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화성은 '얼어붙은 사막'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정도로 황폐한 곳. 70년대 마리너호나 바이킹호가 전송해온 사진에 따르면 화성의 과거는 그렇게 황량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불구불하고 물이 흐른 흔적처럼 보이는 은하와 계곡을 찾아볼 수 있다. 연구자들은 약 30억년 전 화성에는 화산의 분화구에서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었던 따뜻한 시기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 이 시기에 영구동결층에 잡혀 있었던 물이 흘러나와 운하를 만들고 일부지역에서는 호수를 형성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알바 파테라로 불리는 화산 분화구의 한 계곡에서 아주 젊은 계곡이 하나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계곡에 파여 있는크레이터(운석구덩이)로 판단하건대 계곡의 생성연도는 약 10억년 전이다"고 NASA 아메스연구센터 행성학자인 버지니아 굴릭이 발표했다. 이 계곡은 화성의 기후가 따뜻한 때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굴릭과 그의 동료인 크리스토퍼 맥케이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약 10억년 전쯤에 알바 파테라를 뒤덮고 있던 호수의 얼음이 압력과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증기로 승화(고체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가 되는 현상)되었다. 수증기는 대기층에서 구름을 형성하고 결국 이 계곡에 눈을 내렸다. 그러면 화산의 마그마층이 눈이 내린 지역을 데워 계곡을 형성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이 당시 화성의 다른 지역은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녹은 물은 다른 지역으로 흐르지 않고 알바 파테라 지역에서 원을 그리며 자체 순환하게 된다는 것. 30억년 전에 형성된 화성 계곡이나 운하가 직선상의 것이 많은 반면에 이 지역의 운하와 계곡은 지류가 많은 꼬불꼬불한 형태라는 것이 이 설명을 밑받침해주고 있다. 굴릭은 "지구상의 것과 유사한 계곡이 발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