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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석탄오염 말끔히

유황성분 제거, 아황산가스 발생 억제

석탄이 탈 때 유황성분이 대기중에 배출돼 산성비 등의 형태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를 막기 위해 석탄에 함유된 유황성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석탄탈황기술이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은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풍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질과 에너지의 공급이 수반돼야 한다.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연료로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화석 연료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으로서 대부분의 화석 연료는 황화합물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화석 연료를 연소할 때에 많은 양의 아황산 가스가 발생한다.

아황산가스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서 강한 산성비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산성비에 의해 토양이 산성화돼 가고, 식물들이 말라죽고, 수질이 오염되는 등 아황산가스에 의한 환경파괴는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불명예스럽게도 서울의 대기중 아황산가스 농도는 멕시코시티에 이어 세계2위다.

연소 전 탈황에 더욱 관심

최근 이러한 아황산 가스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석탄에는 산지에 따라 유기황과 무기황으로 구성된 0.5-5%의 황화합물이 함유돼 있다.

석탄 탈황기술이란 석탄이 탈때 발생되는 유황 성분이 대기 중으로 발생돼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석탄에 함유된 유황 성분을 제거하거나 석탄 연소 후에 발생되는 배기가스로부터 황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석탄 탈황기술개발은 세계 각국들로 하여금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과 함께 에너지로서 가치를 상실한 고유황 함량의 석탄을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유황 때문에 사용량이 제한돼 있던 석탄의 사용량을 늘려줌으로써 원활한 에너지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석탄탈황기술은 크게 연소 전 탈황과 연소 후 탈황이 있다. 일반적으로 연소 후 탈황기술이 사용되지만 전력 생산 원가의 약 10%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의 관심은 근본적인 탈황기술인 연소 전 탈황에 쏠리고 있다.

기존의 석탄 탈황기술로는 화학적인 방법과 물리적인 방법이 있다. 화학적인 방법은 고온(1백-4백℃)과 고압(7-54기압)의 조건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며, 많은 양의 화학 물질들이 필요하다. 물리적 탈황법의 경우에는 미세한 입자의 유황을 제거할 수 없고, 유황과 석탄의 분리 과정에서 석탄 입자의 손실이 일어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연구 기술진에 의해 미생물을 이용한 석탄 탈황기술이 활발히 연구돼 왔다. 미생물 탈황기술은 물리적·화학적 방법에 비해 실온과 상압 하에서 조업을 하므로 장치가 간단하고, 운전비가 적게 들며, 고가의 화학약품이 필요하지 않는 저렴한 방법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황산화세균 이용한 석탄탈황
 

(사진1) 석탄입자에 붙어서 유황을 녹여내는 세균들
 

미생물을 이용한 석탄의 탈황기술이란 황을 산화해 얻어진 에너지로 신진대사를 하는 황산화세균을 이용해 석탄으로부터 유황 성분을 제거하는 기술로 그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석탄의 미생물 탈황기술은 황산화세균들이고 석탄 입자에 함유된 고체 상태의 유황 표면에 부착해 효소를 분비함으로써 고체상태의 유황을 녹여내 수용성인 황산염으로 산화시키는 과정이다.

(사진1)은 석탄 입자에 붙어 있는 황산화세균들이고 (사진2)는 세균들의 산화작용에 의해 유황이 제거된 후 유황이 있던 자리에 생긴 구멍이다.
 

(사진2) 미생물이 유황성분을 녹여낸 후 석탄입자에 생긴 구멍
 

황산화세균은 유황온천이나 광산 등 유황이나 철이 다량 있는 토양에서 서식한다. 석탄의 탈황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세균들은 Thiobacillus ferrooxidans, Pseudomonas aeruginosa, Sulfolobus acidocaldarius 등이다. 이들 세균들이 유황을 산화해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매우 적어서 많은 양의 유황을 산화해야만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덕분에 적은 수의 세균만으로도 석탄으로부터 많은 양의 유황을 제거할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석탄의 미생물 탈황공정(그림1)은 탄광에서 채광된 석탄을 곱게 분쇄, 물과 섞은 뒤에 세균을 접종해 반응조에 넣고, 세균의 성장에 필요한 소량의 무기염을 첨가한다. 반응조의 밑 바닥에서 공기를 불어넣어 석탄 입자가 잘 섞여 뭉치지 않게 하고, 황산화세균들에게 필요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공급한다.

반응조에서는 세균들이 유황 성분을 산화한다. 황이 제거된 석탄은 분리조에서 유황의 산화 부산물인 황산염과 황산이 들어 있는 액체와 분리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세균처리에 의해 유황성분이 제거된 청정석탄(clean coal)이 만들어진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미생물 탈황기술 개발에 앞다투어 착수, 실용화하기 위한 전단계로 공장 규모의 탈황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공정연구센터에서 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센터의 김상돈 교수 연구팀(장용근교수와 필자)은 Thiobacillus ferrooxidans세균을 이용해 15-20일 동안 석탄에 함유된 무기질 유황(황철광)의 90-95%를 제거할 수 있었는데, 외국 연구팀들은 40% 이하의 석탄 농도에서 탈황이 가능한 데 반해 70%의 석탄 농도에서도 높은 황제거율을 얻었다. 그들은 미생물을 이용한 석탄의 유기질 유황 제거기술 및 원유 탈황기술의 개발에 대해서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미생물 탈황기술 수준은 석탄에 함유돼 있는 유황의 주성분인 무기질 유황(황철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유기질 제거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미생물 탈황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유기질 황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균주들을 발견해야 하고, 현재의 15-20일 정도 소요되는 반응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세균의 대량 배양기술과 유전자 조작으로 세균의 탈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전공학적인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다행히도 유기황을 산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세균들이 최근 속속 보고되고 있고, 유전자 조작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에 미생물을 이용한 청정석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미생물 탈황기술은 석탄탈황뿐만 아니라 원유탈황이나 세라믹 제조에 사용되는 저질의 점토를 양질의 점토로 개량하기 위한 철과 황의 제거공정 등에도 폭넓게 이용 가능하다. 이처럼 황산화세균들을 잘 이용하면 인간에게 매우 유익하지만, 때때로 이들 미생물들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도 작용한다.

황산화세균들의 유황 산화작용에 의해 황색체(yellow body)라고 하는 황산과 산화철이 섞인 강산성의 노란 폐수가 대량 유출되기도 한다.

인간이 천연자원을 이용한 후 자연을 방치할 때, 자연이 인간에게 어떻게 응답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림1) 미생물을 이용한 석탄의 탈황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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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류희옥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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