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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네트와 관련된 최대의 축제인 '아이네트 월드'가 지난 6월말 하와이에서 열렸다. 올해 대회는 최근 폭발적 붐을 이루고 있는 웹선풍과 함께 더이상 인터네트가 학술망에 머물고 있지 않음을 실감케했다. 바야흐로 본격적으로 '인터네트를 통한 돈벌이'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6월 27일 하와이에서 개막돼 4일 동안 열린 '아이네트 월드 95'는 인터네트에 쏠린 세계의 이목을 실감케 한 행사였다. 일명 '인터네트 축제'로 불리는 이 행사에는 인터네트 관련 기업가와 교수 연구원 등 각계 인사 5백여명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인터네트와 관련된 세계 최대의 민간단체인 '인터네트 소사이어티'가 주최하고 있는 이 행사는 그동안 인터네트의 새로운 기술 등이 주로 발표돼 왔다. 또 일반적으로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회가 쇼 비즈니스 성격을 띠고 있는 반면, 아이네트 월드는 학자들이 주축이 된 일종의 학술회의 성격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 세미나와는 별도로 전시 부스를 마련함으로써 인터네트가 단순히 학술망에 국한되지 않고 본격적인 상업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즉 인터네트에서 멀티미디어 통신을 가능케 해준 월드와이드웹을 기반으로 상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올해 아이네트월드의 가장 두드러진 주제였다.

기업 가운데 월드와이드웹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드러낸 곳은 미국의 '썬마이크로시스템'사 였다. 썬은 차세대 인터네트 브라우저(검색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언어로 불리는 핫자바를 이번 전시회장에 들고 나와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번 아이네트 월드 개최의 주역인 사이버 캐시사 사장과 KAIST 전길남 박사.


썬, 핫자바로 '천하통일' 예약
 

아이네트 월드 95전경.


현재 브라우저로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네트스케이프나 모자이크 등이 멀티미디어 통신과 쌍방향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는 것에 비해 핫자바는 한층 진일보된 인터네트 통신을 지원한다. 즉 네트스케이프 등에서 동화상과 사운드를 즐기기 위해선 별도의 보조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핫자바로 프로그래밍된 브라우저는 이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보조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또 즉각적인 인터액티브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다시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시간상의 낭비를 피할 수도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썬사는 한 예로 핫자바를 유용하게 시험 사용 하고 있는 두곳을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스포츠 소식을 월드와이드웹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스타웨이브사. 이 회사는 그동안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이를 웹서버에 별도로 올리고 이용자는 이를 다시 다운로드 받아야 했다. 그러나 핫자바를 이용할 경우 현재 띄운 화면에서 새로운 경기 정보를 계속 받아 볼 수 있다.

또 상담 흥정 등 인터액티브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인터네트 쇼핑몰에서도 핫바는 유용한 브라우저다. 지난 94년 설립, 하루 3백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터네트 쇼핑네트워크(ISF)'에서 핫자바를 시험한 결과 2백50여명의 딜러들이 동시에 대화를 하면서 거래 상담을 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네트스케이프사가 네트스케이프에 핫자바를 이식시키기로 공식 발표함에 따라 차세대 브라우저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핫자바가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일반적 견해였다.

한편 전화사업체들의 인터네트 시장 진출 의욕도 이번 행사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였다. 지난해 11월 인터네트 MCI를 설립한 미국의 전화회사 MCI 측은 자신들의 인터네트 서비스 중 '마케팅 플레이스 MCI'에 가장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상품판매와 광고, 회사소개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MCI측이 인터네트를 얼마나 유용한 상업망으로 보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MCI의 인터네트 사업을 담당하는 한편 인터네트 소사이어티의 회장을 맡고 있는 빈트서프씨는 "20세기 말에는 전화사업체들이 전화 사업 이외에서 절반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이며, 그중 상당부분이 인터네트 수입이 될 것이다"고 선언했다. 빈트서프씨는 또 "현재 컴퓨서브 프로디지 등 미국의 PC통신업체들이 인터네트 서비스업체에 밀리기 시작했다"면서 "조만간 PC통신과 인터네트의 구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CI 이외에 미국의 제3위 전화 사업체인 '스프린트'도 자사의 인터네트 서비스를 선보였고, 심지어 도이치텔레콤도 자신의 부스를 마련, 인터네트 사업에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서 활발하게 논의된 것은 월드와이드웹을 이용한 사업 가능성과 디지털 머니 등 인터네트상의 결제수단이 현실화될 것이냐는 점이었다.

디지털 머니에 대해서는 현재 '사이버 캐시' '웰파고뱅크' 등이 시험 가동되고 있으나 보안상의 문제와 통화관리를 맡고 있는 정부의 규제로 아직 실용화되기에는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인터네트 상의 온라인 쇼핑이 점점 증가하면 할수록 디지털 머니의 요구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주장이다.
 

미국 썬사가 발표한 웹 브라우저 프로그래밍 언어 핫자바는 이번 대회 최대의 화제작이었다.


"돈벌이는 인터네트에서"

디지털 머니의 신화를 꿈꾸는 '사이버 캐시'사의 다니엘 린치 사장은 "돈이 벌린다고 판단되는 분야에는 기업이 몰린다. 기업들이 몰리면 자금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2-3년 내에 그 장소는 인터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을 이용한 사업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성공사례가 발표됐다. 우선 공공부문에서 미국 정부의 '기술 재투자 프로젝트'(TRF)의 자금지원을 받아 지난 94년 4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커머스 네트'(Commerce Net) 컨소시엄이 주목을 끌었다.

실리콘밸리와 미서부 통신회사들이 주축이 돼 구축한 커머스 네트는 일반기업들이나 개인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자유자재로 접근, 사업 정보와 경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중 통신망. 주로 상품 정보를 담은 전자 카탈로그와 기업간의 전자메일 기술자료 네트워크기술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매주 2만5천여개의 업체가 2백20만여회가 넘게 커머스 네트에 접속하고 있어 5년 이내에 미국의 모든 업체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사업정보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또 다른 성공사례로는 인터네트의 대표적인 정보지도인 'GNN'으로 유명한 미국 오릴리사가 월드와이드웹을 이용한 전자출판을 시험,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

호주 뉴질랜드 하와이 등의 관광업체들도 월드와이드웹을 통한 관광안내로 짭짭할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일본의 3대 가전업체 중 하나인 다이치사도 조만간 자사의 주문판매를 인터네트에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이번 행사에서는 월드와이드웹을 이용한 교육활동과 인터네트의 보안문제, TCP/IP의 뒤를 이을 새로운 인터네트 통신 프로토콜에 대한 학술적 논의 등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인터네트 소사이어티 이사회가 주축이 돼 개최했는데, 인터네트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공로를 한 각국 18명의 인사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중에는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KAIST의 전길남 교수가 참가하고 있으며, 전 교수는 이번 행사의 개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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