST OVERNIGHT

암호2
지적 호기심이나 진리에 대한 욕구를 인간의 인식발전의 궁극적인 추진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암호2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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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곽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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