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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1등성들로 가득찬 겨울밤의 축제

12월의 천문정보

오리온자리 소삼태서에 위치한 오리온 대성운


밤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리온 성운에서부터 히아데스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살핀 후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가슴 속 깊이 아로새겨보자.

12월은 1년중 밤이 가장 긴 달이므로 하룻밤을 새운다면 우리가 볼수 있는 밤하늘의 88% 정도를 하루에 관측 할 수 있다.

초저녁 서쪽하늘의 여름철 별자리에 위치하는 토성으로부터 새벽녘 동쪽하늘의 봄철 별자리에 위치하는 목성까지만 관측하더라도 세계절의 밤하늘을 모두 보게 되는 것이다.

이달에는 태양계내의 행성들이 한해가 저물어 새해를 준비하는 탓인지 대부분 지평선 아래로 숨거나 지평선 근처에 머물기 때문에 관측조건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화려한 1등성들이 이끄는 겨울철 별자리들에는 초보자가 작은 망원경으로 쉽게 찾아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성운과 성단 그리고 이중성들이 무척 많이 존재한다.
 

겨울철의 밤하늘


이달의 성운 성단

■ M 42 오리온 대성운

밤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운이다. 오리온의 삼태성 밑에 위치하는 소 삼태성에 망원경을 겨냥하면 이 성운이 보인다. 맨눈으로도 소삼태성 근처에 희뿌연 것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성운의 크기는 달의 네배 정도이므로 대구경의 망원경에서 광시야 아이피스를 갖고 관측하게 되면 시야를 꽉 메운 성운의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새가 우주를 향해 공간을 박차고 날아가는 느낌이다. 작은 망원경으로는 중심부의 밝은 부분만 보이게 되어 또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 트라페지움

밤하늘에서 가장 훌륭한 다중성이다. 작은 망원경으로도 쉽게 4개의 별로 분리해볼 수 있으며, 마치 불규칙하게 배열된 야구장의 다이아몬드처럼 보인다. 이것은 오리온대성운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오리온대성운 자체를 볼 때 보다 배율을 높여야 선명하게 보인다.

■ 리겔

오리온자리 왼쪽 발등에 위치한 흰색과 푸른색의 별로 구성된 예쁜 이중성이다. 10초각이나 떨어져 있음에도 밝기 차가 너무 커서 보기 힘든 이중성에 속한다. 3인치로는 보기가 힘들고 4인치 이상의 망원경에서 고배율의 접안렌즈를 통해 주성의 빛줄기 사이를 자세히 보다보면 귀여운 반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M 45

황소자리 어깨부분에 위치한 플레이아데스 성단. 일곱자매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좀생이별이라 불렀다. 밤하늘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산개 성단이다. 보통 시력의 맨눈으로 보면 작은 국자처럼 배열된 6개의 별이 보인다. 플레이아데스의 아름다운 모습은 쌍안경이나 광시야 망원경에서 잘 드러나는데 수십개에서 1백여개까지의 별이 보인다. 전체 성단은 희미한 성운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성운의 존재는 시상이 아주 좋은 날 10인치 이상의 망원경이 있어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 히아데스 성단

황소의 얼굴에 해당하는 V자 모양의 산개 성단으로 맨눈으로 쉽게 보인다. 파인더나 쌍안경 또는 광시야 망원경을 통해볼 때 가장 훌륭한 모습으로 보인다. 1등성 알데바란은 실제로 이 성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 새벽 하늘의 목성

새벽녘에 동쪽 하늘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는 별은 금성이 아니라 목성이다. -1.8등급의 밝기와 33초 정도의 시직경을 갖고 있어 충일 때의 목성에 비해 못하지만, 목성의 줄무늬와 4대 위성의 움직임은 신비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지금 목성에는 내년 7월 충돌 예정으로 슈메이커 레비 혜성이 접근 중이다. 금세기 최대의 이벤트가 될 이 혜성 충돌이 일어나면 목성 표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작은 망원경으로 이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목성을 많이 관측해둠으로써 목성에 관한한 숙련된 관측자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점점 커지며 밝아지는 목성을 계속 관측하며 표면 스케치를 한다면, 누구나 숙련된 관측자가 될 수 있다.

■ M41

메시아 목록에서 가장 훌륭한 산개성단중의 하나이다. 크고 밝기 때문에 초보자도 시리우스 밑으로 조금만 망원경을 움직이다 보면 쉽게 이 대상을 찾을 수 있다. 고정촬영한 사진에도 쉽게 찍혀 나온다.
 

밤하늘의 '밝기 챔피언' 시리우스와 M41


12월의 유성우

12월에 유성우가 있는 날 밤은 1년중 하늘 상태가 가장 깨끗한 날중의 하나이므로, 보통 우리가 대하는 밤하늘에서 바라보는 우주보다 더 먼 우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때의 유성우는 더 압권으로 다가 온다.

한 겨울밤 유성우의 관측은 엄청난 추위를 감수해야 한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하여도 게임을 하거나 활동적으로 운동에 열중할 때 우리는 추위를 느끼지 못하거나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추운 겨울밤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누워 하늘을 쳐다봐야 하는 천문가들이 느끼는 추위는 일반 사람들이 느껴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발은 시리다 못해 저려오기 시작 하고, 숨쉴 때마다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한기에 말하는 것 조차 고통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왜 사서 고생을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겨울의 밤하늘은 실질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유성의 갑작스런 출현은 언발을 녹이고 굳어있는 얼굴을 풀어줄 수 있는 밝기와 따뜻함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다가온다.

"···지금 대지가 별들 위에 눕고 너의 모든 가슴이 나를 향해 열려 누웠다."
"지금 고요한 별똥이 미끄러져 가며, 섬광의 이랑을 아로 새긴다. 내안에 있는 너를 향한 생각처럼···."

■ 쌍둥이자리 유성우

겨울에 볼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유성우로서 여름의 페르세우스 유성우에 비견될 만하다. 시간당 최소한 60개의 별똥을 흩뿌리는 이 유성우의 복사점은 쌍둥이자리 알파성인 카스토르의 바로 옆. 동쪽하늘에서 어둠이 깔리면 떠오르기 시작하여 유성우의 절정을 이룰 자정 때쯤이면 머리위에 위치하게 된다.

이때 떨어지는 별똥의 밝기는 꽤 밝지만 이 중 약 3%정도의 유성만이 하늘에 흔적을 남긴다. 특징적인 것은 이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혜성으로부터 유래된 것이 아니라, 지구 가까이까지 접근하는 특이한 궤도를 가지는 이카루스라는 소행성에 의해 생겼다고 믿어진다는 점이다.

■ 작은곰자리 유성우

작은곰자리의 국자 안이 복사점인 이 유성우는 절대로 지지않는 몇 안되는 유성우중의 하나이다. 동트기 한 두시간 전에 이 유성우는 하늘에서 절정을 이룬다. 터틀 혜성이 모혜성인 이 유성우는 중간 정도의 이동 속도를 갖지만 가끔씩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화려한 흔적을 남긴다.

시간당 17-20개까지의 별똥을 볼 수 있고 상당히 밝다. 정북쪽으로부터 떨어지기 때문에 마치 북극성으로부터 각 별자리로 연락을 하는 느낌이 든다.

보통 북극성 일주 사진을 찍을 때보다 F수를 한단계에서 두단계 작게 한 다음 30분에서 1시간정도의 노출을 주어 찍는다면 반드시 유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관측회 가는날 내가 볼수 있는 별은?

1993년 12월 11일은 토요일이고 월령도 관측에 지장을 주지 않을 27.2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관측회를 가지고 결정했다.
그런데 이날의 밤하늘에 대한 지식 없이 단지 망원경만을 들고가서, 어떤것이 보이면 보고 안보이면 말고······. 이래서는 안된다.

이날 우리가 볼수 있는 별자리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일까? 오리온 대성운(M42)이 남중하는 시각은 언제일까? 혹시 밤하늘에서 가장 큰 구상성단인 오메가성단을 볼 수는 없을까? 이 정도의 생각을 미리하고 성도를 참고하여 우리가 관측할 대상들을 미리 정한 다음 이것들의 적정 관측시간을 정하여 관측을 시작 한다면, 어렵게 간 관측회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좀 더 많은 것을 보고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위의 의문점들을 이렇게 해결한다.

첫번째 의문은 이렇게···.

12월 22일이 동지. 이날의 태양적경은 18시. 태양적경은 하루에 약 4분씩 증가하므로 12월 11일은 동지날보다 적경이 44분 작은 17시16분경이 될 것이다. 우리가 별을 제대로 보기 시작할 수 있는 천문박명이 되는 시각은 태양이 진 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난 후.

그러므로 관측회를 일찍 가서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서쪽하늘에서 적경이 약 19시인 별부터 볼 수 있다. 즉 여름철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것 중 거문고자리의 베가(직녀별)는 이미 져버렸지만 독수리자리나 백조자리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처럼 겨울의 서쪽하늘에서 여름의 별자리를 보고 그뒤를 따르는 가을 겨울의 별자리를 계속 볼수 있는데, 새벽녘 동쪽하늘까지 관측한다면 어느 별자리까지 볼 수 있을까? 해뜨기 1시간 30분 전까지는 관측이 가능하므로 태양보다 적경이 1시간 30분 작은 천칭자리(적경 15시30분)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계산하는 방법은 태양도 하나의 별이라 생각하고, 적경이 1시간 빠른 것은 1시간 일찍 뜨고 1시간 일찍 진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유추한 것이다.

두번째 의문은 이렇게···. 항성시란 남중한 별의 적경 또는 별의 적경 + 별의 시간각이다. 우리가 쓰는 시간은 태양이 남중했을 때를 12시로 정한 값이다.

그러므로 이날 태양(적경 17시 16분)이 남중했을 때 태양시로는 12시이고, 태양을 별로 간주했을 때 항성시는 17시 16분이다. 즉 이날은 항성시가 태양시보다 5시간16분 느린 값이다.

오리온대성운(M42)의 적경은 5시33분이다. 항성시로 5시33분이 되면 오리온대성운은 남중하는 것이다. 이날 항성시로 5시33분은 태양시로 0시17분이다. 그러므로 0시17분에 오리온대성운은 최고의 고도로 남중하게 된다.

세번째 의문은 이렇게···. 오메가 성단의 적경은 13시24분, 적위는 -47.2 도. 오메가 성단이 최고도로 올라오는 때는 남중했을 때다. 즉 항성시로 13시 24분일 때다. 즉 태양시로 08시08분일 때. 이때의 고도(90-위도+적경)는 5.3도이다 (90-37.5-47.2=5.3). 즉 오메가 성단은 남중하는 시간이 해가 뜬 후이므로 우리가 관측할 수 있을 시간인 새벽녘은 남중조차 하지 않아 고도가 더욱 낮을 것이다. 즉 여러가지 사실로 미루어 보아 이날 오메가 성단을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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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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