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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정신병자"

미니 인터뷰 ● 아이네트 위의석 기술담당 실장

 

아이네트 위의석 기술담당 실장


KAIST 내에는 역대 재학생중 전설처럼 내려오는 뛰어난 해커들의 '족보'가 있다. 이 학교 출신으로 현재 인터네트 전문회사 아이네트에 있는 위의석 기술담당 실장도 재학중에는 명성이 자자했던, 그래서 이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해커로 이름을 날리다 요즘은 사정이 뒤바뀌어 아이네트의 한누리 망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게 된 그를 이 회사 대표인 허진호 박사는 "개과천선 했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로 설명하고 있다. 그의 '옛날이야기'와 함께 해커의 세계를 들어보자.

언제부터 해킹에 관심을 갖게 됐나?

"88년 KAIST 전산과 석사과정에 입학하고 나서 KAIST 전산실을 통해 1년여 기간동안 국내 대기업체나 다른 대학의 호스트에 '뚫고 들어가기'를 시도해봤다. 침투해본 시스템은 대략 20여개 정도되는 것 같다"

- 남의 시스템에 들어가 어떤 정보를 얻었는가.

"자신이 접근하고자 하는 시스템에 어떤 정보가 있는가 하는 것은 해커들의 중요한 관심거리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볼만한 꺼리'가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상대방의 시스템에 뚫고 들어갔다는 것만이 관심사였다."

- 가슴 졸이면서까지 볼 것도 없는 망을 뚫고 들어갈 필요가 있는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해커들의 성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다. 간단히 말해 해커는 '정신병자'다. 그들은 대개 소심하며 말이 없는 편이다. 그리고 이무도 모르게 자신의 기술적 우월감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소영웅심에 잡혀 있다. 해킹을 할 당시의 내 상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같다."

- 해킹을 시도할 때의 기분은?

"손이 떨려 타이핑조차 잘 안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도둑질을 할 때의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혹시 누가 감시하지는 않는지, 지나온 길에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는지 획인하기 위해 모니터를 계속한다. 특히 초보자 시절에는 미행이 의심되면 아예 로그파일을 없애버림으로써 모든 자료를 날려버리는데, 고수가 되면 전체중 내 것만 지우는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 해킹을 할 만한 실력을 쌓으려면 무슨 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가?

"도스의 DIR 명령에 해당하는 유닉스 명령어 'LS'조차 모르는 이도 있다는 보고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유닉스와 네트워크에 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시스템 구조를 익히고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리고 기록파일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정도는 기본으로 알아야 한다. 이를 익히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1년 정도 걸리는데, 개중에는 3개월만에 감을 잡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 우리나라의 전산망은 외국에 비해 매우 허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치료책은 없는가.

"문제는 돈이다. 100% 완벽한 전산망은 없겠지만, 해킹이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는 이상 해커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국내에는 체계적으로 유닉스와 네트워킹을 교육받은 인원이 많지 않으며, 이런 전문가에 대한 대우도 기대만큼 높지 않은 편이다.

- 현재 아이네트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인터네트에 접속하기 위한 창구로서 우리 망에 가입한 기업들의 접속서비스와 함께 이들 회사들이 해커의 침입을 걱정하지 않고 사용할수 있도록 하는 망 보안을 책임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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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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