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 전만해도 특수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만이 사용하던 노트북 PC를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노트북 성능의 향상과 이동컴퓨팅에 대한 욕구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네티즌 사이버스페이스 모빌오피스 인터넷 등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들에게 생소하거나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단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들은 이제 평범한 학생이나 샐러리맨에게도 아주 익숙한 어휘가 되어버렸다.
최근 2-3년 전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고지 20매, 리포트 용지 4매 등의 과제물을 제출하기 위해 주로 학교의 로고가 인쇄된 원고지나 리포트지를 사용, 때론 밤을 새워가며 작업을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 친구의 과제물을 베끼려 해도 많은 양의 리포트는 베껴쓰는 자체만으로도 큰 고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학교에 나가지 않고도 각자의 집에서 PC통신을 통해서 수업을 받는가 하면, 인터넷에 접속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핀란드 대학생이나 호주의 대학생과 함께 토론하며 학습하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바야흐로 정보화는 신문의 기획 기사나 세미나 등에서나 들을 수 있는 '먼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존재하고 활동하는 그 어느 곳에서도 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생활 속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얼마 전에는 한 대학에서 전교생에게 노트북 PC를 지급한다는 발표를 했는가 하면 모기업처럼 신입 사원 전원에게 노트북 PC를 지급한 곳도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계 영업부서에서는 이제 노트북 PC가 필수품이 됐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다는것이 그 주된 이유다.
또 어느 기업에서는 이른바 모빌 오피스(Mobile Office)란 제도를 도입, 직원들에게 전통적 개념의 책상을 배정하지 않고 대신 노트북 PC를 한 대씩 지급해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노트북 PC 한 권을 들고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회사에 보고할 사항이 생기면 자신의 노트북 PC를 전화선에 접속하여 회사의 호스트컴퓨터에 연결시키면 되는 것이다.
8시간 사용하는 배터리도 등장
노트북 PC 이야기를 이렇듯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바로 노트북 PC가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곧 경쟁력인 지금, 망설이지 말고 노트북 PC를 활용해 보도록 하자.
노트북 PC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휴대 간편성이다. 노트북 PC의 이동성, 다시 말해 무게와 크기는 노트북 자체의 존립 여부를 좌우할 만큼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노트북 PC를 사용하고자 하는 주목적은 언제 어디서나 이용하기 위해서다. 제 아무리 성능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3-4㎏씩 무게가 나간다면 이미 그 제품은 노트북 고유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학생이라면 책가방의 한쪽에 책 한권 더 넣는셈 치고 가지고 다니면서 도서관에서건, 교내의 한적한 벤치에서건, 혹은 여자 친구를 기다리는 카페에서건 늘 이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없다면 노트북 PC를 써야 할 이유가 없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컬러 LCD를 장착한 노트북은 2.7-3.2㎏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1.8-2㎏의 초경량 초소형 서브 노트북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 이 제품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서브 노트북이란 다이어리 사이즈의 초소형 제품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3.5인치 디스켓을 외장형으로 장착한 제품들이 바람직하다. FDD를 내장하면 PCMCIA 슬롯을 장착하지 못하거나 배터리가 작아져 사용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노트북의 이동성을 결정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가 사용시간이다. 특성상 외부에서 주로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노트북 PC의 배터리 수명이 너무 짧다면 구입을 심각히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배터리의 수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용 시간은 현재 대부분의 제품이 2-3시간 정도를 유지하는 정도이며, 최근에는 5시간에서 노트북 자체의 전원관리기능을 활용할 경우 최장 8시간까지 사용한 제품들도 나와 있다. 그리고 TFT LCD를 장착한 제품의 경우는 DSTN LCD를 장착한 제품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도록 한다.
현재 가장 많은 제품들에서 채용하고 있는 Ni-Cd(Nickel Cadmium) 배터리는 메모리 이펙트(Memory Effect) 기능이 있어 오랜 시간 사용하면 수명이 짧아지는 단점이 있다. 메모리 이펙트란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을 하면 용량을 나머지 공간만큼만 인식함으로써 용량이 계속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메모리 이펙트가 없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Ni-MH(Nickel Metal Hybrid) 전지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Ni-Cd 배터리를 사용한 제품은 되도록 피하도록 한다. 이들 제품은 구형 모델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서서히 고급 모델을 중심으로 수명이 길고 무게가 가벼운 수소 배터리가 채용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도 염두에 둔다.
PCMCIA카드 도입으로 더욱 가벼워져
노트북 구입에 앞서 노트북의 특성올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통신기능도 눈여겨 살펴볼 일이다. 통신은 노트북의 장점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기능으로, 모뎀을 내장한 제품도 있으나 모뎀 카드를 내장형으로 장착하면 부피가 커지는 문제점이 있다.
노트북 PC의 생명인 무게와 부피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데스크톱에 못지 않는 확장성을 제공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PCMCIA 카드다. 이것은 노트북 PC의 부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데스크톱에 못지 않은 기능과 확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PCMCIA(Personal Computer Memory Card International Association)란 표준화 기구에서 제정한, 일종의 노트북 PC에 장착하는 슬롯의 표준 부품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PCMCIA 규격은 데스크톱 PC의 경우 거의 모든 부품들이 통일되어 있어 사용자가 확장을 원하면 시장에서 쉽게 부품을 구해 쓸 수 있는데 반해 노트북은 각 제조회사별로 부품들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많은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이 기구는 이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듯이 처음에는 메모리카드 인터페이스의 표준으로 출발하였다. 이것을 PCMCIA 타입 Ⅰ (최고 3.3㎜의 두께로 주로 S램이나 플래시 롬 등의 메모리 카드 등에 적용)이라고 정하고 이후 계속해서 타입 Ⅱ(최고 5.5㎜의 두께까지 허용하며 팩스모뎀, LAN카드 등 통신용 장치에 사용), 타입 Ⅲ(10.5㎜ 두께로 분리형 HDD)를 제정하였다. 이 밖에 아직 PCMCIA협회에 의해 지정은 안되었지만 18㎜두께의 고용량 HDD가 타입 Ⅳ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PCMCIA 카드가 모두 노트북의 통신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타입Ⅱ를 이용하면 모뎀이 장착되어 있지 않아도 통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동성이 좋아야 한다는 노트북의 특성상, 앞에서 말한 PCMCIA슬롯 외에 IR(Infrared)통신(적외선무선통신) 기능을 내장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는데, 이런 기능은 노트북의 효용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IR통신 기능은 노트북을 가지고 작업한 데이터를 별도의 선을 연결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다. 즉 IR통신 포트를 제공하는 제품은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다가 사무실이나 가정에 돌아왔을 때 혹은 외부에서도 IR통신 포트를 가지고 있는 다른 PC나 OA기기들과 1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는 무선으로 데이터 송수신을 할 수 있다. 프린터에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즉시 프린트할 수도 있고, 외부 키보드나 마우스 등도 별도의 케이블 연결 없이 사용이 가능해 출력이나 데이터 전송 등 기타 작업들을 수행할 때 매번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없애준다.
노트북 역시 PC, 확장성 가능성 살펴야
노트북 PC를 구입하는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중 하나인 LCD(Liquid Crystal Display)에 대해서 알아보자. LCD는 두개의 유리판 사이에 전극판이나 소자 등을 장착한 것으로 저가형 노트북 등에 주로 사용되는 STN(Super Twist Nematic), 최근 주류를 이루고 있는 DSTN(Double Super Twist Nematic), 그리고 해상도는 가장 뛰어나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싼 TFT(Thin Film Transistor) 등으로 나뉜다. 크기로 보자면 7.8인치 8.2인치 8.4인치 9.4인치 10.4인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11.3인치 짜리 제품도 선보이고 있지만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한 서브 노트북에서는 8.4인치가 주로 장착되어 있다.
노트북 PC를 구입할 때는 LCD 화면에 문자가 선명한지 확인해본다. 또 LCD는 모니터에 비해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속도가 느리므로 화면에 디스플레이 되는 상태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이와 함께 LCD 화면에 줄이 생기지는 않나, 화면상의 색상분포도는 고른가 등도 살펴보아야 한다.
한편 노트북 역시 PC임을 염두에 두고 확장성, 기능성 등도 구입 전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 실외에서 사용할때는 이동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집이나 사무실로 가지고 들어왔을 때는 데스크톱 PC에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살펴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제품들 가운데는 사운드 카드와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회의나 간단한 인터뷰 내용 등을 녹음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뿐만 아니라 CD-롬 드라이브가 내장된 제품들은 다양한 타이틀을 이용할 수 있어 멀티미디어 PC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서브노트북에는 CD-롬드라이브가 내장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외장형 드라이브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외장형 CD-롬 드라이브는 PCMCIA 타입Ⅱ 슬롯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MPEG 보드나 TV수신 카드 등을 장착하면 야외에 나가서도 영화나 TV를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카드를 노트북 자체에 장착할 경우 부피가 커지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이들 기능은 일반적으로 도킹스테이션(Docking station)에 장착한다. 도킹스테이션은 노트북 PC를 데스크톱 PC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기능과 확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노트북 PC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밖에 CPU, 메모리, 배터리 등의 확장과 교체가 용이한지 확인하는 것도 잊으면 안될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배터리 등은 표준규격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표준 규격의 부품을 사용한 제품들이 추가 확장이나 부품교체시 수월하기 때문이다. CPU의 전력 소모도 빠트리지 말고 확인해야 할 점. 3.3V와 5.5V 중 3.3V 저전력 설계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상으로 노트북 PC 구입시 꼭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 보았다. 노트북 PC를 살 것인가, 데스크톱 PC를 살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기꺼이 노트북 PC를 살 것을 권한다. 노트북 PC의 부피와 무게는 줄어들어 드는 대신 데스크톱에 못지 않은 기능과 확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필요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무기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