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은 운영체제 윈도95에 대한 의문은 끝없이 이어진다. 더욱이 한글 윈도95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여서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간다. PC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히 여길 질문을 살펴본다.
■ 윈도 95를 쓰기 위해서는 어떤 하드웨어를 구비해야 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윈도 95를 위한 최소 사양은 4MB의 메모리와 386DX 이상의 인텔 호환 프로세서를 갖춘 시스템이다. 또한 여기에 VGA 어댑터가 요구되며 도스에서의 업그레이드에는 35-40MB의 하드디스크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최소 사양'일 뿐이다. 이미 윈도 95를 사용해본 전문가들은 적어도 펜티엄 프로세서에 16MB 이상의 메모리, 5백MB 이상의 고용량 하드드라이브를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3개 이상의 응용프로그램을 열어놓고 원활하게 멀티태스킹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2MB 이상의 리소스가 필요하다는 것. 더욱이 한글 윈도 95는 한글 폰트를 읽어들이는 과정에서 메모리 소요가 많기 때문에 최소한 8MB는 돼야 돌아간다. 이 때문에 국내 PC업체들은 윈도 95가 시스템의 고급화에 결정적인 불을 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편 위의 사양 외에 필요한 마우스와 CD 롬 드라이브, 모뎀 사운드 카드 등의 규격은 최근 크리에이티브랩 델 IBM NEC 등 15개의 멀티미디어 회사가 발표한 MPC 규격 3과 대략 일치한다. 그러나 이 규격의 제정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윈도 95의 핵심 기능인 플러그 앤드 플레이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들을 인증해주고 자사의 'Design for Microsoft Windows 95' 로고를 부착하게 한다.
■ 윈도 95 이후 도스는 사라지는가
워낙 도스에 매달린 사용자가 많은 국내 상황에서 이 질문은 대단히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 한 도스를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윈도 95 이후에도 MS-도스 6.X, 윈도 3.1, 그리고 윈도 포 워크그룹 3.11은 계속 생산할 것이다. 향후에 개발되는 도스 버전은 윈도 95에서 개발된 프로텍트 모드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들 사용자를 위해 특별한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윈도 95는 인텔 호환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만을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알파 AXP, 파워 PC 등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도 다른 아키텍처의 프로세서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각종 주변기기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기능을 지원받지 못하는가
익히 알려진 대로 플러그 앤드 플레이는 PC의 하드웨어를 운영체제가 스스로 인식해 자동으로 설치 구성하는 기능으로, 같은 이름의 협회와 PC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윈도 95는 이같은 플러그 앤드 플레이를 지원하는 첫 운영체제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플러그 앤드 플레이의 기본틀은 운영체제, 바이오스(칩세트), 하드웨어 디바이스(드라이버)의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지난 93년 가을 컴덱스에서 처음으로 18종의 플러그 앤드 플레이 디바이스가 선보인 이래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만일 사용자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하드웨어가 이들 업체의 제품이라면 윈도 95는 당연히 기능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국산 장비들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더욱이 한글 윈도 95가 발표되기 이전인 지금 당장으로서는 어떤 국산 장비에서 플러그 앤드 플레이가 지원되는지 확인해볼 방법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일단 최종 베타판이 지원하는 제품을 포함해 베타판 이후 개발되거나 베타판이 놓친 하드웨어 업체들도 플러그 앤드 플레이 인증을 내놓은 상태라며 규격에 맞는 디바이스를 내놓는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 역시 플러그 앤드 플레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플러그 앤드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다 해도 현재의 하드웨어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번거로운 작업을 계속해야 할 뿐인 것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대부분의 PC 제조업체들은 오는 11월 말 한글판이 발표되면 윈도 95를 기본 탑재하기로 결정한 상태이므로 완벽한 플러그 앤드 플레이의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한글 윈도95는 언제 나오는가
영문 윈도 95의 발표가 수년씩 뜸을 드렸던 '전과'때문인지, 한글 윈도 95의 발표시점에 대해서도 많은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한 일간지에 '한글 윈도 95가 내년 1월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해 컴퓨터업계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글 윈도 95의 예정된 발표일은 11월 말이다. 그리고 현재 한글 윈도 95 마지막 베타버전이 프리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1월 발표설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이것도 거짓은 아니다. 일본 윈도 95의 발표 예정일이 내년 1월이기 때문이다. 일본 윈도 95와 한글 윈도 95는 같은 2바이트 윈도 95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 윈도 95가 1월에 발표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자연적으로 한글 윈도 95가 같이 1월에 발표된다고 하는 뉴스가 보도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 윈도 95와 한글 윈도 95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일본 윈도 95는 IBM 호환 PC 뿐만 아니라, NEC 계열에서도 동작하는 윈도 95를 동시에 발표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한글 윈도 95보다 2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큰 변동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11월말에는 한글 윈도 95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시점부터 MSN 서비스도 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복제품으로는 MSN에 접속할 수 없는가
등장 전부터 워낙 광고가 잘 된 탓인지 윈도 95는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세계 출시와 맞춰 1차로 3천5백개를 시장에 내놓았는데,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졌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불법 복제품이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불법 복제품으로 자신의 PC를 이용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지 몰라도 MSN에는 등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윈도 95 사용자 온라인 등록과 MSN을 동일한 과정으로 판단한 때문인데, 즉 MSN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윈도 95의 제품 고유 번호를 명기해야 하는데 복제품은 이 번호가 정품과 겹쳐짐으로써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윈도 95는 그 자체가 거대한 통신 프로그램으로, 사용자 등록을 온라인으로 하려면 자료가 MSN을 통해 전송되기는 한다. 그러나 온라인등록을 위해 MSN에 가입할 필요는 없으며 윈도 95 사용자 등록을 한다고 해서 MSN 가입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MSN 가입은 별도의 과정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등록에 필요한 개인 정보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추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어느 소프트웨어나 마찬가지로 불법 복제품은 문제가 생겨도 사후 지원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하라.
한편 지금까지 범용 에뮬레이터를 사용해 접속할 수 있다는 소식도 알려진 바 없다.
■ PC사용자라면 꼭 윈도 95를 써야만 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95가 '초보자도 금방 사용법을 익힐 만큼 쓰기 편한 운영체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컴맹'에 가깝다고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윈도 95를 설치하는 일조차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는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윈도 3.1을 사용할 줄 모르는 사용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사실 "내가 원하는 일은 컴퓨터가 뭐든지 다 대신해 줄"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계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인터페이스 역시 아무리 쉬워졌다해도 초보적인 지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선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질문은 그동안 윈도 3.1을 상당 기간 사용하면서 그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졌으며, 현재의 하드웨어가 윈도 3.1에서는 '그런대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윈도 95로 이행하기에 금전적으로 부담이 큰 개인 사용자들에게 해당될 것이다.
혹 당신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면 한글 윈도 95가 발표된 다음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것 같다. 물론 도스보다는 윈도 3.1이, 윈도 3.1보다는 윈도 95가 사용하긴 편하고 기능이 향상된 면이 있겠지만, 현재의 윈도 3.1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고 윈도 95의 장점을 무시할 만하다면 굳이 서둘러 운영체제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 남들이 장에 간다고 덩달아 갓쓰고 도포 입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윈도 95용 32비트 코드로 설계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16비트 코드 설계 프로그램과 32비트 설계 프로그램 사이의 호환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한글 2.5에서 작성한 문서를 한글 1.5에서는 읽을 수 없듯이 윈도 95용 32비트로 설계된 프로그램은 윈도 3.1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윈도 95가 '대세'를 이룰 내년 하반기쯤 가서는 독불장군이 아닌 한 어쩔 수 없이 운영체제를 바꾸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