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1 해외- 추계 컴덱스, 윈도스95 이동컴퓨팅 대세장악

급변하는 컴퓨터 환경의 앞날을 예측하는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 박람회인 켐덱스쇼를 살펴보는 것이다. 작년 11월 열린 추계 컴덱스쇼를 통해 새해 전세계 컴퓨터계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살펴보자.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전시회인 94 추계 컴텍스쇼가 세계 정보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지난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동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일본 대만 등 전세계 30여개국 2천2백여 업체가 참가한 이번 컴덱스는 예년과 달리 특별한 히트작이 없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멀티미디어 열풍이 절정에 달한 듯 보였고, 네트워크 중심의 컴퓨팅 환경과 모빌 컴퓨팅 환경이 크게 강조 되었다.

대부분의 주요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한 라스베이가스 컨벤션 센터 입구에는 마이크로 소프트가 "우리는 윈도스 95를 구축하고 있다(We're Building for Windows)"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어 위세를 실감케 했다. 또 게이트웨이2000 맥스터 시루스 등 70여개 업체를 한곳에 모아 윈도스 95에서 운용되는 응용소프트웨어를 대거 소개, 압승의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윈도스 95는 먼저 도스를 구동시켜야만 했던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 윈도스와 도스를 통합하고 원터치로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차세대 운영체계 .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부스에는 내년 선보일 윈도스 95 베타판의 시연이 열렸으며 윈도스 95를 지원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응용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당초 윈도스 95가 컴덱스쇼에서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던 사람들에게는 베타판의 시연이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지만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윈도스 95에 대한 관심은 대단한 것이었다.

'괴물 그림자'가 장악한 운영체계

컴덱스개막 전부터 관심을 끌어온 차세대 운영체계(OS)의 대결은 사실상 윈도스 95의 판정승으로 끝난 듯한 인상. IBM측은 기존 OS/2를 버전 업한 OS/2 V3(일명 워프)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윈도스 95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워프는 인터네트 접속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능이 추가돼 성능이 윈도스 95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 기존 윈도스의 아성을 허물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듯했다.

이는 그처럼 좋은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들이 거의 개발되지 않은 반면, 실험사용판인 윈도스 95쪽은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윈도스 95의 출시와 동시에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컴텍스쇼를 참관한 전세계 주요 컴퓨터 평론가들은 이에 대해 "워프는 괴물(원도스 95)이 등장하기도 전에 그 그림자(MS사 지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의 싸움에서 이미 진 꼴"이라고 표현할 정도. 또 전시장에서 만난 사람들도 "성능은 괜찮지만 실제로 그같은 새로운 환경에서 사용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사용할 마음은 아직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세대 운영체계의 싸움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던 한판 대결은 파워PC와 펜티엄의 대결이었다. 파워PC는 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IBM 애플 모토로라 3사가 공동제휴해 만든 칩으로, 이번 컴덱스쇼는 올 초부터 전개돼온 파워PC와 펜티엄의 싸움에 대한 '중간평가'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손꼽혀 왔다.

IBM 연합군은 개막 전부터 라스베이가스 시내 곳곳에 파워PC 홍보전단을 붙이고 행사장 외부에 별도의 대형 부스를 마련해 야심찬 세몰이를 전개했다. IBM 진영은 새로운 RISC(축약 명령어 연산) 방식의 칩인 파워 PC야말로 내일의 컴퓨터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구형인 CISC(복잡 명령어 연산) 방식으로 만든 펜티엄칩은 이미 '석기 시대의 유물'이라고 비판했다.

물량공세로 밀어오는 IBM 연합군에 대해 인텔측은 "당신을 그곳에 데려다준다(It Take You Ther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펜티엄칩이 가져다줄 미래를 영화로 보여주는 것에 그쳐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를 끝까지 지켜본 전문가들은 IBM 진영의 기술 우위 설득전략이 거의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대부분의 기업이나 일반사용자들이 약간의 기술 우위 때문에 장래가 확실치 않은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네크워킹, 새로운 컴퓨터 환경

PC분야에는 단순히 컴퓨터의 의미보다는 통신의 도구와 네트워크의 일부분으로서 PC의 개념이 부각됐다. 이는 첫날 기조연설을 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 회장이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컴퓨터쪽이라기 보다는 통신쪽"이라고 밝힘으로써 더욱 강조됐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PC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 반해 그 중 10%만이 통신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는 통신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흥미롭지도, 창조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터치로 인터네트 접속을 할 수 있는 '마블'의 네트워크 기능을 통해 윈도스 95상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10년 내에 플랫 패널 화면과 고속 디지털 통신을 실현시켜 컴퓨터 통신을 일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이같은 마블 계획 발표는 미국의 대표적 PC통신업체인 컴퓨서브나 프로디지 등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당시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었다.

둘째날 기조 연설자로 나은 노벨의 밥 프랭컨버그 회장도 빌 게이츠와 유사한 '일상화된 컴퓨팅(The Pervasive Computing)'이란 연설을 통해 "네트워킹 없는 컴퓨팅은 도로없는 자동차와 같다"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적절한 정보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로 보내는 것이 컴퓨터의 네트워크"라며 이는 단순히 정보시스템과 컴퓨터 장비를 연결하는 개념을 넘어 사람, 그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사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컴퓨터 성능이 급격히 향상돼 가격이 3년 사이에 30배가량 떨어진 점을 지적하며 업계가 이에 대처하기 위해 통신분야에 대한 시장과 기술개발에 투자할 것을 역설했다.

이들의 기조연설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실제 전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많은 네트워크 제품들이 선보였다. 그중 가장 많이 눈에 띈 제품은 PC와 전화선을 이용한 화상전화시스템과 화상회의시스템. 비디오폰시스템사는 소형카메라를 PC위에 부착, 근거리통신망에서 최대 64명이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C폰'이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밖에 도시바와 후지쓰 등의 일본 업체들도 휴대용 화상회의시스템을 들고 나와 행사장에서 직접 실연을 하며 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동컴퓨팅 기기 대거 등장
 

컨덱스쇼의 주최자인 인터페이스그룹과 컴퓨터 전문지 '바이트'가  올해 최고의 상품으로 선정한 IBM의 싱크패드 755


2천년대에 이르면 1억5천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휴대용단말기 등의 모빌 컴퓨팅 제품이 많이 선보인 것도 이번 컴덱스의 특징이다. AT&T사와 소니의 '매직링크', 모토로라의 '엔보이', 벨사우스의 '사이먼' 등과 같은 휴대용 단말기(PDA)가 선보여 그동안 애플의 '뉴턴'이 주도해온 PDA 분야가 훨씬 넓어 질 것임을 시사했다.

AT&T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소니가 하드웨어를 개발한 매직링크는 일반적인 전자수첩 크기에 펜인식 기능과 무선 데이터통신기능이 내장돼 있어 LCD판에 펜으로 쓴 글씨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보수집 스케쥴 기능까지 제공해 AT&T 부스는 이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크게 붐볐다.

모토로라도 매직링크와 비슷한 기능을 지닌 엔보이를 선보임과 동시에 각종 모빌 소프트웨어 제품을 소개했다. IBM이 디자인하고 벨사우스가 제품화한 사이먼도 셀룰러폰 팩스 전자메일 주소록 계산기 등의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컴덱스에 동행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 제품들의 기능이 실험수준에서 벗어나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멀지않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빌 컴퓨팅 제품은 이외에도 PCMCIA카드와 휴대용 하드디스크 제품도 대거 출품됐다. PCMCIA제조회사 60여 업체는 따로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판촉활동을 벌였다. 휴대용 메모리의 기능을 지닌 PCMCIA카드 타입Ⅲ 제품이 많이 출품돼 팩스모뎀의 기능을 지닌 PCMCIA카드 타입Ⅱ와 함께 모빌 컴퓨팅의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읽게 했다.

PC분야에서는 486DX4급의 CPU속도와 충전수명, 멀티기능이 크게 보강된 멀티미디어 노트북이 다수 출품돼 멀티미디어붐이 PC에서 노트북 등 소형 단말기쪽으로 옮아가고 있음을 예고했다.

이 행사의 주최자인 인터페이스그룹과 '바이트'지가 선정하는 올해 추계 컴덱스 최고상품은 IBM의 '싱크패드 755'. 이는 486DX4 1백㎒의 칩을 내장하고 CD-롬 드라이버와 TV수신카드 동영상보드 무선모뎀을 갖춰 거의 펜티엄급 PC의 성능을 자랑했다. 파나소닉과 MPC사는 CD-롬 드라이버가 키보드 밑에 장착돼 키보드를 열고 닫으면서 CD-롬을 끼워 넣는 혁신적인 모델을 출품, 관객의 발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디지털사가 하아노트 모델과 하이노트 울트라 모델을 5개씩 들고 나와 노트북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또 에버렉스사가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1백㎒ 펜티엄 노트북을 선보였으며 샤프일렉트로닉스사는 절전형 능동 매트릭스 TFT컬러모니터를 부착한 제품을 내놓았다. 이외에도 휴렛팩커드 에이서 등 대부분의 하드웨어 업체들이 노트북 PC를 선보여 모빌 컴퓨팅의 대세를 실감케 했다.


삼성전자가 출품한 노트북들


여전히 아쉽기만한 국내업체

주변기기분야에서는 멀티미디어 구현에 필수적인 CD-롬 드라이버가 대거 출품됐다. 히다치 산요 미츠미 등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중소업체들이 1G급의 휴대용 하드디스크를 내놔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멀티미디어 열풍은 이번 컴덱스에서 거의 절정에 달해 주최측은 샌즈엑스포전시관을 아예 멀티미디어제품만을 전시토록 마련했다. 하지만 양적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CD-롬 타이틀은 전반적으로 양의 증가만큼 질이 따라가지 못한 듯한 느낌이었다.

CD-롬 타이틀 업체는 기술보다는 아이디어에 치중해 재미있는 타이틀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번 추계 컴덱스에 출품된 CD-롬 타이틀은 대략 1만여개 정도. 교육용 오락용 CD-롬 타이틀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정작 사람들이 몰린 곳은 역시 성인물을 전시한 부스들이었다. 늘씬한 커버걸을 옆에 세워두고 관람객들에게 여성모델의 브로마이드에 사인해주는 행사를 가진 펜트하우스사는 즐거운 비명과 함께 행사장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은 샌즈엑스포&컨벤션 센터에 주로 부스를 마련했는데, 별도로 참여한 금성사 옥소리 등을 비롯해 대한무역진흥공사의 중개로 공동부스인 한국관을 마련해 쌍용 컴퓨터 뉴텍코리아 다우기술등 1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금성사는 하이미디어 전략에 주력, CD-I 등의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금성사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이벤트 행사에 주력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컨벤션 센터에 비교적 넓은 부스를 마련해 타 국내업체와는 차별성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고화질 모니터와 멀티미디어 노트북 1G급 하드디스크 등을 선보였다. 특히 싱크마스터 모니터는 14 15 17인치 제품으로, 17인치 제품은 전력관리와 리얼컬러 컨트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또 따로 출품한 반도체는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 처리하고 해독하는 멀티미디어통합제품과 NTSC와 PAL방식의 영상을 지원하는 제품과 음향칩 등을 내놓았다.

현대전자는 듀얼 펜티엄 PC와 멀티미디어 시스템 CD비전 펜티엄PCI 시스템 등을 선보였으나 부스와 기업인지도에 비해 전시내용이 볼 것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반면 현대전자 부스의 일부에 제품을 전시한 가산전자의 3차원 VR PC맥스에 많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현대전자와 묘한 대비를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쌍용컴퓨터는 도면 관리시스템인 이미지아트와 통신선로의 각종 시설물을 종합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인 토피스를 선보였다.

대기업과 달리 한국관에 제품을 전시한 옥소리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각종 멀티미디어키트와 교육용 음악관련 CD-롬 타이틀을 내놓았다. 뉴텍코리아는 슈퍼카드스타를, 다우 기술은 TV수신카드인 루키와 오버레이보드인 '슈퍼루키보드'를 전시했으며 대교 컴퓨터는 코리아히스토리 등 교육용 제품과 에듀테인먼트 제품을 전시했다.

한국전시관은 전반적으로 양적으로는 작년에 비해 풍성한 편이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내년을 다시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업계 전반의 핫 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주제회의가 열렸다. 그중 특히 정보고속도로의 미래, ISDN솔루션, 95 핵심산업기술 전망 등의 3개 주제는 파워패널이란 이름으로 분류돼 관심을 모았다.
 

애플 IBM 모토로라 3사가 파워PC의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앞날은 불투명하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5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현진 기자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정보·통신공학
  • 소프트웨어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