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는 같은 호남권의 전남대와 동일한 자동차 분야로 국책공대에 지정됐다. 이번 국책 공대 선정중 한 분야에 두 학교가 선정된 경우는 자동차가 유일하다. 이는 그만큼 자동차 분야가 첨단 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 집약형 산업으로서 국가 기간 산업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전북대의 기반 지역인 전북에는 이미 군산에 대우자동차와 대우중공업이 2백9만평 규모의 부지에 자동차공장을 93년부터 건설중이고 완산군의 전주 제3공단에도 현대자동차가 연 7만대 생산규모의 공장건설을 올 초부터 추진중이어서 입지조건은 완벽하다.
전북대는 국책 공대 선정을 계기로 이들 지역 업체들에게 지식과 기술, 경험을 겸비한 우수한 인력을 제공하고 산학 협동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실험 실습 위주로의 공학 교육 개혁을 이룬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전북대의 자동차 특성화 지정 관련 학과는 기계 정밀 기계설계 전기전자 금속재료 등 모두 7개 학과. 현재 이들 학과의 교육과정이 유사학과가 나뉘어 있는데다가 전공 과목이 세분화돼 시설운영과 강의에 비효율성이 있다는 판단아래 유사학과를 통합해 계열화하고 재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를 위해 전북대가 계획하고 있는 첫째 사업은 공대 관련학과의 연구시설을 확충하고 계열화하기 위한 공대 공동실험 연구동의 건립. 교육지원부가 운영할 이 연구동은 지원비와 대응투자비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인 약 1백 50억원이 소요될 예정. 여기에는 특성화 분야의 실험실습을 체계적이고 능률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기계 전기 전자 및 소재 분야의 기초 공통실험실, 화학분석실 정밀분석실 재료시험실 등이 설치될 공동기기실, 공작실 등이 설치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신설될 자동차 종합기술연구소에는 자동차 신기술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품개발이나 부품의 국산화, 안전도 향상 등 분야별 핵심 기술을 학교와 기업이 함께 참여해 연구하는 산학협동 연구부와 함께, 학부 학생의 현장실습교육과 자동차 관련 분야의 직업훈련(재교육 포함)등을 관장할 교육훈련부가 설치돼 학교와 기업간의 본격 창구 역할을 한다.
학교측은 이같은 시설투자가 인적자원의 확보 없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 우수학생 유치에 온 힘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전북대 공대의 유철로 학장은 "그동안 지역 출신의 우수학생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학금 지급 약속과 애향심에 호소하는 정도의 소극적 노력이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지역 내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우수한 인원을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힌다.
이를 위해 학교는 학생들에게 국제화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현대적 기숙사 시설을 완비하고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실시하며 교수인력과 교육시설의 첨단화를 이룩할 계획 수립을 마쳤다는 것.
현재 7명의 겸임교수를 포함해 자동차 특성화 관련 7개학과의 총 교수 수는 68명. 이를 신규채용 인원의 확충과 함께 산업체의 우수 인력을 교육에 투입하는 이른바 '산학협동교수'제를 실시함으로써 2000년까지 현재의 두배 가까운 1백 33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대 학생과장인 정봉우 교수(공업화학과)는 "국책공대 지정이 이후 제대로만 운영된다면 정부가 학교에 투자한 2백50억원은 그 액수보다 더 큰 무형의 투자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현재는 야간에 불이 켜진 공대 교수연구실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2-3년 뒤 80% 이상의 교수방이 늘 깨어 있는 상태로 변할 것을 확신한다"고 의욕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