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억8천만년전, 세계 각 대륙은 하나로 연결되어 초대륙을 형성하고 있었다. '판게아'라 불렸던 이 대륙이 왜 해체되었는지 그 메커니즘은 베일에 싸여 있다.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존 바움가드너는 1992년 12월에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자 모임에서 플레이트텍토닉스이론(판구조론)을 사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발표하고 대륙이 떨어져나가는 과정을 재현해 보였다.
그의 컴퓨터 모델에서 지구는 1백만개 이상의 소구체(小球體)를 모아 구성했고, 각 구마다 온도 밀도 압력 등을 부여했다. 맨틀은 점성이 있는 유체(流體)로 취급했다. 그 위에 단단한 판을 올려놓고 대륙이나 바다 등을 모방하고 이를 슈퍼컴퓨터 '크레이 Y-MP'가 처리했다.
먼저 각 대륙을 모아 판게아 시대의 초대륙을 만들고 바깥 부분을 판이 스며드는 경계로 둘러쌌다. 이 경계에서 판이 스며들기 시작하자 맨틀 속에 하나의 흐름이 시작됐다. 이에 의해 대륙을 떨어뜨리고 해체시키는 힘이 작용, 각 대륙은 가까운 바다쪽 판 경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판이 스며드는 과정이 진행됨과 함께 판 경계는 대륙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후퇴하면서 대륙을 바다 쪽으로 이끈다.
한편 맨틀 아랫쪽에 침투한 식은 판은 고온의 맨틀물질을 밀어내는데, 바로 이것이 고온 맨틀물질의 용승류(湧昇流)를 일으켜 열점(熱点)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한 이는 대륙을 안쪽(초대륙의 뒷쪽)에서 바깥쪽(바다 방향)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담당한 듯하다. 시뮬레이션에서 나타난 열점이 대략 현재의 그것들과 위치가 일치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