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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개발 이후 조류생태계 급변

수면성 오리 격감, 잠수성 오리가 장악


비오리는 잠수성 오리에 속한다.


지난 86년9월에 끝난 한강 종합개발사업은 이후 한강의 조류생태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수심이 낮았던 개발 이전에는 수면성 오리류(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발구지 가창오리 원앙이 청머리오리 알락오리 고방오리 홍머리오리 등)가 주종을 이루었으나, 수심이 깊어진 개발 뒤에는 주로 잠수성이며 어식성인 비오리와 잠수성이며 거의 식물성 먹이를 취식하는 흰죽지가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단국대 대구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포항공대 한남대)가 '86-'95년 10년간 회원 3백30여 명을 동원, 매년 1월 말-2월 초 경기도 고양시 신평동에서 양평군 양수리까지 한강유역 65㎞, 9개 지역에서 탐사한 한강겨울철새 도래현황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한강종합개발공사 이후 10년동안 변화한 겨울철새의 종 구성과 분포를 알려주는 광범위한 조사결과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물속으로 잠수해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수면에서 생활하는 비오리 흰뺨오리 등 잠수성 오리류는 개발 전 전체 오리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밑돌다 개발이 끝난 87년부터 급증, 90년대 초에는 80%를 넘는 한강의 겨울철 새 주인으로 등장했다. '80년 30마리, 81년 33마리 등 수십마리에 불과하던 것이 86년 1천1백22마리로 늘어나기 시작, 87년 1만2천5백 93마리로 급증했다.

이후 해마다 1만-2만마리를 기록했으며 94년에는 3만1백49마리까지 관찰되는 등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한강종합개발 이후 수심이 깊어지는 등 변화한 환경이 깊은 물에 사는 잠수성 오리류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강 부근의 논밭이나 갈대밭 등에서 서식하며 수초 식물씨앗 등을 주로 먹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수면성 오리류는 개발 전인 80-82년 전체 오리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90%를 넘었지만 현재 20% 수준으로 격감했다.

한편 한강종합개발 이후 4군데 (난지 안양 중랑 탄천)에 대형 하수 처리장의 가동으로 한강물이 맑아지고 수심이 깊어져 어종이 다양해 졌다. 그 결과 잠수성 철새인 논병아리류 물닭 등 새 환경에 적응한 철새들이 몰려 종 수로는 70종에서 1백5종으로, 개체수로는 3만여마리에서 7만여 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0년간 관찰된 조류는 총 1백5종으로 월동하는 잠재적 조류상은 매우 풍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물새류는 54종. 10년 조사기간 동안 9년 이상 관찰된 물새류는 총 13종인데, 황오리류 1종, 수면성 오리류 5종, 잠수성 오리류 7종, 갈매기류 2류, 기타 2종이다.

이처럼 물새류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오리류의 10년간 출현결과 종합해 보면 서울의 도심에 위치한 한강에 적절한 보호대책이 가해진다면 많은 오리류가 월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서울시를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잠수성 오리류와 수면성 오리류의 상대적 변화율
 

1995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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