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1) 다목적 임무 수행한다

인공위성 발사 수리·우주실험·지구관측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고장난 위성을 수리하며 우주실험실을 운영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우주왕복선의 구조와 원리를 살펴보자.

새와 같이 하늘을 자유로이 날고싶은 인간의 꿈은 대단히 오래됐음이 틀림없다. 희랍신화에서 나오는 데다루스의 아들 이카루스가 시도한 '날개비행'이 그 표현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90년전인 1903년 12월 17일 오전 10시35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의 모래구릉에서 라이트형제에 의한 사상 최초의 동력비행을 시작으로 인류역사에 큰 변혁을 가져올 항공시대의 막이 열리게 됐다. 오르빌 라이트가 조종한 이 역사적인 처녀비행의 최고 고도는 3m였으며 12초동안 36m를 난 것에 불과하다. 이 처녀비행의 거리는 이 글에서 다루려고 하는 우주왕복선의 전체길이 37m와 거의 같다.

그로부터 54년 후 1957년 7월 4일 옛소련 무인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지구를 1시간반마다 한번씩 돌면서 우주시대가 시작됐다. 우주비행의 발달은 치열한 미·소의 경쟁적 노력에 의해 급속한 진전을 거듭하여 라이트형제의 처녀비행 후 66년, 그리고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이후 단지 12년 만에 미국의 암스트롱이 달착륙기 이글호의 계단을 내려 지구 태초의 동반자 달의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인간의 꿈, 우주공간의 정복이 성취되었던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환상과 창의력의 극치였으며 현대 기술과학의 완벽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91년 2월 애틀란티스 발사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보도진들
 

탈출과 귀환

우주비행을 실현하기 위해서 해결되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는 크게 나누어 두가지다. 그 첫째는 우주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높은 속도, 즉 지구궤도 진입속도, 초속 7.9km 또는 지구탈출속도(초속 11km)까지의 가속을 가능하게 하는 로켓 추진기관의 개발이다. 둘째는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과 그 탑승인을 서서히 감속시켜 안전하게 지구표면에 착륙시키는 지구대기권 재돌입기술이다. 이 두개의 핵심기술을 완벽히 구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옛소련뿐이다.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지구대기권 재돌입 기술로는 가장 첨단기술인 활공재돌입 방법을 사용하는 유일한 우주선이다. 이 미국의 우주왕복선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지구로 귀환하는 모든 우주비행체는 탄도궤적 재돌입 방법을 채택하였다. 이 경우에는 캡슐형 재돌입 우주선을 사용했는데, 탄도궤도를 따라 대기층을 통과하여 지구표면에 접근하는 중에 이 캡슐형 우주선은 비행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큰 공기저항을 받게 돼 급속히 감속 된다.

이런 탄도궤적 재돌입은 일종의 낙하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지구표면의 착륙지점은 대기층 돌입 초기의 운동상태에 의해 이미 결정된다. 일단 재돌입이 시작된 후에는 캡슐에 탑승하고 있는 우주비행인은 착륙지점 선택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접지 이전 마지막 낙하단계에서 낙하산이 펴져서 착지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여 안전한 착륙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런 캡슐은 단 한번 사용 후에 버리게 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보통 비행기와 같이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는 우주왕복선은 대기 재돌입시 활공비행을 할 수 있도록 날개를 부착하여 비교적 큰 양력을 발생하게 했다.

활공비행 중 초기의 높은 대기돌입속도는 캡슐의 경우에 비해 서서히 감소한다. 우주왕복선 조종사는 어느 주어진 한도내에서 착륙지점을 선택할 수 있고 보통 비행기에서와 같이 조종하여 활주로에 착륙한다.

옛소련이 개발한 부란이라 불리는 무인 활공재돌입형 시험기는 현재 사업이 중단 상태이고, 프랑스가 제안하여 ESA(유럽우주기구)의 사업으로 추진되던 에르메스라는 유인활공재돌입식 우주선의 개발도 현재 정치경제적 사정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현재 호프라는 이름의 작은 활공형 실험기를 개발준비 중이다.

차세대의 새로운 우주왕복선의 구상으로는 현재의 우주왕복선의 단점인 수직 이륙과 1차 사용후 버리게 되는 로켓의 비경제성을 해결하는 수평 이륙방식과 램/스크램제트 추진기관을 사용하는 독일의 젱거와 영국의 호톨이 제안되었다. 미국의 NASP(National Aero Space Plane)란 극초음속 수송기의 개발이 NASA(미국항공우주국)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관건이 되고 있는 스크램제트 추진기관이 실용화되면 활주로에서 수평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차세대 우주왕복선이 실현가능해지리라 짐작된다.

81년 처녀비행

1981년 4월 12일 미국 플로리다반도 남단 케이프 캐너베럴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오전 7시정각에 거대한 화염과 폭음을 뒤로하면서 전장 56m, 이륙무게 2천t의 우주운송체가 우주왕복선 콜럼비아를 등에 업고 서서히 수직상승을 시작하였다. 콜럼비아의 탑승실에는 기장 존 영과 조종사 로버트 크리펀이 앉아 있었다. 8년에 걸친 노력으로 개발 건조된 최초의 활공재돌입식 우주왕복선이 새로운 우주개척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3개의 극저온 주(主)추진엔진과 2개의 고체연료 추진로켓의 전체 추력은 3천t에 달하고 있었다.

점화 후 2분 12초가 지난 시점에서 고체연료로켓의 연소가 끝나면 이 로켓의 2개 동체는 본체에서 분리돼 대서양 해면에 낙하되었다. 연안에서 약 2백40km 떨어진 곳에 낙하산으로 하강한 이 두 고체연료 로켓은 견인선에 의해 예인돼 재활용된다.

점화 후 8분 42초 시점에는 거대한 중앙 본체 액체연료탱크 속의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는 소진된다. 연료를 다 소비한 연료탱크(35t)는 즉시 우주왕복선에서 분리돼 다시 대기층 속으로 돌입하면서 공력가열에 의해 파괴된다. 파괴된 연료탱크의 작은 파편들은 해운왕래가 적은 인도양 해역에 낙하한다.

점화 후 47분22초 시점에 콜럼비아호는 드디어 2백신41km의 원형 지구궤도에 진입했다.

이때부터 우주왕복선의 주요 임무인 여러기능실험이 시작된다. 설계성능과 실제성능의 비교검토를 통해서 우주왕복선의 운용 신뢰성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열제어 반작용력제어 기동성 항성항해기능 비행제어 통신기능 등의 시험검증을 두 우주선 탑승인은 계획대로 수행했다.

특별히 중요한 시험은 화물탑재공간의 덮개문을 두번씩 열었다 닫는 것이었다. 두 우주인은 각각 2번의 7시간반 정도 취침 시간을 가졌으며 총 6번의 식사를 하였다. 총 36회의 궤도회전을 53시간만에 끝낸 후 인도양 상공에서 제동로켓을 점화하여 위성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시점은 활주로에 착지하기 59분 전. 제동로켓 점화 후 약 30분이 경과한 후 우주왕복선은 서태평양 상공 약 1백 20km지점에서 대기권 속으로 음속 25배(마하25)의 높은 속도로 급속히 돌입했다.

이때 콜럼비아호는 앞 기수를 높이 들어 약 30도 정도를 유지한 채 큰 저항을 받으며 활강비행을 계속했다. 약 30분 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궤도속도 7.9km/초에서 착륙속도 97m/초로 감속되는 재돌입 및 착륙과정이 약 1시간 동안에 완료됐다.

우주왕복선의 처녀비행은 성공리에 막을 올렸고 새로운 우주운송체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림1) 우주왕복선의 통신시스템^S-밴드는 우주왕복선이 직접 지상 중계소로 통신할 때 사용되고 Ku-밴드는 추적 및 데이터 중계위성을 거쳐 통신할 때 사용된다.
 

7명 승무원과 29.5t의 화물

우주왕복선의 중요한 기본기능은 두가지다. 첫째는 최대 29.5t의 유료하중을 낮은 지구궤도(약 2백 50-2백 80km)에 올려놓을 수 있는 기능이다. 둘째로는 최대 7명까지의 승무원을 탑승시켜 사전에 계획할 수 없거나 또는 예기치 못한 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점이다.

위의 두가지 기능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안치시키고 이미 궤도 위에서 회전하고 있는 인공위성을 회수하는 일이 최우선의 과제다. 회수의 목적은 고장수리, 보수, 정비 소모품 교체(필름 등), 연료공급 등이다. 궤도 위에서 인공위성을 올려 놓는 작업에는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로봇 팔을 사용한다.

회수시에는 우선 우주왕복선을 회수하고자 하는 인공위성에 접근시켜(랑데부 기술) 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로봇 팔을 원격 조종하여 인공위성을 잡은 후에 화물탑재공간에 끌어들여 고정시킨다. 여기에서 수리나 정비, 부속 교체 등을 수행한 후에 다시 위성궤도에 올려놓는다. 수리 정비 등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이 위성을 다시 지구로 가져와서 처리한다.

다음은 우주왕복선의 궤도보다 더 높은 궤도에 정착시켜야할 위성이나 과학관측기구 또는 태양계 행성 탐색에 보낼 관측용기를 운반하는 일이다. 이런 더 높은 궤도나 지구궤도 밖의 궤도로 보내질 우주비행체는 물론 자체 추진기관을 정착하고 있다. 우주 왕복선은 이 우주비행선을 화물탑재공간에 싣고 낮은 지구궤도에 진입하여 로봇 팔을 이용하여 궤도에 올려 놓은 다음, 적당히 먼거리까지 물러가서 원격점화로 우주비행체의 자체 추진로켓을 작동하여 정해진 높은 궤도에 진입토록 한다.

세번째는 우주실험실(스페이스 랩)을 운용하는 임무다. 우주실험실은 ESA(유럽우주기구)의 참가국이 독일의 주도하에 공동개발 제작한 연구 실험 시설이다. 이 우주실험실의 무중력 관련 연구분야는 생명과학 분야와 물질 가공 분야로 크게 분류된다. 생명과학에서는 인체의 무중력하에서의 반응에 대한 연구가 주종을 이룬다. 그외에도 간단한 세포나 동식물의 무중력 하에서의 반응을 관찰, 중력과의 실험과 비교함으로써 중력의 영향을 규명하고자 한다.

물질 가공 분야에서도 많은 실험이 수행됐다. 지구상에서는 중력에 의해 유발되는 자연 대류 현상이 있지만 무중력하에서는 없다. 이 사실을 이용하여 새로운 성질을 갖는 첨단재료를 제조하는 것이다.

무중력하에서의 기본 유동 현상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된다. 필자도 지난 1993년 4월26일부터 9일간 수행된 제2차 독일 주도 우주실험 캠페인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여 표면장력에 의해 유발되는 유동불안정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수많은 동식물이 거주하는 우주실험실은 원통형 공간이며 양측에는 여러 실험기기가 장착돼 있다. 실험은 특별히 훈련된 우주연구원에 의해 수행되며, 책임연구원은 지상통제국에서 비디오영상과 음성으로 우주연구원에게 직접 실험지시를 할 수 있다.

네번째 임무는 지구관측이다. 지구관측 임무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기후관측은 물론 지구표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해 지도제작에 응용하기도 한다. 수자원이나 광물, 산림자원을 탐색하기도 하며 환경오염을 측정한다. 이외에도 우주왕복선은 해류나 바다의 높이를 관측해 해양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다.

군사적 용도로는 스파이(첩보)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기도 하며 이미 계획이 폐기되긴 했지만 SDI(전략방위기구)의 방어시스템에 큰 몫을 담당했다.

또 우주왕복선에는 우주에서 조난당한 우주인을 3명까지 탑승시킬 좌석이 마련돼 있다. 마지막으로는 영구우주기지 프리덤의 건설 기자재를 운반해 우주공간에서 조립하는 일을 한다. 기자재 뿐만 아니라 운용작업시 필요한 모든 물건을 운송한다.


(그림2) 우주왕복선의 이륙에서 귀환까지의 과정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나

우주왕복선의 유료 하중은 29.5t이며 화물공간의 길이는 18m, 지름은 5m다. 우주왕복선의 자체 무게는 약 68t이며 길이는 37m, 날개의 폭은 24m다. 승무원실은 7명의 탑승원을 태울 수 있고 응급구조시에는 1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3개의 주 추진엔진은 극저온연료탱크와 연결되어 수소와 산소를 공급받는다. 지구궤도를 돌 때는 동체 뒷부분 2개의 덮개 밑에 장착돼 있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최종 궤도진입, 궤도변경, 랑데부, 그리고 지구로 재돌입시 사용된다.

반사력 제어 시스템도 역시 동체 뒷부분의 덮개 안에 배치돼 있는데 이외에도 동체 앞기수쪽에 한세트가 배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우주왕복선의 자세 제어에 사용되며 랑데부와 도킹 및 궤도 변형 때 사용된다.

우주왕복선의 자세한 구조는 다음페이지의 그림을 참조하기 바란다.


우주왕복선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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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전중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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