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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와 퍼지

가전제품에 활용되는 첨단과학 이론

카오스와 퍼지 등 첨단과학이론을 채용한 응용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얼마만큼 충실히 이 이론들을 채택하고 있는가? 기존제품과는 어느 정도 성능의 차이가 있는가.

새로운 이론이 탄생하고(이론이 아니라 기술적 성과라고 해도 마찬 가지임) 그 이론이 인간의 실생활에 응용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과학 기술계의 상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상식은 무너져 가고 있다. 연구실에서 또는 실험실에서 갓 태어난 이론이나 기술적 성과들이 곧바로 '생활의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아주 짧은 전자업계(家電 또는 産電)에서 두드러진다.

양지역학을 이용한(?) 가전제품

이러한 경향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주자는 퍼지(fuzzy)와 카오스(chaos). 2년 전에 퍼지 가전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다가 요즘에는 카오스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카오스(혼돈)이론은 현대과학의 양축인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과 더불어 '제3의 과학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과학이론.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을 이용해 만들어낸 텔레비전이나 세탁기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카오스세탁기와 선풍기가 등장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퍼지는 카오스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 일종의 컴퓨터 테크놀러지로 제어(control)가 생명인 전자제품에 응용성이 강한 이론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제품들이 어느 정도 충실하게 첨단과학이론을 채택하고 있는지, 또 이러한 이론을 채택함으로써 어느 만큼 제품의 성능이 향상됐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오스제품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카오스(혼돈) 이론의 핵심을 살펴보자.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혼돈이론으로 학위를 딴 수원대 물리학과 박배식 교수(40)는 "대기와 해류의 운동, 인체의 심장박동, 유체의 흐름 등 자연현상은 모두가 혼돈현상이다"고 말하면서 "과거 우리는 이러한 혼돈현상을 추상화시켜서 일정한 법칙으로 방정식화 하려 했다. 그런 과정에서 작은 요소들은 무시될 수 밖에 없는데, 무시한 작은 요소가 큰 차이로 나타날 수도 있음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혼돈이론은 바로 선형(linear)방정식에서 무시된 작은 요소도 고려하여 비선형(nonlinear)방정식화 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매우 복잡해 예측이 불가능한 운동에서 나름대로 법칙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바로 혼돈이론이라는 것. 기존의 선형방정식으로 해석된 자연현상도 제한된 시공간에서는 큰 오차가 없었으나, 상호 연관성이 강한 자연현상들은 비선형 항목들을 무시하면 예상치 못한 엉뚱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 혼돈이론을 설명하면서 가장 흔히 등장하는 '나비효과'가 바로 그것. 우리나라 상공에서 날아다니는 나비 한마리가 몇달 후에 미국상공에서 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세탁기에는 어떻게 혼돈이론이 적용되고 있을까. 빨래를 하는 세탁조안에는 물의 흐름이 발생하는데 이 흐름이 규칙적(laminar flow) 이어서는 빨래가 제대로 빨리지 않는다. 빨리는데만 빨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이 흐름을 혼돈수류(turbulent flow)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혼돈수류라는 것은 아주 무질서한 제멋대로의 흐름이 아니라 일정한 끌개(attractor)를 가지고 세탁조 안을 골고루 움직이는 흐름을 의미한다. 반드시 재현성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세탁조에 빨래감이 들어갔을 때 이러한 혼돈수류를 발생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박배식교수는 "만약 세탁물이 들어있을 때 끌개를 가진 재현성이 있는 혼돈수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 세계 세탁기시장을 휩쓸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카오스이론을 세탁기에 적용시킨 금성사 생활시스템연구소 노영훈 선임연구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카오스세탁기가 혼돈수류를 발생시킨 것은 아니다. 세탁조 안에는 수류도 존재하지만 세탁물의 움직임도 있다. 세탁물의 혼돈 움직임을 일종의 흐름이라고 본다면 이들이 규칙적이거나 또는 한 쪽으로만 몽쳐서는(엉켜서는) 제대로 세탁이 안된다. 세탁물이 엉길 때 밑에서 쳐주는 펀치를 채용, 일정한 끌개를 가진 세탁물의 움직임을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카오스세탁기는 혼돈수류를 발생시킨 것은 아니지만 혼돈이론을 적용, 세탁물의 엉기는 현상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터의 구동패턴을 다양화하고(전후좌우 회전)세탁물이 엉키는 상태에 따라 밑에서 펀치를 쳐주어 일정한 끌개를 가진 세탁물의 혼돈흐름을 만들어냈다는 것. 이를 위해 2천여 종류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금성측은 밝혔다. 최근 등장한 '로스비 캡'을 이용해 입체물살을 만들어 준다는 삼성의 퍼펙트세탁기도 '카오스물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캡을 이용해 빨래의 엉킴을 해소하는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경북대 고밀도집적회로 연구실에서 고안해 특허를 출원 중인 카오스선풍기도 자연상태의 바람(혼돈 흐름)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풍기는 회전체를 좌우로 회전시키거나 모터속도를 시간에 따라 조절함으로써 바람의 세기에 변화를 주었으나 이 방식으로는 자연상태의 바람을 만들기 힘들다. 따라서 선풍기 날개 앞에 와류(渦流)를 만들어주는 회전날개를 부착한다면 자연풍에 가까운 바람을 만들 수 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 정호선 교수가 밝힌 카오스선풍기 개념이다. 여기에 덧붙여 라디오나 카세트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따라 카오스적으로 모터의 속도를 조절해준다면 좀더 자연스런 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그림2)세탁물의 끌개 변화


자연풍을 만든다

여기에 대해 기업측의 한 관계자는 아직 상품으로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평가할 단계는 아니라는 전제 위에서 "혼돈 흐름을 만든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나 혼돈흐름을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어떤 혼돈흐름이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카오스 선풍기가 발생시키는 불규칙적인 바람이 오히려 더 불쾌할 수도 있다. 즉 카오스선풍기가 발생시키는 혼돈흐름의 끌개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지 밝혀져야 한다는 뜻이다"고 말하면서 "기존 선풍기의 바람도 이미 규칙적인 흐름이 아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빛의 파장을 분석해 자연광에 가까운 혼돈 빛을 발생하는 카오스 스탠드가 제품화돼 판매되고 있으나 그 원리와 효능은 자세히 밝혀지고 있지 않다.

'응용의 천재' '상품화의 귀재'라 불리는 일본에서 카오스를 이론의 영역에 머물게 할 리가 없다. 80년대 후반부터 갖가지 응용품을 내놓고 있는데 정보처리전문 회사인 CC사가 개발한 건강관리시스템(CAP)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는 손가락 끝에서 불규칙한 맥박을 측정 함으로써 얻어지는 데이터를 가지고 혼돈 끌개를 도출해 건강의 정도를 평가하는 시스템. 즉 어떤 사람이 긴장상태에 있을 때, 목욕후 휴식상태에 있을 때의 끌개가 다르게 나타나며 간이 나쁜 사람, 신장이 나쁜 사람,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끌개가 특징적으로 나타 난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비싼 건강 진단을 하지 않고도 스스로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는 점. 한의사가 맥박만을 짚어보고도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원리와 비슷하다.

이외에도 혼돈이론을 이용한 6축로봇을 개발했으며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혼돈이론을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또 주가변동을 예측하는데 혼돈이론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전제품에는 팬히터 등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경원대 물리학과 국형태교수는 "혼돈이론은 이제 태동단계다. 아직 다양한 비선형 현상을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 체계가 정립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한 고속계산과 새로운 수학이론 등을 도구로 혼돈과학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혼돈이론은 자연과학은 물론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데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시하기 쉬운 중간 정보를 처리

카오스가 최근 급부상하는 선도주라면 퍼지는 2년 전부터 꾸준히 응용영역을 넓혀온 저변이 탄탄한 우량주. 퍼지는 카오스와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응용이 생명인 컴퓨터테크놀러지. 퍼지의 어원은 닭털. 닭털의 경계가 불분명함을 나타내는 말로 '경계가 불분명하다' '애매모호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다.

사람과는 달리 기계는 '저 여자는 미인이다'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사람들은 애매모호해도 어느 정도 미인의 기준이 있지만 기계는 일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기계가 미인 판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미리 일정한 기준을 기계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키가 1백65-1백75㎝, 얼굴길이와 너비는 어느 비율, 코의 높이는 얼마, 입의 크기는 7-9㎝, 몸의 균형은··· 등등.

그러나 이러한 모든 조건을 입력했다고 해도 기계가 뽑은 미인은 인간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미인과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조건은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할지 라도 키가 1백64.5㎝나 1백75.5㎝인 미인을 기계는 제외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이라면 1백65나 1백64.5를 크게 생각하지 않지만 기계는 예스와 노로 확연히 구분한다. 퍼지는 바로 이러한 기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이론이다. 만약 미인 판정을 위한 퍼지기계가 등장했다면 키가 1백64㎝인 사람을 미인 0.8 보통여인 0.2로 인식해 다른 조건과 비교하고 최고의 미인을 찾는다.

이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투표행위의 예를 들어보자. 세명의 후보가 등장했다고 하자. 우리는 보통 한사람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는 1번 후보에게 70% 정도 마음이 가고, 2번 후보에게는 20%, 3번 후보에게 5% 정도 마음이 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퍼지계산에서는 항상 백분율이 100%가 되지 않아도 됨). 이런 방식으로 투표를 하면 개표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퍼지이론은 이처럼 인간에게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기계에서는 사장될 수 밖에 없는 경계치의 불분명한 값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퍼지는 일종의 제어(control) 이론이기 때문에 전자제품에서 폭 넓게 이용될 수 있다. 전자제품에는 어떻게 응용되는 것일까. 퍼지에어컨은 춥다, 서늘하다, 쾌적하다, 약간 덥다, 덥다 등으로 나누어 온도를 인식한다. 예를 들어 실내온도가 20도라면 쾌적 0.7, 약간 서늘함 0.2등으로 인식한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습도도 인식하여 퍼지추론을 거쳐 모터속도를 결정하게 된다. 퍼지추론 결과가 약간 더운 것으로 나오면 모터의 속도를 조금 높이고 서늘한 것으로 나오면 모터의 속도를 조금 줄이면 된다.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이광형 교수는 "퍼지에어컨이란 결국 사람이 자기 느낌을 기준으로 에어컨을 직접 조절하는 행위를 기계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는 것이다"고 요약했다.

마치 엘리베이터걸이 있는 것처럼

퍼지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 엘리베이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빈 엘리베이터는 사람이 많이 대기하는 곳으로 알아서 움직여 주어야 하는데(출근시간대는 1층로비, 점심 시간대는 식당이 있는 층 등)기계에게 출근 시간대를 8-9시라고 입력해 놓으면 7시59분이나 9시1분을 기계는 출근시간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퍼지이론을 적용하면 7시55분인 경우 1층에 내려가는 율을 0.8, 그렇지 않은 비율을 0.2로 잡는다(이 말은 10대의 엘리베이터 중 8대는 1층으로 가서 대기하고 2대는 가지 않는다는 의미). 8시5분은 내려가는 율이 0.9 그렇지 않은 경우는 0.1로 잡을 수 있다. 다른 요소도 이런 방식으로 결정해 퍼지계산을 하면 효과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마치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엘리베이터걸이 있어서 상황판단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얻는 것이다.

퍼지세탁기나 퍼지청소기, 퍼지밥솥도 제어되는 요소를 퍼지계산으로 추론하면 능숙한 주부못지 않게 빨래도 잘하고 밥도 잘 지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퍼지가전제품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세탁기의 경우는 세탁물의 오염도와 무게, 온도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 청소기는 먼지의 양과 바닥 상태를 알아내는 센서)를 채택해 다양한 상황을 인식하고 퍼지추론으로 최적의 상태를 선택하는 것이다. 우수한 퍼지세탁기는 인식된 세탁물의 상황에 따라 수백가지나 되는 세탁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퍼지제품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국내에서 개발된 퍼지엘리베이터는 전력소비량이 기존제품보다 15% 가량 줄어들고 승객들의 대기시간도 1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들의 대기시간이 10% 줄어들면 당연히 10대 놓아야 할 엘리베이터를 9대만 놓아도 되므로 그만큼 여러가지 이점이 발생 한다. 이광형 교수는 91년초 국내 기업의 의뢰를 받아 퍼지엘리베이터를 개발해 일본 제품과의 국내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밝혔다.

먼지량에 따라 모터속도를 조절하는 퍼지청소기는 당연히 전력소비량이 줄어들고, 쌀의 양이나 형태(일반미 정부미)에 따라 가열하는 패턴을 달리한(뜸들이는 방법 등) 퍼지 밥솥은 밥맛을 돋우는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80년대부터 퍼지열풍이 불어 90년대 초에는 퍼지가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 되고 있으나, 국내에서의 퍼지이론 소개는 다소 늦어 90년대 초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91년부터 퍼지이론을 채택해 많은 제품을 퍼지화했으나, 초기에 일부에서 퍼지보다는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을 채택해 대중들에게 퍼지상품을 인식시키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퍼지이론을 산업전자에 응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학기술원 변증남 교수팀이 개발한 퍼지기중기가 개발돼 포항제철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중기에 매달린 무거운 물체가 많이 흔들리지 않도록 숙련된 운전자와 조수가 필요했는데, 이를 퍼지이론을 채택해 해결한 것이다.

'사실 퍼지이론은 이제부터 더욱 풍부하게 응용분야를 찾아갈 상황인데 처음 퍼지가 상륙할 때 국내 기업에서 이름 내세우는데만 신경을 써, 퍼지는 한물간 이론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지난 7월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퍼지학회에 참석한 한 대학원생의 푸념처럼 퍼지이론의 제자리찾기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응용의 천재' '모방의 천재'라고 불리는 일본에게 퍼지이론을 응용하는데는 상당히 뒤졌지만 카오스에서는 그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어떤 이론이 등장하더라도 발빠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에 낙후될지 모른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첨단이론을 채택한 제품을 선택할 때, 그것이 카오스든 퍼지든, 아니면 인공지능이든 이름에 현혹되지 말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카오스와 퍼지를 채택한 세탁기가 과거의 세탁기와 비교해 실제로 얼마나 빨래를 잘하는지, 전력 소비량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주목하고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태도만이 기업으로 하여금 충실한 제품을 만들게 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첨단상표를 둘렀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닌 것이다.

첨단이론을 상품화하는 기업측에서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그 이론을 실질적으로 채용했을 때 상표명을 붙이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리고 그러한 상품명을 붙인 이유를 떳떳하게 밝히는 태도가 중요하다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 잘하는 양치기 소년'처럼 나중에 봉변을 당하는 꼴이 생길 수 있다. 그것은 진정한 과학발전에 저해 요인이 되기도 한다.
 

피지엘리베이터를 컨트롤하는 시스템
 

199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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