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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두눈 사이의 뿌연 조각 구름, 프레세페

 

맨눈으로도 쉽게 보이는 게눈자리 중앙의 프레세페성단


행성이 자주 출몰하는 황도 12궁 사자자리와 프레세페를 안고 있는 게자리를 산책해 보자.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는 3월, 땅거미가 내린 다음 쌍안경과 함께 게자리와 사자자리 주변을 여행해 보자. 게자리에는 4등성보다 밝은 별이 없기 때문에 도심의 공해와 불빛 아래서 집게발과 게의 딱딱한 등딱지를 상상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럼 먼저,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사자자리부터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사자는 그 이름이 담고 있는 뜻을 잘 형상화한 별자리다. 3월초순 밤 9시경, 여러분은 남동쪽 하늘에 배를 깔고 엎드린 채 한가롭게 서쪽을 바라보는 사자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사자는 좌우가 뒤집힌 '물음표'와 작은 '삼각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서 물음표는 사자의 머리이며, 물음표의 끝점은 '레굴루스'(Regulus)라는 1등성으로 코페르니쿠스가 붙인 이름이라고 전한다. 이 별은 크기가 클 뿐 아니라, 뜨겁고 밝은 주계열별이다. 별자리에서 레굴루스는 사자의 오른 앞발 무릎에 해당하며, 삼각형 끝별에는 '데네볼라'(Denebola)라는 작고 귀여운 이름이 붙여져 있다. '꼬리'라는 뜻이다. 한편 '사자의 갈기'를 뜻하는 알기에바(Algieba)와 레굴루스는 소형망원경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쌍성,

사자자리는 황도 12궁이기 때문에 행성들이 자주 출몰하며, 매년 그 이름을 딴 '사자자리 유성우'(Leonids)가 나타나는데, 복사점은 알기에바의 북서쪽에 있다. 이 유성우는 11월 중순 절정을 이루며, 1866년과 1966년에는 대대적인 유성의 소나기가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또다른 유성의 소나기는 1999년 11월 18일 새벽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사자자리 유성우에 대해서는 11월에 자세히 알아보기로 함).

사자자리 뒷편에는 몇 개의 은하들 모임이 있는데 메시에 목록에 속하는 것으로는 M65와 M66, 그리고 M95와 M96, M105를 들 수 있다. 또 특별히 아름다운 모습을 한 NGC2903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작은 망원경으로 은하들의 희미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게자리에서 특별히 밝은 별은 없다. 쌍둥이와 사자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이 놈은 거꾸로 선 Y자를 이루는데, Y자는 두 집게발과 두 개의 큰 눈, 그리고 한 쪽 뒷다리를 잇는다. 아쿠벤즈(Acubens)와 알 타프(Al Tarf)는 각각 '집게발'과 '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눈을 크게 뜨고 보면 게의 두 눈 사이에는 뿌연 조각 구름이 보인다. 착각일까? 이것은 프레세페(Praesepe)라는 이름의 산개성단이다.

프레세페는 '여물통'이란 뜻이며, 사람들은 게눈 근처의 별들을 여물통 주위에 모인 '당나귀'라고 불렀다. 옛 사람들의 상상력이란! 그러나 이들의 상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벌집', 프레세페성단은 벌집이라는 애칭으로 더 친숙하다. 이 성단은 메시에 목록에 M44로 등록되었으며, 각 크기가 1도에 이르기 때문에 쌍안경으로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갈릴레이는 1610년 자신이 만든 망원경을 통해서 처음 이 성단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매료되었다고 한다. 여러분도 작은 오페라경을 가지고 M44를 보면, 벌집에서 벌들이 왱왱거리면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될는지도 모른다. 게의 왼쪽 집게발 근처에는 M67이라는 또다른 산개성단이 있다.

고전음악에 대해서 특별히 거부감이 없다면, 편안하게 의자에 기댄 채 망원경을 보면서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현악4중주를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여러분은 프레세페와 함께 비밀스러운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달이 있는 밤 클로드 드비시의 월광(Clair de lune)은 화려한 성단을 산책하는데 더없이 좋은 음악이 될 것이다.
 

(그림1) 사자자리


3월의 천문현상
 

(그림2) 게자리


1일 수성의 서방최대이각. 이 날 수성은 아침 해뜨기 직전 지평선으로 부터 27° 고도에서 찾을수 있음.
6일 토성의 합. 이번 회합주기 동안 토성이 지구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있는 날.
30일 소행성 베스타 쌍둥이자리 M35 접근. 이 날 베스타는 M35 성단(과학동아 95년 2월호 참고)을 달 크기(30') 정도의 간격을 두고 접근한다. 이 때 베스타의 밝기는 7등급에 가깝기 때문에 쌍안경으로 볼 수있다.
31일 클라크(Clark) 혜성의 근일점 통과(1.55AU). 이 혜성은 공전 주기가 약 5년 6개월인데, 이러한 주기 때문에 한 해는 관측조건이 좋고 그 이듬해는 관측하기 힘든 특이한 혜성이다. 이번 근일점 통과 때 북반구에서는 관측하기 어렵고, 초여름인 6월부터 7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최대 등급(약 11등급)에 이른다. 이 때 클라크 혜성은 궁수자리 부근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관측할 때 지평 고도가 매우 낮다. 그러나 궁수자리 중심에는 M20과 같은 밝은 성운과 성단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천체들 사이를 지나갈 혜성의 접근이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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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박승철
  • 문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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