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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고, 까만 밤하늘은 별들로 뒤덮여 있어, 외로이 우주를 바라보는 내가 더욱더 작아지는 느낌이 드는 때다. 새해 첫날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며 세상의 모든빛을 평정하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한해를 설계해보자.

돌아온 엥케혜성

다시 돌아온 엥케 혜성이 이달 6등급까지 밝아져 최고의 관측 적기가 된다. 3등성인 물병자리 알파성의 동쪽으로 약 7도 떨어진 곳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이동해 간다. 정확하게는 이 알파별의 바로 동쪽에 있는 물병자리 에타 제타 파이 감마별이 이루는 Y자 모양의 별무리 근처이다.


(그림1)엥케혜성의 날짜별 위치

 

먼저 가을의 대표 별자리인 페가수스를 찾은 다음 남서쪽의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는 토성을 찾아라. 그런 다음 이들을 잇는 선의 중앙쯤을 잘 살펴보면 3등급의 별 두개가 선을 따라 있는데 이중 페가수스 쪽의 것이 물병자리 알파별이다. 우선 이 별을 망원경의 파인더 시야에 넣은 다음 약간 동쪽으로 움직이면 Y자 모양의 별무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Y자 모양의 별무리를 파인더 시야에서 남동쪽으로 치우치게 위치시킨 다음 시야가 넓은 저배율의 접안렌즈를 끼우고 망원경을 들여다 보라. 시야내에서 흐리고 작지만 별과는 구별되는 부푼 모양의 혜성을 발견할 것이다. 이것을 시야의 중앙에 넣고 고배율의 접안렌즈로 교체해 다시 관측하면 까만 하늘을 배경으로 명암이 살아나 좀더 자세히 혜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망원경이 없는 사람이라도 쌍안경을 가지고 시도해보라. 하늘 상태가 깨끗한 곳이라면 혜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달 15일 이후는 달의 영향으로 관측이 어려우므로 이달 초부터 많은 관측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엥케혜성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장 루이 퐁스(Jean Louis Pons)라는 프랑스의 천문가가 1818년 이 혜성을 발견했다. 1년이 못돼서 독일의 천문가이면서 수학자인 엥케가 이 혜성의 궤도를 계산해냈고, 이것이 1786년 1795년 1805년에 관측된 혜성들과 동일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의 거리가 2.21AU(1AU는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 1억5천만㎞) 밖에 안되는 엥케 혜성은 3.3년마다 태양주위를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진 혜성 중 가장 짧은 주기를 갖는 혜성이다. 그리고 이 혜성은 단주기 혜성중 두번째로 가까이 태양에 접근한다. 수성만큼 가까이 태양 곁을 지나가는 것이다.

태양 주위로의 반복된 여행에도 불구하고 이 혜성은 발견된 이래 밝기가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표면으로 부터 휘발성 물질을 많이 잃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표1) 엥케혜성의 궤도 자료


1월의 유성우

1월과 2월에는 많은 유성우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1월의 밤하늘은 1년중 투명도가 가장 좋은 때 중의 하나이므로, 비록 작고 희미한 유성들이라도 칠흑같은 어둠속에 서있는 우리에게는 먼 우주의 신비로 다가올 것이다.

■ 1월 4일 목동자리 유성우

이 유성우 때 별똥들이 목동자리로부터 떨어진다. 즉 목동자리가 복사점이다. 유성들은 매우 짧은 간격으로 떨어지고, 하루 정도 지속된다. 이 유성우의 복사점은 자정이 될 때까지 떠오르지 않지만 동틀녘이 될 때쯤이면 우리 머리위까지 오게 되므로 새벽녘에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매년 출현하는 유성의 수는 시간당 2백50개에서 12개 정도로 상당히 다양하지만, 보통 시간당 약 60개의 유성을 기대하고 관측하면 된다. 유성들은 초당 40㎞ 정도의 속도를 가지고 떨어지고, 매우 희미하다. 푸른색을 띠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복사점-적경 : 15시 28분, 적위 : +50도

■ 1월 16일 게자리 델타유성군

이 유성우의 복사점은 맨눈으로도 보이는 유명한 산개성단 프레세페의 약간 서쪽에 위치한다. 그래서 복사점을 찾는데 용이하지만, 시간당 4개 정도의 유성밖에 떨어지지 않고 하늘을 재빨리 이동해가는 소(少)유성우이므로 많은 유성을 관측하지는 못할 것이다.

1월달 게자리는 해진 후 동쪽 하늘에서 엉금엉금 기어나오기 시작하여 자정무렵에는 우리 머리 위에 위치하게 된다. 게자리가 어느 정도 떠오르게 되면 지평선을 힘차게 박차고 떠오르는 별자리가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자자리다. 이 모습은 언뜻 보기에 게가 사자를 피해 하늘로 자꾸만 도망가는 느낌을 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자의 모습은 커지고 상대적으로 게는 많은 추격을 당한 것 같아진다.

이때 게자리의 중앙 별무리 근처에서 사자에게 위협 사격을 하듯 별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자정이 지나 새벽으로 치닫으면서 게는 서쪽으로 향하고 사자는 천정 가까이 위치하게 되어 더이상 게는 쫓기는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사자가 별똥을 맞아 위축된 느낌이다.

게자리를 중심에 놓고 사진을 찍다보면 마치 프레세페로부터 탈출하는 듯한 별똥의 모습을 찍는 행운을 잡을지 모른다.

복사점-적경 : 8시 24분, 적위 : +20도

이달의 성식

올해는 주목할 만한 성식이 여러번 일어난다. 그중에서도 11월 30일에 있을 처녀자리 알파성인 스피카가 일으킬 성식과 12월 30일에 있을 목성의 성식은 각각 월령이 26.6일과 27.1일에 일어나기 때문에 올해 우리가 직접 관측할 수 있는 최고의 천문현상이 될 것이다. 이달에도 5등급 이상의 별이 달에 가리는 성식이 두번이나 일어난다.

■ 게자리 알파성의 성식

갑술(甲戌)년 새해에 처음으로 관측되는 천문현상이 될 이 성식은 4.3등급의 게자리 알파성이 월령 18.3의 달에 가려지는 것이다. 이 현상은 1시간 반의 현상이지만 기이하게도 2년에 걸쳐서 일어나는 천문현상이 된다. 즉 93년 12월 31일 23시 02분 달의 밝은 쪽으로 사라진 이 별은 한해가 지난 94년 1월 1일 0시 17분경에 달의 어두운 쪽으로 나온다. 비록 이 별이 4.3등급으로 육안 관측이 가능한 별이지만 달 때문에 맨눈으로는 보기 힘들다. 쌍안경 이상의 관측 장비를 동원해야만 관측이 가능하다.

성식의 관측 기록은 별이 달 속으로 사라지는 정확한 시각과 달로부터 빠져 나오는 시각, 그리고 별이 들어가는 달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게자리 프레세페성단(중앙) 근처에서 방황하는 목성(위)


■ 황소자리 제타별의 성식

이달 24일에는 3등급이나 되는 황소자리 제타별이 월령 12.4일의 달에 가려진다. 식의 시작 시각은 16시 26분 경이고 식의 끝 시각은 16시 59분 경이다. 달의 어두운 부분으로부터 사라졌다가 밝은 부분으로 나타난다. 낮에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관측이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달의 행성

금성 화성 천왕성 해왕성 등은 태양 근처에서 머뭇거리고 있어 관측이 불가능하고, 태양 근처로 접근하려는 토성은 지평선 근처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수성은 무서운 속도로 태양을 탈출해 이달 말경 서쪽하늘에서 관측이 가능해질 것이고, 목성은 새벽 하늘이라는 게 문제지 관측 조건은 매우 양호하다.

■ 지평선 위의 토성

1등급의 밝기와 15.9초의 시직경을 유지하고 있어 이달 중순까지는 토성의 고리정도를 확인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이달 말경부터는 천문박명이 시작될 때쯤이면 고도가 너무 낮아졌으므로 관측이 불가능해진다. 지평선 근처에서 점점 서쪽으로 움직여가는 토성을 5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관측하다 보면 다른 때보다 무척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단지 정지된 지상의 물체 사이를 움직이기 때문에 느낌이 그럴 뿐이지 중천에서 움직일 때와 마찬가지 속도다.

토성이 지는 시각은 1일 부터 10일 간격으로 각각 21시 7분(1일) 20시 32분(11일) 19시 58분(21일) 19시 24분(31일)이다. 이달 14일과 15일 초승달이 토성곁을 지나갈 때 황혼의 서쪽 지평선과 함께 사진에 담아보라. f수는 2.8 정도에 4초 노출을 주어 촬영하면 된다.

■ 천칭자리의 목성

3등성이 알파성인 천칭자리에 위치한 목성은 자기가 이 별자리에 새로 등장한 주인처럼 처녀자리 알파성 스피카와 새벽녘에 뜰 전갈자리의 1등성인 안타레스와 함께 동쪽 하늘에서 일직선을 만들며 새벽하늘을 주도한다. 이달 초에는 3시 2분에 뜨지만 이달 말경에는 뜨는 시각이 1시 21분까지 빨라지므로 새벽녘에는 천정 가까이에 위치하게 된다. 밝기는 -1.9등급으로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보다도 3배 이상 밝으며, 시직경은 35초 정도로 60㎜ 이상의 굴절 망원경으로도 이것의 줄무늬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달 7일에는 월령 25.1일의 달이 목성의 남쪽 3도 밑을 통과하게 되므로 새벽 동쪽 지평선이 담긴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1월 북쪽 밤하늘

1일 : 밤9시
15일 : 밤8시
30일 : 저녁 7시

백조자리의 1등성 데네브가 한겨울의 추위에 더이상 버티지 못하기라도 하듯이 지평선에 걸쳐서 잠시 눈을 떼면 금방이라도 져버리려 한다. 북극성을 바라보며 그 근처에서 보게 되는 백조자리는 한여름에 천정에서 볼 때와 달리, 이 별자리가 상당히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달 북쪽하늘에서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별자리는 서쪽으로 치우친 곳의 카시오페이아와 동쪽으로 치우친 곳의 마차부자리다. 특히 카시오페이아자리는 영어 알파벳의 W자 모양을 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별자리 중의 하나다. 카시오페이아는 북극성을 찾기 위한 별자리로도 이용된다. 즉 북두칠성이 지평선 아래에 있거나 완전히 모습을 나타내지 못한 경우에 위의 성도에서 표시한 방법으로 북극성을 찾을 수 있다.

1월 남쪽 밤하늘

1일 : 밤9시
15일 : 밤8시
30일 : 저녁 7시
 

서쪽으로 치우친 곳에 밝은 별자리가 없는 탓인지 동쪽으로 치우친 곳의 오리온자리가 하늘의 반은 차지한 것처럼 웅장한 느낌을 준다. 바로 밑에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시리우스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땅을 박차고 떠오르는 큰개자리의 모습이 추운 겨울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듯하다. 큰개자리의 북동쪽에는 마치 1등성 하나로 이루어진 듯한 작은개자리가 위치하고 있다. 작은개자리의 알파성 프로키온, 오리온자리의 알파성 베텔규스, 큰개자리의 시리우스가 하늘에서 이루는 기하학적 모양을 우리는 겨울철의 대삼각형이라 부르고, 이것을 기준으로 하여 다른 별자리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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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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