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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95-도스 필요없는 32비트 운영체제

8비트와 16비트의 중간격이라 할 수 있는 IBM XT기종이 처음 선보인 이후 10년이 조금 못되는 시간 동안 하드웨어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엄청나게 빠른 CPU와 대용량의 하드디스크, 가속 비디오카드 등은 변화의 대표적인 예에 해당된다. 이 보다는 다소 못하지만 응용프로그램 역시 상당한 변화를 가져와서 사용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운영체제는 이들과 다른 양상을 보여왔다. XT와 함께 시작된 도스는 지금껏 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대안은 찾기 힘들었다. 물론 윈도우의 등장으로 새로운 운영환경은 만들어졌지만 이 역시 도스로 부팅을 한 후 작동된다는 점은 한계를 드러낸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틀 계기로 길고 지루했던 도스시대는 큰 전환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윈도우 95라는 새로운-그렇지만 결코 새롭지만은 않은-운영체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윈도우 95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선보이는 윈도우 3.1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그간 윈도우는 도스를 설행한 후 프롬프트에서 win이라고 입력을 해야 실행됐고, 도스의 내부요소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착안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스와 윈도우를 결합한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이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 왔고, 그 결과물이 바로 윈도우 95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도스나 윈도우 두 제품이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 제품인 만큼 결합이 뭐 대단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운영체제는 다른 응용프로그램과 달리 작은 버그라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형편이다.

익스플로러 통해 작업진행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95의 특징은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한 32비트 운영체제라는 점이다. 두번째는 효과적인 자원관리를 통해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이며 세번째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도스 및 윈도우 3.1용 프로그램과 완전하게 호환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면 외에도 윈도우95는 외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어서 보다 편리한 그래픽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보다 선진적인 GUI가 어떤 것인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윈도우 95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도스는 명령어를 직접 입력하는 조작방식을 채택했으며 문자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때문에 키보드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했고 일일이 명령어를 외워야 한다는 불편이 있었다. 윈도우 3.1은 이를 보완해서 글자 대신 그림 심벌을 사용해서 마우스로 조작하는 방법을 채택했으며 윈도우 3.1의 조작방식은 GUI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되곤 했다. 하지만 단순히 겉모습을 바꾼 것만으로는 본격적인 GUI로서는 부족한게 사실이다. 결국 윈도우 95는 과거 3.1의 좋은 점을 대거 채택했으면서도 근본적인 조작법이나 사용에 대한 개념을 모두 새롭게 교체하여 등장했다.

비 IBM 계열의 컴퓨터로 잘 알려진 두 기종이 있다면 바로 매킨토시와 넥스트를 들 수 있다. 이들 두 기종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운영체계를 제공하고 있는데 매킨토시의 '시스템'이나 넥스트의 '넥스트스텝'은 단순한 운영체제라기 보다 이들 기종을 선택하게 만드는 핵심요소로서 작용할 만큼 뛰어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복잡한 설명서를 보지 않더라도, 또 장시간의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보다 직관적인 조작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윈도우 95는 이를 기본정신으로 삼아 만들어졌다.

윈도우 95의 초기화면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화면 하단에는 태스크막대가 보이며 화면 상단 왼쪽에는 '내 컴퓨터 "네트워크환경', '휴지통'이 보인다. 얼핏 매킨토시의 시스템을 연상시키는 초기화면은 실제 조작법에 있어서도 매킨토시와 유사하다. 태스크막대는 특별히 사용자가 지정하지 않는 한 언제나 화면 하단 앞쪽을 차지한다. 기존의 윈도우 3.1에서는 데스크톱의 빈 공간을 마우스로 더블클릭하거나 단축키 Ctrl-ESC를 눌러 작업관리자를 부른 후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몇개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 왔다. 하지만 윈도우 95에서는 현재 실행되고 있는 작업이나 잠시 중지되어 있는 작업 등 모든 상황이 태스크막대에 나타나기 때문에 손쉽게 작업 교체를 진행할 수 있다.

태스크막대의 맨 앞에는 시작단추가 보이는데, 이 단추를 누르면 기본적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으며 윈도우 3.1과 같이 각각의 그룹에 해당된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 있다. 또 원하는 형태로 태스크막대의 위치를 옮길 수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작업은 시작 단추의 상단에 추가/삭제가 가능하다. 매킨토시의 경우에는 화면 오른쪽 상단에 하드디스크가 표시되지만 윈도우 95는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된 모든 시스템 자원이 나타나는 '내 컴퓨터'가 나타나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를 통해 파일을 관리하거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작업의 근간은 기존의 프로그램 관리자와 파일 관리자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인 '익스플로러'를 통해 진행된다. 익스플로러는 파일관리자인 동시에 프로그램 관리자이기 때문에 이전처럼 번거롭게 두 프로그램 사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또 화면의 표시형식 역시 파일 이름을 나타내는 전통적인 방식을 비롯하여 아이콘과 설명, 작은 아이콘, 큰 아이콘의 4가지 형태로 지정이 가능하므로 사용을 더욱 편안하게 한다. 익스플로러를 접하면 첫번째로 기존의 디렉토리와 그룹의 개념이 폴더로 교체되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아니겠지만 초보자에게 더블클릭은 다소의 부담을 주는 조작방식이다. 마우스의 포인터를 고정시킨 후 빠르게 두번 마우스의 왼쪽단추를 누르는 더블클릭은 노트북의 보급이 늘고, 컴퓨터의 사용계층이 늘어나면서 재검토대상 1순위에 올랐다. 결국 윈도우 95는 더블클릭 대신 한번 누르고 나면 마우스 커서가 계속 나타나고 메뉴가 열리며 한번 더 누르면 실행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이는 아주 작은 변화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사용자에 따라서는 다른 어떤 변화보다도 즐겁게 여겨질 수 있다.

마우스와 관련된 또다른 변화로는 오른쪽 단추 누르기를 들 수 있다. 이제까지는 몇몇 응용프로그램에서만 오른쪽 버튼이 사용되어 왔지만 윈도우 95에서는 기본적으로 상황에 따라 오른쪽 버튼의 역할이 바뀌며 편리함을 제공한다. 예컨대 데스크톱에서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작업을 진행하는 메뉴를 선택하거나 화면의 해상도 및 밑그림을 바꾸는 작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문서작성기에서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간이 메뉴가 나타나 복사 붙이기 등의 작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한마디로 보다 효과적인 컴퓨터 작업이 진행될 수 있는 여지를 제시한 것이다.

윈도우 95는 다른 32비트 운영환경과 몇몇 점에서 무척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매킨토시와 넥스트스텝, 윈도우3.1의 복합체처럼 생각될 수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베껴왔다기 보다 효과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 하다. 윈도우 95는 기술적인 면 못지않게 시각적인 면이나 조작법에서도 보다 직관적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형태를 갖고 있다.
 

윈도우 95는 윈도우 3.1의 기능을 한층 강화·보완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도스와 인터페이스를제공한다. 도스와 윈도우 3.1을 결합한 윤영체제인 윈도우 95는 이전 버전과도 호환성을 갖고 있다.


OS/2 멀티태스킹 완벽-호환성 뛰어나

OS/2는 IBM에서 만든 386 이상의 프로세서에서 작동하는 PC급의 32비트 운영체제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AT용으로 개발된 초창기 버전은 제외한 것이고 앞으로 설명할 내용도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2.0 버전에서부터 가장 최근에 발표된 OS/2 버전 3인 일명 '워프' 까지의 기능에 관한 것이다.

특히 워프는 시스템 최소 요구 사양을 대폭적으로 낮추었다. 기존 2.1 버전에서는 6MB의 램이 있어야 설치가 가능한데 비해 워프는 4MB에서도 설치가 되고 어느 정도 사용이 가능해졌으며 그에 따라 같은 시스템에서의 수행속도도 향상됐다. 이밖에도 여러 부분을 보강해 새로 태어난 작년 후반기 이후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카피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타 프로그램과 호환성도 뛰어나

OS/2의 GUI환경은 '객체(object)'의 개념을 상당히 많은 부분에 도입해 만든, 이른바 '객체 지향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환경은 워크플레이스 셸(WPS, Work Place Shell)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다루어지는 대상을 객체로 관리하기 때문에 마우스를 통해서 많은 작업을 해낼 수 있다. 한 예로 끌어넣기(Drag & Drop) 기능을 들 수 있는데, 출력을 원하는 파일을 마우스 버튼으로 집어서 프린터를 나타내는 객체 위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는 사실 외형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 나타나는 것일 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객체지향성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OS/2가 도스나 윈도우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요인은 뛰어난 성능 때문만은 아니다. 80x86계열의 CPU가 지금까지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요인이 하위 호환성 때문인 것을 보면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임이 분명하다.

OS/2에서는 대부분의 일반적인 도스, 윈도우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80386 이상의 프로세서에는 가상 86모드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를 이용해 도스용 프로그램의 멀티태스킹을 구현하게 되며, OS/2의 도스세션은 DPMI(Dos Protected Mode Interface)를 지원한다. 윈도우용 프로그램의 경우 두 가지 방법으로 지원하는데, 첫번째는 도스상에서 MS 윈도우를 실행한 것과 같이 화면 전체에 윈도우 세션을 실행하는 WIN-OS/2 전화면모드이고, WPS 화면 위에서 OS/2용 프로그램을 실행한 것과 똑같이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방법인 심리스(Seamless) 모드가 그 두번째다.

이러한 윈도우 응용프로그램은 MS 윈도우가 포함된 OS/2 풀팩 버전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지원이 되고 있으며 기존 윈도우 사용자라면 윈도우 코드가 빠진 윈도우용 OS/2 버전을 구입해 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OS/2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멀티태스킹 능력일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통신망에 접속해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서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동시에 프린터로 출력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멀티태스킹의 구현을 위해서 OS/2에서는 선점형(Preemptive) 방식을 사용한다. 선점형 방식이란 여러가지 프로세스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우선권을 커널이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 OS/2에서는 거기에다 각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보호하기 때문에 한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응용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윈도우 프로그램은 윈도우상에서 비선점형으로 실행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OS/2상에서 분리세션(Separate Session)기능을 이용하면 여러 개의 윈도우 세션을 각각 개별적으로 실행하게 돼 사실상 멀티태스킹이 이루어지게 된다.

파일 할당 테이블(FAT)방식의 파일 시스템은 아주 오랜 기간 도스 사용자들의 디스크를 차지해 왔고 파일관리 면에서 많은 불편함을 주었다. 그러나 OS/2에서는 HPFS(High Performance File System)을 지원한다. HPFS는 파일 이름을 2백54자까지 사용할 수 있고 FAT 파일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파일 속성 이외에 많은 확장 속성을 가진다. 또한 FAT방식에서는 섹터를 클러스터 단위로 묶어서 관리하는데 비해 HPFS에서는 섹터 단위로 관리해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디스크 억세스 속도 면에서도 약간의 향상을 보인다.

향상된 파일 시스템도 매력

기업체를 오랫동안 상대해왔던 IBM답게 네트워크 지원은 OS/2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실 OS/2와 관련된 한국 IBM의 주 고객은 개인 사용자가 아닌 기업들이고 미국에서도 많은 기업에서 OS/2를 이용해 LAN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관련 제품으로'Communication Manager/2', 'LAN Management Utility/2'등 많은 소프트웨어가 있으며 'Person to Person/2'는 별도의 상용 프로그램이었다가 워프의 보너스팩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OS/2 사용자층은 미국에 비해 매우 얇은 편이다. 1.x 버전은 일부 컴퓨터 매니아들이 구해서 쓰는 정도였고, 2.0버전에 이르러서야 통신망을 이용하는 사용자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IBM의 홍보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OS/2 사용자모임이 결성돼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요즘들어 한국 IBM에서도 OS/2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이고 얼마전부터 TV광고도 시작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처럼 OS/2를 미리 적재한 PC도 팔릴 예정인데, 현재 뉴텍과 IBM에서 나오는 기종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차로 우리나라에서 일반인들도 OS/2를 접하기 쉬워질 것이다. OS/2의 환경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워크플레이스라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IBM 파워PC에 채택될 'OS/2 for Power PC'의 환경과 동일한 것으로 OS/2를 선택한 사용자는 앞으로도 단일한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윈도우용 어플리케이션에서는 OLE라는 것을 사용해 데이터의 공유 및 결합을 하고 있는데, 매칸토시와 OS/2에서는 앞으로 오픈독(Open-Doc)이라는 것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현재 베타데스팅이 진행중인 오픈독은 대체로 OLE의 기능을 거의 다 포함하고 그 이상의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OS/2는 2.1 버전에서 3,0 으로 버전업하면서 성능의 향상을 보여준 것처럼 발전해 나갈 것이고 앞으로 나올 윈도우 95와도 좋은 경쟁의 관계에서 있을 것이다.

넥스트 스텝 - 워크스테이션과 PC의 장벽 허물 차세대 컴퓨터 환경

스티브잡스는 1979년 애플이라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PC라는 개념을 창조하고, 1984년에는 그림으로만 운영되는 맥킨토시를 만들어 초보자도 마우스 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쉬운 PC'의 개념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이 정도는 컴퓨터에 관심있는 사람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그가 '넥스트스텝(NEXTSTEP)'이란 이름의 '사용하기 쉬운 유닉스', '사용하기 쉬운 워크스테이션'을 만들었다는 것은 별반 알려지지 않았다.

잡스는 넥스트(NeXT)사를 설립하고 1988년 같은 이름의 검은색 본체 큐브(Cube, 정육면체)를 만들어 내보였다. 넥스트 큐브는 모토롤라 68030 CPU를 사용하고 2백56MB의 광자기 디스크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로선 매우 혁신적인 DSP칩을 자체 내장하고 있었다. 이 DSP 칩은 완벽한 스테레오 음향을 구현해 발표회 당시 놀라운 사운드로 관객을 사로잡았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운영체제로는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만든 마하(Mach) 커널과 4.3BSD 유닉스를 사용하고 편리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착했다.

잡스는 컴퓨터 이름에 걸맞게 차세대 컴퓨터의 한 표본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넥스트는 다른 컴퓨터보다 진일보한 것임을 인정받았지만 일반사용자들이 접근하기엔 가격이 너무 비쌌다. 결국 넥스트사는 1993년 2월 넥스트 하드웨어에 대한 사업을 포기하고 경쟁력이 가장 높고 아무도 흉내내지 못하는 넥스트스텝이라는 운영체제를 다른 하드웨어에 이식하기로 했다. 즉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많이 팔려있는 486 PC와 SUN HP DEC의 워크스테이션 상에서 돌아가는 넥스트스텝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이들간에 기종이 달라도 넥스트스텝이라는 운영체제만 사용하면 같은 응용프로그램들을 쓸 수 있도록 해 워크스테이션과 486의 장벽을 허물어버렸다.

아마 이 이야기는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486과 HP SUN DEC 등은 서로 사용하는 CPU가 다른데 호환성을 갖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넥스트스텝은 이 기종 간의 호환성을 위해서 팻바이너리(Fat Binary)라는 것을 사용한다.

이것은 응용프로그램이 여러개의 기계어 코드를 가지고 있어서 실행시에 해당 CPU의 코드가 읽혀져 실행되는 것이다.

한글운영 체제 필요 없는 한글 구현

넥스트스텝은 단순히 도스와 비슷한 운영체제가 아니다. 넥스트스텝은 운영체제 자체에 굉장히 많은 것이 들어있다. 넥스트스텝에 무엇이 들어 있나를 보는 것보다는 무엇이 안들어 있는지 보는 것이 빠르다. 다른 운영체제에서는 응응프로그램들이나 유틸리티가 해야 할 기능들을 넥스트스텝은 운영체제 자체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넥스트스텝의 단점도 있다. 넥스트스텝의 최대 단점은 비싼 하드웨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주변기기에 대한 드라이버도 부족하며, 사용자도 적다. 사용자가 많아야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도 얻고 정보도 얻을 수 있을 텐데 현재로서는 하이텔 OS동우회에서 뜻있는 사람들끼리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나누고 있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단점은 넥스트스텝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에 비하자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넥스트스텝의 첫째 장점은 오직 하나뿐인 객체지향(Object-Oriented)운영체제라는 것이다. 객체지향은 1990년대 들어 소프트웨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마이크로소프트의 카이로(윈도우 NT의 차기버전)나 IBM의 인텔리전트가 객체지향 운영체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객체지향은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커다란 편리함을 가져다준다. 한 예로 도스용 게임인둠(DOOM)은 넥스트스텝상에서 개발돼 그 소스를 그대로 가져와서 도스에서 다시 컴파일 한 것이다. 독자가 만약에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다면 개발도구로서 넥스트스텝이 매우 매력적일 것이다.

두번째 장점은 넥스트스텝이 채용한 한발 앞선 개념들이다. 넥스트스텝에서는 모든 것이 객체(Object)로 표현된다. 그리고 이들 객체들 사이에서는 통신이 자유로워 데이터의 주고 받음에 제한이 없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자. 넥스트스텝은 자체에 웹스터 사전을 내장하고 있다. 보통 윈도우에서 사전을 쓰는 경우 문서를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사전을 실행시키고 모르는 단어를 입력해야 한다. 오려 붙이기(Copy & Paste)를 사용한다 해도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넥스트스텝에서는 다르다. 단지 문서에서 모르는 단어를 이중 클릭하여 선택한 후에 주 메뉴의 서비스 밑 사전(Define in Webster)을 누르기만 하면 웹스터 사전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선택한 단어를 자동으로 찾아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즉, 사용자는 단지 단어 위주로 명령을 주면 되고 그 단어를 찾아서 보여주는 웹스터 사전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얼핏 보면 당연한 것인데도 지금까지의 운영체제에서는 이런 것을 구현하지 못해 왔다.

넥스트스텝이 가진 세번째 장점은 멋있는 그래픽이다. 넥스트스텝에서는 화면을 만드는 방식이 독특하다. 기존 방식은 응용프로그램이 직접 화면을 제어하며 필요로 하는 그림들을 직접 비디오 메모리에 써주게 된다. 하지만 넥스트스텝에서는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라고 하는 프린트 출력용 언어를 모니터에 적용해 화면에 보여지는 모든 것은 포스트스크립트로 해석해 그려낸다. 따라서 화면에 그려지는 것은 일관적으로 나타나게 되며 특히 출력을 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한다. 아이콘조차도 32비트 컬러로 표현된다.

네번째 장점은 완벽한 한글화다. 기존에는 영문 운영체제가 나오면 그에 해당하는 한글 운영체제가 나와야 하고 또다시 실행되는 프로그램들을 한글화해주어야 했다. 하지만 넥스트스텝에서는 텍스트 객체라는 것이 있어서 텍스트객체만 한글화해주면 응용프로그램을 특별히 고치지 않아도 한글의 입출력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응용프로그램이 실행되면 응용프로그램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가 가지고 있는 객체들과 바인딩(binding)돼 필요한 것은 운영체제에서 쓰게 된다. 앞서 말한 객체지향과 상통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문자의 입출력을 담당하는 부분이 응용프로그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들은 문자 입출력 객체를 공유하는데, 넥스트스텝에서는 이렇게 공유하는 객체들이 많다. 그러면 자연히 사용자가 쓸 수 있는 메모리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다섯번째는 쉬운 유닉스라는 것이다. 유닉스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도스의 많은 개념들이 유닉스에서 가져왔고 유닉스가 가진 엄청난 강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요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인터네트를 움직이는 운영체제들이 유닉스이므로 인터네트나 기타 네트워크에 연결한다면 아무런 장애 없이 직접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유닉스를 배워보고자 하는 독자들도 넥스트스텝을 사용한다면 많은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닉스 명령어를 몰라도 그림만으로 유닉스에서 사용하는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고 원한다면 텍스트 터미널을 열어서 유닉스 명령어 공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컴퓨터 환경은 크로스 플랫폼(Cross Platform:여러 기종에 걸쳐 호환되는 운영체제)의 형태가 될 것이다. 즉 사용자가 어떠한 CPU를 쓰는가는 문제되지 않고 어떠한 운영체제를 쓰는지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기종은 달라도 운영체제만 같으면 서로 호환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넥스트스텝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운영체제와 공존하면서 넥스트스텝 응용프로그램들을 실행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할 것이다. 도스에서 윈도우를 실행시키듯이 윈도우 NT나 윈도우 95, OS/2에서 넥스트스텝 응용프로그램들을 실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오픈스텝(OpenStep)이라고 하여 큰 중요성을 가지고 진행중이다.
 

넥스트스텝은 자체에 윕스터사전을 내장하고 있다.


맥킨토시 - 통일된 인터페이스, 설명서가 필요없다

현대는 수많은 기계와 컴퓨터의 시대다. 우리는 자동차에서 삐삐까지 매일 수많은 기계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기계들을 부리기가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한 눈에 사용법을 깨우칠 수 있는 간단한 기계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사용자측의 무지와 연습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거꾸로 기계 자체의 디자인이나 사용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전자레인지보다 복잡한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많은 '컴맹'들이 컴퓨터를 모르는 자신을 원망하며 오늘도 책방에서 입문서를 사들고 간다. 컴퓨터 회사들이 일부러 컴퓨터를 쓰기 복잡하게 만들어놓고 출판사와 서로 돕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컴퓨터는 지금보다 더 쓰기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이 도스니 윈도우니 유닉스니 하는 운영체제에 들어 있고, 그 부분을 컴퓨터와 사람을 연결해준다고 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컴맹도 두려워 않는 인터페이스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림이나 화상 음악 문자 냄새 프린터 키보드 마우스 조이스틱 등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문자 위주의 것과 그림 위주의 것 두가지로 나뉜다.

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은 문자 사용자 인터페이스 때문에 컴맹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보다 진보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쓰면 그런 걱정은 사라질 수도 있다. 토스터를 쓸 수 있는 사람이 후라이팬으로 빵을 굽지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컴퓨터의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널리 알려진 것이 맥시스템과 파인더로 불리는 애플컴퓨터사의 매킨토시 운영체제다. 전자 복사기로 유명한 제록스사의 연구소에서 시험 제작한 개인용 컴퓨터 알토(Alto)와 스타(Star)를 보고 애플컴퓨터사의 프로그래머들이 흉내냈다고 알려진 매킨토시의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 이것은 일반 사무용 책상 위(데스크 톱)를 그림으로 흉내내고 항상 일정한 차림표(메뉴)를 화면 위에 준비시켜 놓은 뒤, 마우스나 트랙볼 같은 위치 지적 장치를 사용해 책상 위에서 그림(아이콘)으로 표시되고 있는 여러 작업들을 수행시킨다. 서류철을 열어 특정한 프로젝트가 관련돼 있는 서류 폴더를 꺼내 그중 결과 보고서에 관계된 서류를 고르고 필요한 부분을 편집한다고 생각해보자. 매킨토시는 하드디스크 표시그림(이것도 서류철 그림을 한 것이 있다)을 화살표로 두번 지적하고, 이로 인해 열리는 여러 폴더(디렉토리에 해당) 그림 중에서 원하는 폴더를 화살표로 두번 지적하고, 또 열리는 폴더와 문서 중 원하는 문서를 화살표로 두번 지적하면 자동적으로 그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가 수행된다.

이런 사용의 편리함은 물론 공짜가 아니다. 컴퓨터 하드웨어 기능의 상당 부분을 이런 그림을 그리고 다루는 부분에 할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능이 약한 하드웨어에서는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시스템의 체감 속도를 저하시킨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창기 매킨토시는 장난감이라 불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컴퓨터 하드웨어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가자 상황은 달라졌다. 펜티엄 PC를 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능의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분의 연산능력을 인터페이스 치장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도스를 만들어 팔던 마이크로소프트사도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발해내기 시작했고, 애플과 표절에 관한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며 거대한 윈도우 시장을 이루어놓고 있다.

이제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컴퓨터를 보고 장난감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유닉스같은 워크스테이션용 운영체제도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그림만 쓰면 모두 좋은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한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도리어 사용자를 짜증나게 만든다. 애플컴퓨터사는 매킨토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면서 독자적인 인터페이스 규격을 만들어놓고 이에 입각해 대부분을 컴퓨터의 몸 속에 집어넣었다.

그 통일성 덕분에 매킨토시의 그림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성공적일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매킨토시 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은, 예를 들어 어느 회사 워드프로세서나 모두 비슷한 차림표를 가지고 있어 공통된 기능을 늘 비슷한 조작으로 실행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또 다른 특징은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서류 폴더나 쓰레기통을 보면 연상되는 것과 맞지 않는 기능을 이런 아이콘에 부여하면 안된다. 일단 사용 설명서를 보고 공부를 하고나면 쉬워지는 편리함은 결코 편리한 것이 아니다.

지금도 매킨토시 키보드 중에는 기능키가 없는 것이 있다. 없어도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많은 기능키들의 기능을 척척 외워 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빨리 외워야지"하고 주눅 들 필요가 없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있는 것이다.

또 사용자들이 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 실수를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킨토시를 쓰다보면 "정말로 이 파일을 지우시겠습니까?" 하는 따위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아차 하는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염려에서 해방돼 "아니오, 조금 전의 내 명령을 취소합니다"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머만의 몫은 아니다. 산업공학 산업디자인 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이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프로그래머들은 인간과 컴퓨터사이에서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것이고, 전자제품 회사에서는 인간과 텔레비전 따위의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매킨토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물론 나름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금도 계속 바뀌고 있는 중이다.
 

문서중심의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매킨토시 운영체제. 일관된 인터페이스는 매킨토시가 다른 GUI와 비교해 가진 최대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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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식 교수
  • 노호선 대표
  • 곽동수 테크니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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