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의 존재여부는 우주론의 중심과제다. 그 양이 얼마이냐에 따라 우주가 더 팽창할 것인지 아니면 수축하면 대붕괴를 초래할 것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흑물질은 쉽사리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주를 이해하려는 대담한 시도에서, 우주론자들은 불쾌할 정도로 손을 뒤로 빼버리곤 한다. 예를 들면 그들은 눈으로 보는 그 이상의 것을 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과 은하를 감싸고 있는 그 무언가의 본성을 파악할 수 없다. 어렴풋한 물질의 인력은 천체 형성과 우주의 총체적인 구조를 조직했음에 틀림없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 보이지 않는 질량의 풍부함은 우주를 운명지을 수 있었다. 여태까지 과학자들이 측정 혹은 추론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질량이 없다면 그 운명은 정말 황량하게 보일 것이다.
지난 20 여년 동안, 이 잃어버린 질량에 대한 자료는 천문학자들을 압도하면서 괴롭혔다. 보이는 별과 가스는 은하의 관측되는 형태와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중력을 생산해내기엔 매우 부족하다. 만약 엄청난 양의 보이지 않는 물질이 없다면 은하는 성단으로 될 수 없고 모든 방향으로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우주의 90%를 발견할 수 없다
계산상으로, 이 잃어버린 질량은 우주 총 질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그 자체의 신비스러움을 묘사하는 암흑물질로 부른다. "우주의 90%를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난처한 상황이다"라고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마건(Bruce H. Margon)박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암흑물질의 본성과 양을 확인하는 것은 오늘날 우주론에서의 중심과제로 떠올랐다. 이것은 모든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새로운 망원경을 가지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조사하지만 총우주 질량의 아주 작은 부분 이상을 관측하는 데에는 계속 실패함으로써 우울해하고 있다. 그들은 암흑물질의 중요한 부분이 자신이 다루고 있는 큰행성, 희미한 혹은 약해진 별들, 강력한 중력의 블랙홀로 이뤄져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얼마전에 발표된, 허블우주망원경에 의한 두개의 관측결과는 암흑물질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희망을 무시한 듯하다. 그들은 희미한 작은 별이나 적색왜성은 은하에서 잃어버린 많은 질량을 차지할 만큼 풍부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표에서보다 1백배나 더 희미한 별들을 탐지할 수 있는 우주망원경이 적색왜성은 실제로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사실은 연구의 짐을 관측천문학자로부터 우주론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가는 입자물리학자에게로 떠넘겨 놓았다. 그들은 우주선(cosmic ray)과 거대한 가속기속에서의 입자충돌실험, 그리고 이론에서 도출된 개념의 관점을 가지고 우주를 설명하고자 애쓴다. 보통물질의 범위를 넘어서서 암흑물질의 문제를 풀려고 안간힘을 쓴다.
우주질량의 일부라고 물리학자들이 제안한 입자는 우주에 널리 퍼져있는 원자보다 작은 입자인 빠른 속도의 뉴트리노 형태일 수 있다. 그들은 우주 창조의 폭발 사건을 이론화한 빅뱅의 부산물을 알고 있었지만 뉴트리노가 어떤 질량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다. 물리학자들은 잃어버린 질량의 많은 부분은 좀 색다르고 흐름이 완만할거라 생각하고는 그것을 차가운 암흑물질이라고 부른다. 여러가지 이론상의 반응에 대해서 그런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무거운 입자들(WIMPs)은 어마어마한 양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찾아낼 수 없었다.
불확실의 시기
연구는 심오한 철학적 암시를 띠고 있다. 만약 우주의 대부분이 우주론자들이 지적한대로 이전에 결코 본 적이 없고, 별과 지구,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보통' 물질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물질로 구성되어 있음이 발견된다면 5세기전 지구가 우주의, 심지어는 태양계의 중심도 아니라는 것을 폭로했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이상의 사고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론가들에게 지금은 의문의 시기이다. 천문학자와 입자물리학자들에게 암흑물질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들은 자신이 가장 신중히 여기는 이론의 타당성을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시카고대학의 슈람(David H. Schramm)박사는 "암흑물질 문제는 빅뱅우주론에서 아마도 가장 큰 미스터리로 남아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빅뱅이론과 그이후 은하와 성단같은 대규모의 덩어리로 진화하는 표준모델을 지지하는 몇개의 관측사실에 따라, 암흑물질의 형태와 풍부함을 연구함으로써 이론가들은 마침내 어떻게 우주가 모든 방향으로 완만하고 균일하게 시작했는지를 설명하는 성가신 문제를 풀 수 있었다. 그런 근본적인 전환에 충분한 시간이나 질량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최근의 천체지도는 몇년 전에 상상 했던 것보다 성단의 크기가 더욱 커졌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이런 은하의 크기는 5억광년 정도 가로질러 있다. 이를 종합해 허블망원경은 최근에 우주의 평창률을 측정해서 우주의 나이가 80억년 정도로 어리다고 암시했다. 이전의 추정값 2백억년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론가들은 또한 암흑물질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했다. 왜냐하면 최후의 운명은 얼마나 많은 질량이 거기에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충분한 질량이 우주에 퍼져 있다면 인력이 수축력으로 작용해 정지하게 되고, 심지어 되돌아가게 해서 '빅 크런치'(big crunch)로 묘사되는 대붕괴를 초래한다. 반면에 질량이 매우 희박하다면 인력이 너무 약해서 우주는 영원히 팽창하게 될 것이다. 그런 열린 우주는 가스, 먼지 그리고 왜성의 재로 가득차 기온이 절대온도 0도(미래엔 big chill로 특징지어진)로 떨어질 것이다(걱정하지 마라. 그런 최후는 수십억년 이후가 될 것이다).
임계밀도 줄타기
이 극단적인 예들 사이에 임계밀도라 불리는 좀더 매력적인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질량은 영원히 팽창하는 것과 붕괴되어 버리는 것 사이에서 정확하게 평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10㎥공간에 수소 원자가 하나씩 있는 임계밀도는 평소 우주론자들에 의해 Ω(오메가)=1'로 표현된다.
이론적이고 미적인 이유로 인해 우주론자들은 오랫동안 임계밀도의 동조자가 되어 왔다. 대규모 은하의 운동은 거대한 인력으로 알려진 보이지 않는 물질들과 관련이 있고, 느려진 우주의 팽창률은 우주질량이 임계밀도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빅뱅이론은 임계밀도를 요구하는 것 같다.
슈람은 '스카이 앤 텔레스코프' 잡지의 94년 10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가장 모범적인 빅뱅모델에서는, Ω=1에서 극히 미세한 탈선조차도 곧 파멸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특별한 조율의 선택없이 새로 태어난 우주는 즉시 붕괴되거나 혹은 너무 빨리 팽창돼 별을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할 것이다."
1981년 인플레이션 모델에서, 간단하지만 드라마틱한 팽창이론인 빅뱅에 대한 부분적인 수정이 이루어졌는데, 우주가 정확한 임계밀도를 가져야만 한다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인플레이션 빅뱅이론은 그것이 우주역사에 대한 다른 많은 것을 적절히 잘 설명해 주기 때문에 널리 지지받고 있다. 그러므로 우주론자들은 임계밀도에 대한 그것의 예언을 믿고 싶어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암흑물질을 이해하는 노력보다 더 많은 것을 쏟아 부어야만 할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주질량에 대한 모든 측정치는 임계밀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예컨대 '빅칠'(big chill)로 가는 열린 우주의 징조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오스트라이커(Jeremiah P.Ostriker) 박사는 보이는 것과 암흑물질 같은 것의 결합이 기껏해야 임계밀도의 20% 또는 30%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Ω=1 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경험주의자이다. 그들은 Ω〉1에 대한 실질적인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라고 워싱턴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호간(Craig J Hogan)박사는 말했다.
프린스턴고등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인 바콜(John N. Bahcall)박사의 적색왜성에 대한 연구는 암흑물질의 가능성을 제외하고 그것을 좀더 무디게 하는 것 같았다. 바콜은 "나는 황제가 아무 옷도 걸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자신에게 인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학의 이론물리학자인 프리막(Joel Primack)은 항복하지 않았다. 그와 동료들은 뉴트리노와 WIMPs 같은 차가운 암흑물질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비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리하면 앞의 반론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리막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최근 일본의 뉴트리노(중성미자) 망원경은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잃어버린 질량의 어느 정도는 설명해줄 수 있다는 '훌륭한 단서들'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오메가=1'을 만들기 위한 노력
슈퍼컴퓨터에 의한 모의실험에서, 뉴트리노만의 모델이나 차가운 암흑물질만의 모델로는 오늘날과 같은 우주를 건설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뉴트리노는 휭하고 빨리 지나가는 '뜨거운' 것이므로 은하를 형성할 정도로 충분히 뭉쳐지지 않는다. 반면에 서서히 움직이면서 재빨리 덩어리를 만드는 차가운 암흑물질은 많은 성단을 만들 것이다.
심지어 뉴트리노와 차가운 암흑물질을 1:2로 혼합한 것도 컴퓨터 모의실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 혼합물은 우주 역사에 대해 최근의 관측결과가 제시하는 것보다 나중에 은하를 만들 것이다. 몇몇은 그런 혼합된 암흑물질이 끝내는 그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나 많은 과학자들은 그런 방법에 불안해한다.
가장 고무적인 발전중의 하나는 뉴트리노가 유한 질량을 갖고 있음이 확실해진 것이라고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그 질량이 암흑물질의 대부분을 설명할 정도로 충분할까?
천문학자들은 암흑물질이 될 수 있는 좀더 보통의 물질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작은 질량의 별들과 목성 크기의 행성, 은하의 가장자리에 흩어져 있을지도 모를 다른 희미한 물체들을 계속해서 탐색한다. 그들은 작은 질량을 가진 블랙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우주의 질량에서 좀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아무것도 작용하지 않고 Ω가 1에 가까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출구를 찾아야만 한다"라고 호건이 말했다.
그것은 1917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그리고 자신이 후에 '크나큰 실수'로 부인한 우주상수 문제를 다시 한번 일으켰다. 그 생각은 빈공간에서 에너지가 우주팽창에 제동기로 쓰여질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한 것이다. 만약 상수값이 과학자들이 지적한 대로 상당히 낮다면 그것은 우주에서 관측된 물질의 밀도와 그렇게 열렬히 찾았던 임계밀도 사이의 차이를 만들 것이다. "과학자들을 필요로 하는 지금, 그들은 우주상수를 재검토하고, 그것을 방해하는 알려지지 않은 원리를 찾고 있다. 아직도 조작된 요소들이 그들을 불편하게 한다. 그것은 과학자들에게 행성의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서 점점 더 복잡한 천체의 메커니즘을 고안함으로써 태양계의 지구 중심관에 맞추었던 중세 천문학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어긋나는 개념들의 혼란과 우주의 대부분의 것을 찾는데 대한 계속되는 실패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신봉한 낙관적인 가설, 즉 "우주는 이해할 수 있다"는 과학의 신념에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주론자들은 절망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실패하지 않는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오스트라이커는 "암흑물질이 겉으로는 다루기 힘든 문제이지만, 그것은 흥미롭다"라고 말한다.
"더 좋은 성능의 망원경과 다른 기구들이 있다면 우리 이론들을 25년 전보다 훨씬 많은 자료에 맞추어 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콜은 말하면서 "아울러 우리의 가장 단순한 모델들이 넓게 퍼져 나간다는 것은 새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을 의미하므로 좋은 징조"라고 했다.
그리스인들은 우주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그것이 단순하다고는 말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