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별들 사이에는 가스와 먼지로 가득차 있다. 이들 물질을 연구하면 생명체의 근원을 찾아낼 수도 있다.
맑은 날 밤하늘을 보면 무수히 반짝이는 많은 별들을 보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우리은하 내에 있는 별들이며 우리 태양도 이들 중의 하나다. 특히 많은 별들이 밀집되어 구름처럼 보이는 은하수는 우리은하의 원반면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약1천억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우리은하는 별과 별 사이의 평균 거리가 빛의 속도로 수년동안 달려야 하는 정도이며, 이 공간에는 별들을 탄생시킬 수 있는 많은 양의 가스와 먼지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공간에 있는 물질들의 평균 밀도는 매우 낮아 거의 진공과 다름없다. 관측되는 성간구름들은 빛의 속도로 수십년을 달려야하는 정도의 방대한 영역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거대분자구름의 경우에는 하나의 구름이 가지고 있는 가스의 양이 수백만개의 태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 이 거대구름이야말로 우리은하 내에서 가장 큰 질량을 가진 천체인 셈이다.
별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러한 가스들은 초신성 잔해의 주변에서는 매우 뜨겁지만(8천℃ 정도) 희박한 형태로 존재하고, 별 주위에서는 아름다운 색깔로 밝게 빛을 내는 경우도 있다. 높은 밀도를 갖는 가스구름의 중심부에서는 새로운 별의 탄생을 알리는 활발한 활동이 관측되기도 하지만 매우 조용하고 차가운(영하 2백60℃ 정도) 암흑성운의 형태로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전체적인 연구는 이들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파장이 긴 전파에서부터 높은 에너지의 X선이나 감마선까지 동시에 관측하는 방법으로 수행된다. 이를 위하여 실제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관측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별들 사이에 존재하는 물질 중에 많은 양이 성간분자구름들에 속해 있어, 이에 대한 연구는 그 구성원인 분자들로부터 방출되는 전파를 관측하는 전파망원경기술의 발달과 함께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이들 성간구름들은 대부분이 수소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외에도 일산화탄소 암모니아 수증기 등과 다양한 탄소복합 유기물질 등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성간구름내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요성분들이란 점에서 큰 흥미를 끌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술은 에틸알코올(${C}_{2}$${H}_{5}$OH) 성분으로 인해 취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전파천문학 관측 결과에 따르면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는 50억 전체 인류가 매일 1ℓ씩 순수 에틸알코올을 1억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의 1억배가 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은하중심에 가서 이들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 이 에틸알코올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암모니아와 독극물인 시안화합물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건강에 해로울 것이다. 이외에도 성간구름내에는 90여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복합분자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반정도는 지구상에서와 같이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형성될 수 없는 불완전한 분자들이다.
우리은하의 중심 부근에는 수천만개의 태양을 형성할 수 있는 정도의 방대한 양의 가스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스들은 은하중심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블랙홀, 고속으로 방출되는 많은 입자들, 혹은 강력한 충격파 등의 영향으로 매우 다양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내부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동시에 탄생하는 등 격렬한 활동이 관측되고 있다.
지구로부터 은하중심까지는 빛의 속도로 약 3만년 동안 달려가야 하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아직도 풀지 못한 많은 수수께끼들이 많다. 성간구름들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그 종류가 다양하고 앞에서 이야기한 에틸알코올과 같이 양 또한 매우 풍부하다. 이러한 특이함은 주요 구성성분의 하나인 성간먼지에 의한 적외선 흡수선에서도 잘 나타나 우리은하 중심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별들 사이의 가스들과 함께 존재하는 성간먼지들은 주로 탄소와 규소의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성간구름에서 가장 양이 많고 중요한 수소분자를 표면에 형성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또 성간구름의 에너지 균형에도 중요한 노릇을 하기도 하지만, 별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광학 관측에 있어서 결정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햇빛이 잘드는 방에서 먼지가 나면 우리는 빛이 먼지들에 반사되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빛의 산란은 도달하는 빛을 흐트러뜨리게 되어 전달되는 양을 감소시킨다. 별들 사이의 공간에서도 이러한 빛의 산란이 별빛을 감소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가스와 성간먼지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은하면에는 더욱 이 효과가 커진다. 따라서 가시광선의 파장에서는 빛의 속도로 '불과' 1, 2천년 정도 달리는 거리 밖에는 볼 수가 없다.
반면에 파장이 훨씬 긴 전파는 이들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빛의 속도로 10만년 이상 달려야 하는 우리은하의 반대편 끝에 있는 성간구름도 관측할 수 있다.
생명체의 기본 구성물질도 포함
우리 지구가 포함돼 있는 태양계도 우리은하내의 전형적인 성간구름이 수축하여 형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구름속에 포함돼 있던 복합분자들이나 성간먼지들이 지구와 같은 행성들을 형성시키는 원료다. 이와 같은 태양계를 형성했던 초기의 물질들을 연구하기 위해 운석이나 혜성 등이 이용된다.
지금부터 약40억년 전에 지구상에는 수많은 혜성과 운석들이 쏟아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포함되어 있던 유기물질들이 생명체의 기본 구성물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지구의 위치는 태양으로부터 너무 가까워 물 이산화탄소 혹은 암모니아 등이 지구 형성시 응축되기 어려울 것이다. 혜성들에 대한 최근의 전파관측에서도 혜성들이 여러 종류의 분자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유독한 황화수소나 시안화합물들이 다량 관측되는데 이들은 혜성이 포함하고 있는 먼지들로부터 발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번 핼리혜성이 다가왔을 때 인공위성들(베가, 지오토)은 혜성에 포함되어 있는 많은 유기물질들을 확인하였으며 지상에서 수집되는 운석들에서도 역시 풍부한 유기물질들이 검출되고 있다.
이러한 유기물질들은 운석내에서 형성된 것인지, 아니면 성간물질에 있는 것이 운석이 형성될 때 같이 응축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최소한 유기물질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 복합화합물들이 우주공간의 물질로부터 제공되었음은 확실하다. 따라서 우주공간의 별들 사이에 존재하는 물질들은 별이나 은하계의 형성이나 진화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형성과 지구의 생명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별들 사이에 존재하는 가스나 먼지에 대한 여러 다양한 연구들은, 새로운 관측기술들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 이를 해석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들도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연구들은 천문학자들 뿐만 아니라 물리학자 화학자 등 여러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인류의 우주에 대한 이해를 크게 증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많은 협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