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는 태양시와 항성시의 차이라는 이상한 시간이 중요 자료로 취급되어 맨 앞면에 실린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먼저 천구좌표에 대해 알아보자. 별을 보는 아마추어들이 자주 사용하는 천구좌표에는 지평좌표와 적도 좌표가 있다. 지평좌표는 우리가 서있는 지평면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 좌표로 방위각과 고도를 이용하여 천체의 위치를 나타낸다. 고도는 지평면과 천체 사이의 각도이고, 방위각은 천체를 지평면에 투영시켰을 때 정북으로부터 동쪽 방향으로 투영된 천체까지의 각도를 의미한다. 몇개의 천체에 대해 이 좌표를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북극성 : 고도 37.5도, 방위각 0도
○ 춘분날 동쪽에 떠오르는 태양 : 고도 0도, 방위각 90도
이 좌표는 천체의 위치를 쉽게 나타낼 수 있는 반면 장소가 다르고 시각이 다르면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가 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적도좌표는 그렇지 않다. 적도좌표는 천구의 적도면과 춘분점을 기준으로 한 좌표이기 때문에 이 좌표로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면 장소와 시각이 달라져도 좌표값이 변하지 않는다. 이 좌표는 적경과 적위로 나타내는데 적위는 천구의 적도면과 천체 사이의 각도이고, 적경은 천체를 천구의 적도면에 투영했을때 춘분점으로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잰 각을 시간으로 표시한 값이다. 15도를 한 시간으로 나타낸다. 몇개의 예를 살펴보면
○ 춘분점의 좌표 : 적경 0시, 적위 0도
○ 하지때 태양의 좌표 : 적경 6시, 적위 23.5도
○ 추분때 태양의 좌표 : 적경 12시, 적위 0도
적도좌표의 단점은 좌표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녀자리의 알파성인 스피카 바로 옆에서 발견한 새로운 혜성이 남중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혜성의 자표를 지평좌표로는 쉽게 나타낼 수 있지만 이 자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이 자료로 천문대에 알렸을 때 장소와 시각이 다른 천문대는 이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스피카 옆이라고 말하면 알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혜성근처에 밝은 별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도좌표를 구해야 하는데 춘분점은 지평선 아래에 위치하므로 춘분점을 기준으로 해서 좌표를 구할 수 없다. 방법은 주위에서 밝은 별을 찾고 이별의 적도 좌표를 성도에서 찾은 다음 이별로부터 북쪽으로 몇도 동서방향으로 몇도 떨어져있는지를 실측하여 구하는 것이다. 쉬운 방법은 아니다. 적도 좌표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하늘에 좌표를 알고 있는 밝은 별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천체의 적도 좌표를 외우고 있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항성시를 알고 있으면 위의 어려움은 쉽게 해결된다.
여기서 항성시에 대해 알아보자.
항성시란 남중한 별의 적경, 별의 적경+별의 시간각, 춘분점의 시간각으로 정의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이용되는 것이 첫번째 정의다.
태양을 별로 간주하여 첫번째 공식을 이용하면, 춘분날 태양이 남중했을 때 항성시는 0시이고 추분날 태양이 남중했을 때의 항성시는 12시다.스피카(적경 13시 24분)가 남중했을 때의 항성시는 13시 24분이다.바꾸어서 내가 항성시를 알고 있다면 지금 어떤 별이 남중해 있는지를 알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항성시를 알고 있으면 아까 위에서처럼 어떤 별의 적경을 알고 있지 않아도 남중한 혜성의 적경을 구할 수 있다. 어떤 지방의 천구 적도면은 그 지방의 위도 만큼 천정으로부터 지평면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므로 적위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항성시를 알고 있으면 적경을 알고 있는 천체들이 지금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알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지금의 태양시가 5시 30분쯤 되었다고 할 때 별자리의 적경이 대략 5시 30분 근처인 오리온자리는 남중해 있는 것이고, 적경이 11시 근처인 사자자리는 동쪽 지평선위에서 막 떠오르고 있는 것이고, 적경이 0시 전후인 페가수스 자리는 서쪽 지평선으로 지려하고 있을 것이다.
(표2)에서 태양시와 항성시 차이값은 항성시를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시한 자료이다. 즉 이 값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시각에 더해주게 되면 이값이 바로 항성시가 되는 것이다. 항성시는 매일 약 4분씩 빨라지므로 항성시와 우리가 쓰는 시간과의 차이는 계속하여 변하지만 밤 12시를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이값은 밤에 사용할 경우 오차가 1분 이내가 되므로 큰 지장이 없다. 이달 15일은 월령도 적당하고 토요일이다. 여럿이 관측회를 가는 경우 한사람의 시계를 7시간 8분 빠르게 맞춰놓게 되면 그사람 시계의 시간이 항상 항성시가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문달력 발행
천문대는 1994년 역서를 발간하고 천문달력을 제작했다. 특히 천문달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작된 것. 여기에 게재된 천체사진은 소백산천문대 61㎝ 광학망원경으로 촬영한 것과 아마추어천문가들의 작품에서 엄선한 것들.
천문달력에는 태양의 출몰시각과 월령(달의 그림으로 표시)도 표시돼 있어 교육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행성관측요령도 별자리그림과 함께 실려 있어 초보자들도 손쉽게 별과 행성을 관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일월식 유성우 혜성 등 주목받는 천체현상들의 해당 날짜가 표시돼 있다. 1994년 천문달력의 발간대행사는 선두과학사이며 값은 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