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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석감정 어떻게 하나

크기·색깔·투명도·커팅의 조화로 판정

한 다이아몬드에 대한 평가는 시대와 나라마다 또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캐럿(carat) 색(color), 순도(clarity), 커팅(cutting)의 이른바 「4C」는 지금껏 변하지 않는 기준이 돼왔다.

중동지역에서 나는 식물의 한 종류인 캐럽(carob)은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이것으로 요기를 했다 하여 '요한의 빵'이란 별명을 가진 식물이다. 단맛이 나며 완두콩 모양을 한 캐럽 열매는 이 지역에 저울이 없던 시절, 무게를 재는 용도로 쓰인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말린 캐럽 열매는 어른 한 손에 보통 24개가 잡히는데, 이를 기준으로 금이나 소금 등 작고 가벼운 물건을 서로 교환할 때 그 척도로 삼았다 한다. 순도 99.99의 순금을 24K로 표시하는 것이 바로 캐럽에서 유래한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중량을 재는 단위 캐럿(ct)의 유래 역시 이 식물의 열매다. 마른 캐럽 한 알의 무게는 대략 2백mg으로, 오늘날 다이아몬드 1캐랫의 중량과 같다. 나라와 지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던 다이아몬드 도량형은 1907년 제4회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 2백mg으로 통일한 이래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재는 방법은 고도의 측량방법과 기기들의 등장으로 매우 간단해 졌다. 요즘에는 캐럿으로는 소수점 이하 셋째자리까지, g으로는 소수점 이하 넷째자리까지 표시되는 디지털 전자 저울이 널리 사용된다(감정서에 쓰기는 둘째자리까지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 이 저울은 공기의 흐름과 온도, 습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연구실 환경이 아닌 곳에서는 극미한 오차가 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몇차례에 걸친 측정으로 오차를 줄인다.

순도, 혹은 투명도는 다이아몬드 내부나 겉의 결함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내부에 있는 홈을 인클루전(inclusion, 내포물)이라 부르는데, 이같은 결함은 다이아몬드층 속을 진행하는 광선을 방해하기 때문에 투명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결함이 전혀없는 다이아몬드는 거의 없는 형편. 이같은 사정 때문에 원석을 가공할 때 절단방향과 커트 모양의 결정에 인클루전을 이용하기도 한다.

순도는 미국 연방 통상위원회(FTC) 약정에 따라 '10배율 이하에서 숙련자에 의해 관찰되는 내 외부의 모든 결함'을 고려해 등급을 정한다. 여기에서 10배율이란 조명장치가 부착된 특수 현미경인 보석 현미경(gem scope)으로 명시거리 25cm에서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한다(다이아몬드 외의 유색보석은 필요에 따라 10배-1백배율로 관찰한다). 그리고 '숙련자'란 단어는 보통 세계적인 공인 보석감정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영국. 보석학협회(GA)나 미국의 GIA(Gemo logical Institute of America) 등을 졸업한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 협회는 정규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각각 FGA, GG라는 보석사 자격증을 수여한다.

순도 등급은 위 두 협회가 정한 것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큰 차이가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GIA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 방식은 아무런 결함이 없는 FL(flawless)부터 육안으로도 결함이 관찰되는 I(inclusion)까지 11등급으로 나뉜다. 이중 실제 사용되는 등급은 FL을 제외한 IF(internally flawless), ${VVS}_{1}$(Very Very Slightly included), ${VVS}_{2}$, ${VS}_{1}$, ${VS}_{2}$, ${SI}_{1}$, ${SI}_{2}$, ${I}_{1}$, ${I}_{2}$, ${I}_{3}$의 10등급이다.

그러나 이들 등급들을 구분하는 데는 아직 기계적 방범이 없어 사람 눈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등급에 관한 시비가 일어날 소지도 없지 않은데, 이 같은 경우에는 3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합의 판정하고 있다.


커트되기전의 다이아몬드 원석은 그저 덤덤한 결정체에 불과하다.
 

기계보다 육안에 의해 판정


다이아몬드 감정은 모든 보석감정의 기준이다.


한편 다이아몬드는 흔히 무색 보석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함유 성분에 따라 색깔을 띤다. 아무 색도 섞이지 않은 투명한 것이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만, 분홍색이나 보라색 등 매우 특이한 '팬시컬러'(fancy color)는 희귀성 때문에 투명 보석보다 더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대개는 형성과정에서 질소 성분이 섞여 그 농도에 따라 황색을 띠게 된다.

다이아몬드 색을 판정하는 방법은 마스터스톤(master stone)과 대상 다이아몬드를 육안으로 비교해 GIA가 정한 D부터 Z까지의 등급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다이아몬드의 등급은 대략 D부터 M 등급까지.

마스터 스톤은 달리 말해 등급 비교용 보석이라 할 수 있는데, GIA 등 국제 공인 기구로부터 등급을 판정받아 사용한다. 마스터스톤을 사용하는 것은 등급에 따른 색의 차이가 눈으로는 거의 판별되지 않기 때문. 물론 D 등급의 다이아몬드에 비해 H 등급의 다이아몬드가 더 노란색을 띠는 것은 육안으로도 판별이 가능하지만, 등급을 모르는 다이아몬드 하나 하나를 아무 비교 없이 판정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색 판정에는 다이아몬드 포토메터라는 기계가 동원되기도 한다. 포토메터는 광량 조절에 의해 입사된 빛과 투사된 광의 비율을 나누어 등급을 정하는 방법으로, 수치로 표시된다는 점에서는 진일보한 평가법이기도 하지만, 커팅이 불량한 다이아몬드는 빛이 반사가 되지 않고 누광(漏光)되는 단점이 있어 보조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커팅은 4C의 다른 요소들에 비해 인위적 힘이 가장 커다랗게 작용하는 부분이자 보석으로서의 다이아몬드를 완결하는 결정요소다. 이상적으로 깎인 다이아몬드는 비록 크기가 크더라도 커팅이 불완전한 다이아몬드에 비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커팅에 관련된 세부적 기술은 각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럽형인 에플러 비율보다 미국형인 톨코우스키 비율을 사용하고 있다(그림 참조). 커팅의 완성도를 판정하는 것은 등분기(proposition scope)라 불리는 기계에 의해 가능한데, 등분기 내부에 다이아몬드 각부분의 이상적인 길이 넓이 높이 각도 등이 숫자와 함께 그려져 있어 여기에 대상 다이아몬드가 얼마나 부합되는가를 평가한다.


(그림) 톨코우스키 비율에 따른 라운드 브릴리언트 커트의 이상적인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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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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