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노른자 대신 귤 달걀에 페인트가 든 탄환을 쏘니 껍데기 조각을 사방으로 흩뿌리면서 가운데 박혔다. 달걀 안에 둥글게 들어 있어야 할 노른자는 온데간데없이 ‘귤’이 자리를 차지했다.]

공룡이 먹으려던 먹이가 갑자기 빵 터진다면? 보름달이 여기저기서 쩍쩍 갈라진다면? 달을 향해 날아가던 유성이 갑자기 피를 쏟아내며 부서진다면?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앨런 세일러의 사진속에 담겨 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다. 세일러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을 고속사진으로 실현한다. 피사체를 고정하고 라이플에 탄환을 장전한다. 적외선 리모콘으로 카메라 셔터를 열자마자 방아쇠를 당긴다. 탄환은 초속 250m로 날아가 피사체를 뚫고 나온다. 일렬로 서 있는 초콜릿을 뚫거나 계란을 깨뜨리는 간단한 모습부터 물이 담긴 와인 잔이 쏟아지기 직전인 긴박한 모습, 그리고 즐거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은 흥미로운 모습이 탄생한다.

세일러는 2만V에서 100만분의 1초 동안 작동하는 플래시를 직접 만들 만큼 고속사진 촬영에 열성적이다. 어두컴컴한 차고에서 남몰래 ‘총살’할 모델을 구하기 위해 그는 매일 식료품점부터 옷가게, 장난감가게, 골동품가게, 심지어 땅바닥까지 자세히 살핀다.

하지만 그는 사진전을 열거나 갤러리를 세우진 않는다. 그가 고속사진을 찍는 이유는 가장 유별난 것을 터뜨려보겠다는 열정이 있고 그의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흥분을 주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사진전을 열어볼 생각이 없냐는 기자의 말에 그는 자기 사진들이 실린 플리커의 주소(www.flickr.com/ photos/8763834@N02)를 알려줄 뿐이었다.



[폭발적으로 맛있어!  으아아~. 손힘이 너무 셌나, 식욕이 과했나. 배고픈 괴수가 입을 쩌억 벌리고 산딸기를 한입에 넣으려다 그만 터뜨려버렸다.]


[달콤한(?) 4중 추돌 납작한 초코볼이 줄줄이 뚫렸다. 알록달록한 껍데기가 쪼개지면서 허연 속살이 드러났다.]


[총알코 외계해삼 파란 물을 흠뻑 적신 젤리에 한 방 날렸다. 자기 별에서 UFO를 타고 수백 광년 우주여행을 떠난 이 해삼은 지난밤 세일러의 차고 안으로 불시착했다.]


[파격적인 일회용 실로폰 도레미파솔라시도~. 이번엔 유리막대를 연주하는 총알이다. 부서질 때마다 맑고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단점은 한 번밖에 연주할 수 없다는 것.]


[배 터진 불가사리 오렌지주스를 잔뜩 마신 욕심 많은 불가사리가 그만 터져버렸다. 세일러는 게 요리를 먹던 중 집게발을 들고 작업실로 뛰어갔다. 주스 광고 같은 결과물에 스스로 만족했다는 후문!]


[바나나 칵테일 흘러내리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잉크를 뚫고 ‘물바나나’가 생겼다. 이 칵테일을 즐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잔이 부서지기 전에 재빨리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샴쌍둥이 립스틱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동시에 바를 수 있는 독특한 립스틱이다. 가운데가 뻥 뚫려 있어 부러지기 쉽다.]


[이대로 먹힐 순 없어! 살짝 익힌 달걀노른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흰자를 쪼기 시작한다. 억울한 노른자가 병아리가 돼버린 것! 주위의 베이컨들도 깜짝 놀라 온몸이 굳었다. 범인은 바로 부리 탄환이다.]


[피 끓는 ‘우주돌’ 캄캄한 우주에서 둥둥 떠다니는 유성이 사실은 생명체였다? 달을 향하던 유성(검게 칠한 빨간 찰흙)이 갑자기 피를 뿜어내며 폭발하고 있다.]


[미래를 점치는 달 ‘우주돌’을 보고 놀란 달(유리판)이 신비로운 빛을 내며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점치는 구슬에 점괘가 나타나는 것 같다.]


[볼 터지고, 귀 솟아나고 아악~! 비명과 함께 볼은 없어지고 다른 쪽에 귀가 생겼다. 총 쏘기에 중독된 주인 덕에 샌타바버라 휴양지에서 태어난 소중한 인형까지 작업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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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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