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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실기체 계속증가, 당분간 상승추세

지구 더워진다

최근 기후문제와 관련해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온실기체에 의한 지구 온난화문제다. 이는 인위적인 것일지도 모르고, 진행방향이 주기적이 아니며,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기후시스템은 기권뿐만 아니라 수권 빙권 생권과 지권이 복합적 상호작용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런 기후 시스템은 이를 구성하고 있는 각 영역 속의 기후인자들의 자연적 변화에 따라 시간과 공간에 걸쳐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

기후변화의 원인

세계의 기후학자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의 기온과 강수에 대한 실제 자료를 비롯해 나무의 성장 상태, 하천 또는 호수의 퇴적물에 포함된 꽃가루, 그리고 극지방의 빙하 속에 포집된 과거 고기후, 공기 속의 온실기체 등을 분석, 앞으로의 장기적인 기후변화 동향을 제시해 왔다. 이런 기후변화 동향 예측은 앞으로의 기온과 강수 변화가 우리의 생활과 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까닭에 매우 중요하다.

작년 여름 우리가 겪었던 혹심한 더위와 가뭄도 혹시 기후변화의 일부일지 모른다. 많은 기후학자들은 이와 같은 현상들이 일시적인지 또는 다른 기후 상태로 전환되는 과정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일어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지 또 기후변화가 일어나면 현재보다 더 더워질 것인지 또는 더 추워질 것인지, 비는 더 많이 오게 될 것인지 또는 더 적게 올 것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구의 기후계는 흡수된 태양 에너지양과 외계로 방출되는 장파 에너지양이 같을 때 평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어떤 기후변화 요인에 의해 이 흡수된 태양 에너지량과 방출된 장파 복사량이 불균형을 이루면, 기후계는 평형을 잃고 새로운 평형점을 찾아 소위 '기후 변화'의 과정을 밟게 된다.

지질학적 고기후 연구를 통해 우리는 과거 수십만년 동안 지구에서는 여러 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연속돼 왔음을 알고 있다(그림 1). 이러한 지구 기온 변화의 원인으로는 천문학적 요인과 온실 기체로 인한 요인 두 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최근에 와서 기후 문제와 관련해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온실 기체 증가에 의한 지구 온난화 문제다. 지구 온난화는 자연적 기후 변화라기보다 인위적인 것일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 진행방향이 주기적이 아니란 점에서, 또 그 진행 속도가 과거 대기 중의 온실 기체 변화보다 상당히 빠르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온실기체의 온난화 효과
 

(그림1)기온의 연직분포


온실기체에 의한 온실효과란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구의 기후계에서 일어나는 복사에너지 수지에서 알 수 있다. 지구는 태양광선을 약 30%만 대기권과 지표에서 외계로 되돌려 보내고 대기권에서는 약 25% 정도만 흡수한다. 따라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의 절반 정도가 지구 표면에 도달해 지표를 가열한다.

모든 물체는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해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지표도 이에 따라 온도가 충분하지 못해 우리 눈으로 볼 수가 없지만 지구 장파 복사에너지를 외계로 방출하고 있다. 즉 태양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는 지표에서 흡수되고 그 양만큼 지구 장파 복사 에너지를 외계로 방출해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평형을 유지하게 한다.

온실기체는 이 외계로 방출되는 지구 장파 복사를 파장별로 선택 흡수, 자신의 온도 4제곱에 비례해 외계로 방출하는 동시에 지구표면으로 되돌려 보낸다. 이런 과정 때문에 지표는 온실기체가 없을 때보다 더 더워지게 된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류권에서는 지표 근처가 가장 따뜻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내려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는 햇빛아래 있는 자동차 안의 온도가 바깥보다 높은 원리와 유사하다(그림 3).

각 온실기체는 모든 파장의 지구 복사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갖는 분자 구조의 특성에 따라 독특한 흡수 파장 영역을 갖는다. (그림 4)는 외계로 방출되는 지구 장파를 흡수하는 기체들의 흡수대를 파장별로 나타낸 것인데, 가장 많이 흡수하는 기체는 ${H}_{2}$O이며, 그 다음 ${CO}_{2}$와 ${O}_{3}$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CO}_{2}$가 ${H}_{2}$O보다 중요한 지구 온난화의 요인이 되는 것은 ${H}_{2}$O가 자연적으로 대기중에 풍부해 대기중 함유량이 크게 변하지 않는 반면, ${CO}_{2}$는 인위적인 영향으로 인해 대기중 함유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 효과를 유발해 지표 온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온실기체중에는 탄산 가스 이외에도 ${CH}_{4}$ ${N}_{2}$O CFCs 등의 대기 미량 기체들(atmospheric trace gases)을 꼽을 수 있다(그림 5). 아직은 이들 대기 미량 기체들에 의한 지구 온난화는 탄산가스에 의한 온난화보다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대기중 이들 기체들의 함유랑 증가 속도를 볼 때 이들 대기 미량 기체들에 의한 온난화는 가까운 장래에 탄산가스에 의한 온난화를 능가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려는 다음의 설명에서 알 수 있다.

이들 온실기체들이 지구를 얼마나 따뜻하게 하는가는 온난화 능력이라는 수치를 통해 나타낸다. (표 1)에서 보는것처럼 전반적으로 CFCs와 대체물질의 온난화 능력은 ${CO}_{2}$에 비해 매우크다. CFC-11과 12의 경우 향후 1백년 동안 ${CO}_{2}$의 양만큼 대기중에 있을 때 이들 기체에 의한 온난화 효과는 ${CO}_{2}$에 비해 각각 약 3천4백배와 7천1백배다. 또 CFC-13은 1만3천배까지 달한다. 대략적으로 CFCs와 대체물질들은 ${CO}_{2}$에 비해 수천 배 이상의 온실효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CH}_{4}$와 ${N}_{2}$O를 비롯한 CFCs와 그 대체물질들이 ${CO}_{2}$에 비해 매우 높은 온실 효과 능력을 갖는 까닭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이들 온실기체들은 주요 온실기체인 ${H}_{2}$O, ${CO}_{2}$와 ${O}_{3}$에 의해 흡수되지 않는 소위'대기의 창(atmospheric window)'이라는 파장 영역에서 지구 장파 복사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온실 효과가 매우 크다.


(그림2)온실기체에 의한 온실효과


온실기체와 지구온난화 동향
 

(그림3)온실효과의 예


온실기체 존재가 미치는 온실효과의 예는 (표 2)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만약 지구에 이들 온실기체가 없을 경우 평균 지표 기온은 약 -18℃다. 그러나 이들 온실기체들의 역할 때문에 평균 지표 기온은 15℃를 유지하고 있다. 즉 수증기와 탄산가스에 의한 지표 기온 상승분은 약 33℃다.

대부분의 대기 구성이 80-90% 이상 강한 온실기체인 탄산가스로 돼 있는 금성과 화성의 경우 온실효과에 의한 기온상승은 각각 5백23℃와 10℃이다. 대기압이 지구보다 90배이며 탄산가스구름으로 덮여 있는 금성의 경우 지구보다 대기중 탄산가스 양이 약 2천배가 많기 때문이다. 대기압이 지구의 0.007에 불과한 화성은 대기가 80%이상 탄산가스로 돼 있어 그 양이 지구보다 14배에 불과하며 수증기가 없다. 따라서 온실효과에 의한 기온 상승은 10℃에 불과하다.
 

(그림4)각 기체별 흡수율


18세기 산업 혁명 이후 급증돼온 화석 연료 사용은 대기 중 온실기체들의 증가를 유발했다. 이에 따른 지표면 기온의 상승이 현재 문제되고 있는 온실기체에 의한 지구 온난화의 기본 논리다.(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요 온실 기체인 ${CO}_{2}$와 ${CH}_{4}$는 최근 그 증가 속도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계속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5) 주요 온실기체의 온난화에 대한 역할과 각 기체의 증가 요인별비


(그림 7)은 전지구 평균 지상기온 변화를 보여 주는데, 상대적으로 한랭한 19세기 후반부터 온난한 1980년대까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상승하고 있다. 1880년 이후의 장기변화경향은 0.54℃/1백년이다. 1970년대 이후는 상승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은 평균적으로 과거 1백년간의 어느 기간에 비해서도 높은 전지구 평균 지상기온이 돼 있고, 이중 1990년대는 특히 전지구적으로 고온이 됐다.
 

(표1)여러기체들의 직접적, 지구온난화능력 수치들


북반구 육상의 지상기온은 19세기 후반 상대적으로 한랭한 상태 후 1910년대 후반을 중심으로 급격한 상승(이 기온상승은 1930년대 후반까지 계속), 1940년대부터 1960년대 후반에 걸친 하강, 그리고 1970년대 부터의 재상승을 보이고 있다. 한편 남반구 육상의 연평균 지상기온은 1940년대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의 비교적 완만한 하강기간을 제외하고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북반구의 변화와 다르다.
 

(표2)금성 지구 화성의 온실기체에 의한 지표 온난화 정도


앞에서 소개한 논리를 정리하면 지난 1백여년간 대기중 온실기체의 양은 계속 증가해 왔고 기온 또한 점차 상승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의문점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6)시간에 따른 ${CO}_{2}$(위)와 ${CH}_{4}$(아래)의 변화추이(NOAA/CMDL 자료)


지구는 계속 더워질 것인가
 

위는 전지구, 가운데는 북반구, 아래는 남반구 육지 기온의30년간(1951-1980) 평균과 차이를 보여준다.


과연 지난 1백년 동안 지구의 온난화는 온실기체 증가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가? 또 온실기체가 계속 증가하면 기온도 따라 계속 상승할 것인가? 적어도 1차적인 지구 열수지 연구를 근거로 하면 앞으로 지구는 당분간 더 더워질것이다.

그러나 일부 기후학자들은 지난 1백년간 관측된 자료 분석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증거를 보이기에는 다소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사실 북반구에서는 대부분의 기온 상승이 대기 중 온실기체 함유량의 증가가 급격하지 않은 2차대전 이전에 일어났다. 특히 북반구에서는 1940-1980년의 기간 동안 평균 기온이 하강했고, 이로 인해 한때 현재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보다 빙하기가 도래하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전지구 기온 변화가 대기중 온실 기체 증가와 잘 일치되지 않는 이유중 하나는 (그림 6)에서 보이고 있는 것처럼 온실효과와 반대 효과를 나타내며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기중 그 배출량이 ${CO}_{2}$와 함께 증가돼 온 ${SO}_{2}$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O}_{2}$는 대기중의 먼지 입자들을 결속하거나 구름의 응결핵 역할을 해 대기 중으로 들어오는 태양광선을 더 많이 외계로 반사시킴으로써 지표면 냉각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그림 8)은 기후모형에 의한 기후 변화 실험 결과인데, 위쪽은 대기중 ${CO}_{2}$가 두 배로 됐을 때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증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위도 지방에서 그 상승폭이 크다. 그러나 가운데 모형처럼 ${SO}_{2}$ 증가만을 고려했을 때는 오히려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하강했다. 이 두 가지를 다 고려하면 지역에 따라 기온이 상승하기도 하고 냉각되기도 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8)기후모형(NCAR CCM1)에 의한 기온변화 실험결과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모두 일차적 반응에 근거할 뿐이다. 대기중의 수증기와 구름이 가장 큰 온실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며 동시에 구름은 태양광선을 반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 대기 온실기체에 의한 온난화 정도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일차적 온실 기체에 의한 온난화의 결과로 달라질 구름의 수직적 지리적 분포, 구름입자크기 분포, 구름의 얼음과 물방울의 구성성분 변화, 또 이들 구름들에 의한 대류권 상부의 수증기 분포 변화 등에 따라 지표 기온의 상승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그 예측은 어렵게 된다.

물론 지구 온난화의 정도를 가감하는 요소 중에는 이 구름에 의한 것들 외에도 해양과 해빙의 역할, 생권과의 상호작용, 화산활동의 영향 등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미래 기후에 대한 불확실한 상황 가운데서 분명한 사실은 기상재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9)는 1967년부터 1991년까지의 기상 재해의 피해 인원수를 나타내고 있다. 해마다 많은 변동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것이 지구 온난화와 관계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가 왜지구 온난화를 항상 염려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림9) 1967년 부터 1991년 까지 기상재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수
 

기후 시스템

기권(氣圈)은 대기중에 일어나는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 현상들을 총망라한 영역이며 기후의 가장 중심이 되는 영역이다.

수권(水圈)은 해양과 호수 등을 포함하는 영역이며 대기와 함께 적도 지방의 잉여 열에너지를 고위도 지방으로 운반한다. 또 많은 열에너지를 이 수권 안에 축적함으로써 외부 기후 변화 인자에 의한 기후 변화를 완만히 하거나 천천히 일어나게 한다.

빙권(氷圈)은 육지의 빙하 해빙 또는 눈 덮인 지역 등 동토 지역의 영역이며, 높은 태양에너지 반샤율에 의해 기후 변화를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

생권(生圈)은 지표면의 모든 생태계 영역이며, 토양속 수분의 증발 촉진 또는 지표면 근처에 하나의 독립된 차양막을 형성해 기권과 지권 사이의 완충 및 연결 역할을 한다.

지권(地圈)은 지구의 고체 영역이며, 기권과의 직접 또는 생권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기와 열과 수분을 교환한다. 또 강수를 지표수와 지하수로 분산함으로써 지표 환경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천문학적 기후변화 요인

태양의 11년 주기변동
태양 활동의 변화는 그 주기가 비교적 짧고 또 이 주기 동안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양의 변화가 매우 적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고려되지는 않는다.

지구의 세차운동
지구의 공전축에 대해 지구의 자전축이 1만9천-2만3천년 주기로 팽이처럼 원을 그리며 회전하고 있다.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를 따라 공전하는 지구는 현재 북반구 여름일 때 태양에서 가장 멀고 북반구 겨울일 때 가장 가깝다. 그러나 약 1만1천년 전에는 이와는 반대로 북반구 여름일 때 가장 가까웠고, 북반구 겨울일 때 가장 멀었다. 따라서 북반구에서 계절변화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 변동
지구 공전축에 대한 지축의 기울기가 21.5˚에서 24.5˚까지 4만 1천년 주기로 변하는 것이다. 기울기가 클수록 계절 변화는 더 심할 것이다.

지구 공전궤도 변동
지구의 공전궤도는 약 10만년 주기로 거의 완전한 원에서 타원으로 점차 편평화했다가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 사이에 변하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1천8백만km이상이다. 지구 공전 궤도가 원일 때보다 타원일 때 계절적 기후 변화는 훨씬 더 크게 일어날 것이다.

1995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오재호 예보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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