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20일부터 23일까지 한양대학교에서는 '한양아카데미 엑스포95'가 열린다. 공과대학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그동안 교수들의 연구업적을 총결산하는 것으로 대학의 연구개발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한양대학의 이미지를 높이자는 것이 그 목적.
그동안 대학은 별다른 노력없이 앉아서 학생들을 받고 구태의연한 방법대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과학기술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 특히 공과대학을 위시한 자연계 대학은 환골탈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한양 엑스포도 이러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한양 엑스포95는 신소재관, 건설교통관, 생명·유전공학관, 정보통신전자관, 메카트로닉스 자동차관, 에너지·환경·보건위생관으로 나누어 연구개발품이 전시되고, 대학 부설연구소별로 관련 세미나와 서울교통문제, 환경문제, 북한의 과학기술 등에 관련된 특별세미나가 개최된다. 출품될 총 작품수는 1백33개 품목이며 이중 87개는 실물을 제작해 전시하며 나머지 46개는 포스터(연구개발의 핵심 내용을 문자와 그림으로 요약 소개하는 형식)로 전시된다.
이중 인산형연료전지와 자기부상열차 안내·지지시스템, 인텔리전트 로봇시스템, 썩는 플라스틱 등은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제품들로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들이 중심이 된 연구개발 성과가 중심이 되겠지만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품목도 상당수. 가정용로봇과 자동온실, 신경망을 이용한 문자인식과 음성인식, 옹벽구조물에 대한 CAD시스템 등이 바로 그것. 물론 학생들 작품은 실용성이 떨어지겠지만 학생들 고유의 창의성이 번득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
한양 엑스포95의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승순 교수는 "대학에서 자체 예산(총예산 5억원 중 4억원, 나머지는 기업 협찬금)을 들여 이처럼 큰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한양대학의 이미지를 개선시켜보자는 의도도 있지만, 교수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하고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보다 실질적으로 개선해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도약하자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의 경우 대학에서 이러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5년전부터 매년 규모가 작은 See-KAIST를 개최하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임승순 교수는 "일본만해도 공과대학생들이 입학하면 학생들이 공동으로 4년동안 작업을 해서 만들어낼 프로젝트를 정하고 졸업 때까지 완성을 해 학과에 기증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이번 행사가 교수나 학생 모두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고, 미래의 과학기술 주역들인 중고생들이 많이 관람해 과학문화 보급에 조금이라도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양대학에서는 이번 행사의 성과를 보아 2년만에 한번씩 엑스포를 정례화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