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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잰걸음으로 프레세페성단 통과

10월의 천문정보

빠른 발걸음으로 프레세페 성단을 통과해가는 화성을 관측해보고 오리온자리 유성우를 통해 미리 초겨울의 섬뜩한 냉기를 가슴 깊숙이 들어마셔보자.

황금빛 곡식이 들판을 뒤덮고, 푸르른 나뭇잎들이 하나둘씩 형형색색의 색깔을 띠면서, 더욱더 높고 푸르러진 하늘과 조화를 이루는 가을을 만끽하게 해준다. 청명한 가을 하늘은 밤을 기다리는 우리의 가슴을 더욱더 설레이게 한다.

이달 쌍안경을 이용한 화성관측을 통해 스스로 태양계 밖의 집단, 즉 먼하늘 물체중의 하나인 성단을 찾아보는 기쁨을 누리기 바란다.

화성, 프레세페성단을 관통

붉은 행성으로 잘 알려진 태양계의 네번째 행성인 화성이 이달 16일부터 20일 사이 게자리의 중앙에 위치하는 프레세페성단 앞을 통과해 간다. 화성이 프레세페성단에 가장 접근하는 시각은 18일 05시 경으로 이각이 9분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보름달의 시직경이 30분이니까 화성이 프레세페성단에 얼마나 접근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외행성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 화성은 궤도 반경이 1.5 AU(천문단위)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공전주기도 1.88년으로 매우 짧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별자리 사이를 옮겨 다닌다. 공전 주기가 약 12년이기 때문에 1년에 황도 12궁에 속하는 별자리를 하나씩 옮겨다니는 목성과 비교하면 화성의 빠른 움직임을 실감할 수 있다.

자정을 넘어 새벽의 길목에 들어서면서 밤하늘은 완전히 겨울이 되어 버렸다. 남쪽의 오리온자리와 북쪽의 마차부자리가 황소를 앞세워 이미 하늘높이 떠올라 있다. 그 뒤를 쌍둥이자리와 큰개자리가 작은개를 이끌며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원래는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사자자리가 1등성 레굴루스를 앞세워 떠오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쌍둥이자리와 사자자리에 밝은 1등성이 새로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빠른 속도로 동쪽으로 움직인다. 3-4일 간격으로 관측을 하게 되면 쉽게 이것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사진으로도 쉽게 찍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화성이다.


유명성단과 함께 있는 화성
 

오리온 자리 유성군이 극대

93년에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오리온자리 유성군이 이달 22일경 극대기가 된다. 이 유성우는 보통 이달 10일부터 시작하여 이달 말까지 지속되는 유성이다. 올해는 이 유성우의 극대일이 보름에 가깝기 때문에 유성 관측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달빛이 약한 유성우의 초기(10일경)나 말기(30일경)를 전후해 관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유성우의 복사점은 오리온자리 최북단에 자리잡아 쌍둥이중 형인 폴룩스의 발 근처에 위치한다. 이 위치는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오리온자리의 리겔,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쌍둥이자리의 폴룩스와 카스토르 등 겨울철의 1등성들이 만드는 대원의 중앙이 된다.

특히 이 대원의 원주 주변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성운·성단들이 수없이 많이 포진해 있다. 이러한 성운·성단을 관측할 때 또는 사진촬영을 할때 유성이 시야상으로 하나쯤 떨어진다면 이미 겨울밤이 되어버린 새벽에 느끼는 추위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유성의 속도가 빠르고 밝기가 그리 밝지 않다는 이 유성우의 특징이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다.

중천의 외로운 행성, 토성

가을철의 별자리에는 아주 남쪽에 처져있는 남쪽물고기자리의 포말하우트를 제외하면 1등성이 없다. 그래서 중천의 물병자리에 나타난 토성이 더욱더 눈에 띄어 보인다. 특히 이달 초저녁은 금성과 목성이 이미 진 상태이고, 여름철의 1등성들이 서쪽으로 몰락해가는 상태이며 겨울철의 1등성들은 아직 동쪽 지평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늘에는 밝은 별이 없다. 단지 토성만이 외롭게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가을철의 별자리들을 외로이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나 도심에 위치한 관측자에게는 더욱더 그러한 느낌을 주게 된다. 그러나 망원경으로 이것을 겨냥해 보라.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주 신비로운 고리의 모양을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아름답고 신비한 토성의 고리를 볼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내년에는 토성은 볼 수 있어도 고리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토성고리가 우리의 시선방향을 향하게 되어 안 보이기 때문이다.

남쪽의 밤하늘

초저녁 황혼과 함게 화려하게 여름 서쪽하늘을 수 놓았던 금성과 목성이 지고, 천문박명 시각을 넘어서면서 펼쳐진 남쪽의 밤하늘은 공허하다. 가을의 별자리인 염소 물병 페가수스 물고기자리가 하늘을 뒤덮고 있지만 밝은 별이 없는 탓에 별자리의 윤곽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단지 이제 거의 정남쪽의 하늘까지 자리를 옮긴 토성이 서쪽의 독수리자리 알타이르와 동쪽에서 떠오르는 겨울철의 화려한 별자리들을 연결하려는 느낌을 줄 뿐이다. 시간이 조금더 지나면서 동쪽 지평선 위에 맨눈으로 보기에 희미하고 아주 작은 별무리들이 나타난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산개성단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히아데스 성단이다. 쌍안경 정도로 쉽게 이 성단들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남쪽의 밤하늘
 

북쪽의 밤하늘

북쪽 지평선 바로 위에 누워있는 북두칠성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서쪽 지평선 위로는 몰락해가는 봄 왕국의 왕관과 헤르쿨레스자리의 구상성단 M13이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빛나고 있다. 그 위로 거문고자리의 베가와 백조자리의 데네브가 제 2의 전성기를 누리며 적당한 고도를 유지해 관측과 사진촬영의 호조건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한편 동쪽의 하늘에서는 이중성단을 사이에 두고 카시오페이아자리와 페르세우스자리가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다. 그밑으로는 화려한 겨울철 별자리들의 전령인 마차부자리가 카펠라와 산개성단들을 앞세워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북쪽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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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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