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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의 감도는 훈련에 의해 좋아진다

유전적인 특정 냄새 불감증도 고칠 수 있어

특정 냄새에 대해 감도가 저하된 '부분취맹'이 있다. 가령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안드로스테논의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전체의 약 50%다. 색맹이나 미맹(味盲)의 경우와 같이, 취맹도 유전적인 것이라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안드로스테논의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며칠간 이 냄새를 맡게 하면 어느날 갑자기 냄새를 느끼게 된다는 신기한 현상이 알려지고 있다. 이 변화는 취각기관의 응답성이 상승하기 때문일까, 혹은 뇌의 취각중추에서의 정보처리 변화에 의한 것일까.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미국 모넬 화학감각센터의 H.W.원 박사팀은 부분취맹인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훈련에 의한 취각감도의 회복이 취각기관에 있어서 냄새물질에 특이적인 감도를 상승시킨다는 점을 밝혀 냈다.

안드로스테논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계통의 쥐에 23일 동안 이 냄새를 맡게 한 결과 안드로스테논에 대한 취각기관의 전기적 흥분도는 2배 이상 상승했다. 한편, 그 이외의 냄새 물질에대한 응답성은 변화하지 않았다. 땀냄새인 이소질초산을 느끼지 못하는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뇌의 변화가 아니라 취각기관에 있어서 그 물질에 대한 응답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훈련에 의해 상승한 응답성은 오랜 기간 안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유전자의 발현변화가 관계돼 있는 듯하다.

즉 어떤 냄새자극을 반복해 부여하는 것에 의해 그 물질에 결합하는 수용체의 유전자발현이 높아지고 취각수용세포의 수용체 수가 늘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취각수용세포는 항상 새롭게 바뀌는데, 수용세포의 분화와 그 응답성의 결정이 냄새자극에 의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취각수용세포의 냄새자극에 의한 가소성은 신경계의 발생과 분화에 있어서 유전자발현의 컨트롤을 연구할 때 좋은 모델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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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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