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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도핑콘트롤센터장 박종세


과학의 발전에 따라 측정 기술의 수준은 놀랄 만큼 발전을 거듭해왔다. 과거 20-30년 전만 해도 1만분의 1 정도의 농도를 측정하는 일은 큰 문제였지만 이제는 수십억분의 1을 측정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게 됐다.

이와 같은 분석기술의 향상은 분석결과를 어떻게 인정하고, 그 결과의 해석을 어찌해야 하는가 하는 새로운 문제점을 야기했으며, 분석 결과를 어떤 절차와 규격에 따라서 실험된 것만 인정하자는 ISO 시리즈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실험실을 책임지고 있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실험실에서 나온 결과가 다른 연구자에 의해 검증되고 확인받아야 한다는 것이 '자존심'상하는 일이라고 언짢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 실험실의 결과가 타인의 행위나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이는 다른 실험실의 결과가 자기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금방 수긍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험실 결과가 반드시 특정한 합의과정을 거친 공인된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 올림픽위원회에서는 약물검사(doping) 결과로 선수들의 메달을 박탈하고 선수들에게 많은 불이익을 주는 등 그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올림픽 약물 검사실을 엄격한 공인 절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필자가 맡고 있는 한국 과학기술연구원 도핑콘트롤 센터도 88년 서울올림픽 전에 IOC에서 보낸 전문가에 의해 센터 연구진의 연구경력을 평가받고 시험 시료를 적시에 정확하게 분석, 모든 면에서 합격하였기에 국내 최초의 공인을 받았고, 그 후 매년 재공인 시험과정도 무난히 통과하고 있으니 보람이 아닐 수 없다.


1987년 국제 올림픽위원회의 공인 시료를 가지고 도핑콘트롤센터를 방문한 IOC 위원들. 왼쪽부터 IOC 서독(통독 이전) 대표인 마이클 크래프트 박사, IOC 의무분과 위원인 옛 소련의 세메노프 박사와 우라렛 박사. 필자는 이들 옆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1995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종세 도핑콘트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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