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내부에 있는 천체(태양 달 행성 혜성 등)에 관한 관측은 도심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즉 구경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집 옥상이나 마당에서 관측할 수 있으므로 도시에 사는 아마추어들에게는 좋은 대상이다. 되도록이면 끈기를 가지고 장기간 관측하여 그 변화의 양상을 기록하도록 한다.
특히 태양은 낮에 관측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천체로, 장기간에 걸친 흑점의 변화나 백반, 쌀알무늬, 코로나, 홍염, 필라멘트 그리고 일식의 관찰 등이 주된 관측내용이 된다. 그러나 특별한 관측장비가 없는 아마추어들, 특히 위도상 개기일식의 관측이 거의 불가능한 우리나라의 아마추어들은 대부분 흑점의 관측에 머무른다.
흑점의 관측 이외에 가능한 것으로는 일식의 관측이 있으며, 코로나 등의 관측은 코로나 그래프와 같은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홍염어댑터가 있다면 태양면에서 일어나는 홍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으며, H-알파 필터를 사용한다면 태양 표면의 필라멘트 관측도 가능할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태양의 관측은 거의 흑점의 관측에 국한되어 있다. 사실상 이 흑점의 관측도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먼저 태양 관측의 가장 일반적인 어려움은 태양의 강한 빛이다. 주경에 의해 모인 태양빛은 약 1분만에 선글라스를 깨뜨릴 정도로 강하다. 또 장시간 관측할 때는 접착제를 이용한 아이피스는 접착제가 녹을 우려가 있으며, 슈미트카세그레인 형태와 같은 망원경은 광학계 자체를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을 다칠 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절대로 망원경으로 직접 태양을 보아서는 안된다.
그런데 태양은 빛이 강하기 때문에 태양의 관측법에는 다른 천체 관측법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독특한 방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투영법이다. 주경에 의해 맺힌 상을 아이피스의 초점 밖으로 빼고(즉 아이피스를 뒤로 빼고) 좀 떨어진 곳에 흰 종이를 대면 태양의 모습이 그대로 종이위에 투영된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망원경의 시야에서 태양의 방위는 동서남북이 모두 바뀌지만 투영해서 관측할 경우 동서만 바뀌게 된다는 사실이다.
(1) 방위, 중심위도, 방향각
흑점을 관측함에 있어 단순히 점만을 찍고 끝낸다면 큰 의미가 없다. 흑점의 관측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틀리기 쉬운 것이 태양의 방위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러면 태양의 동서남북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북극성 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서 남중한 태양을 바로 볼 때 머리방향이 북쪽이고 발방향이 남쪽이다. 그리고 오른쪽이 서쪽이고 왼쪽이 동쪽이다. 이것을 지상의 지도를 볼 때와 비교하면 동서방향이 바뀐 것이다. 이렇게 동서가 바뀌는 이유는 하늘은 누워서 보는 형태이고, 지상은 엎드려서 보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태양을 위로 쳐다보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땅바닥에 투영해 놓고 보게 되므로, 투영된 태양상에서의 동서방향은 지도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남과 북을 이은 선의 오른쪽이 동쪽이 되고 왼쪽이 서쪽이 된다. 이 정도의 방위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망원경으로 투영된 태양상의 정확한 방위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태양의 자전축, 북극과 적도, 위도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생각해 보자. 먼저 지구의 공전궤도면은 태양의 적도에서 7도 기울어져 있다. 또 태양의 자전축은 지구의 자전축(즉 천구상의 북극)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구에서 관측할 경우 태양은 앞뒤, 좌우로 진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관측하는 날의 태양의 자전축이 위에서 구한 태양의 남북축에 대해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가(태양의 자전축 방향각:P), 그리고 태양의 실제 적도가 어디쯤에 있는가(중심 위도:B)를 알아야만 올바른 관측을 할 수 있다. 이같은 자료는 천문대에서 매년 발행하는 역서에 10일 단위로 나와 있으므로 그것을 이용하여 결정한다. 태양의 자전축이 천구의 북쪽에서 동쪽으로 기울면 +, 서쪽으로 기울면 -로 표시한다.
(2) 자전축 방향각과 중심위도를 알면 일단 준비는 다 됐다. 망원경으로 태양을 맞추고 태양의 흐르는 방향을 보아 천구의 서쪽을 잡는다. 적도의 마운트가 있는 극축을 정확히 맞춘 뒤 투영시키면 극축의 방향이 정확히 천구의 남극과 북극을 가리키게 되므로 훨씬 쉽게 방위를 정할 수 있다.
남은 일은 정확하게 흑점의 위치를 잡아서 스케치하는 것뿐이다. 먼저 태양 스케치 용지의 크기와 똑같은 크기로 태양상을 조절하여, 스케치 용지에 정확히 흑점의 위치를 표시한다. 다음에는 상을 확대하여 자세히 스케치한다. 이때 백반이나 쌀알무늬가 보이면 함께 스케치한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흑점수를 세어 스케치 옆에 기록해 둔다. 흑점의 관측은 하루에 끝내는 것보다 장시간에 걸친 것이 더 가치가 있다. 흑점은 대체로 동일한 위도상을 움직이며 발생한 위도에서 소멸한다. 또 흑점은 50도 이상의 장소에서는 발생하지 않으므로 흑점의 운동이 적도를 가로지르거나 고위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날 때는 태양의 방위를 잘못잡은 것이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3) 흑점수를 세는 일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흑점수를 셀 때는 일반적으로 취리히 측점 상대수를 이용한다. 취리히 흑점 상대수는 취리히 천문대에서 경험을 통해 정한 공식으로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