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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끝없는 상상력은 과학발전의 밑거름

 

SF 소설을 전문적으로 다룬 한 미국잡지의 표지


91년 이후 국내에도 SF소설동호회가 두 군데 생겼다. 회원들은 주로 PC통신을 이용해 상호 정보교환을 한다

줄베르느의 '해저2만리',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우리에게 상상력과 꿈을 주는 SF(Science Fiction)의 명작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 대열에 낄만한 SF작가나 작품이 없다. 'SF소설이 발전하지 않는 나라는 과학기술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극단적인 표현이 그런대로 수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참으로 SF소설의 부재 또는 빈약은 안타까운 일이다.

SF소설작가가 되려면 S(과학)와 F(소설)에 모두 능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기존의 소설가들이 과학공부를 따로 하거나 과학자들이 소설에 관심을 쏟아야 진정한 SF소설은 완성된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는 SF소설가들이 추리소설가그룹에 속해 있었다. 분명한 차이가 있는 두 그룹이 혼재하는 기묘한 양상을 보여주었던 것. 순전히 SF소설가의 절대수 부족 때문이었다.

「맛간 신세계」

그러나 최근에는 과학기술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갖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국내에도 두 SF동호회가 발족됐다.

하나는 91년 9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멋진 신세계'라는 동호회다. 헉슬리의 SF소설 '멋진 신세계'를 그룹명으로 택한 이 동호회는 SF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다. 이 그룹의 활동을 꼽으면 SF소설의 창작을 위시해 외국 SF소설에 대한 소개와 번역, 회원들의 창작SF인 '네메시스의 서' '창작기계' '아틀란티스 광시곡' '우먼 Q' '바이러스 임진왜란' 등에 대한 비평을 가하는 것 등이다. 아울러 새로 나온 SF소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 SF소설의 상호교류도 이뤄진다. 또 동호지인 '멋진 신세계'도 발간하고 있다.

SF동호회 '멋진 신세계'에는 SF소설 작가와 번역가, 초보자와 여성회원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 연령층도 중학교 3년생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하다. 월 1회 정도 정기모임을 가지며 때로는MT 등 다채로운 행사도 개최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멋진 신세계'가 아니라 '맛간 신세계'가 된다고.

현재 등록된 회원은 1천여명이고, 그중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50여명 정도다. PC통신 사용자가 '멋진 신세계'에 가입하고자 할 경우 데이콤의 '천리안'에 들어가 go bnw라는 명령어를 치거나 zs bnw ID로 전자우편을 보내도 된다. PC통신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멋진 신세계' 회장 윤태원씨(서울대 섬유공학과 대학원생(02)553-5940)이나 이성수씨(서울대 전자공학과 대학원생 (02)653-6116)에게 전화하면 된다.


또 하나의 SF동호회는 '하이텔 과소동'. 이것은 한국PC통신의 컴퓨터통신망인 '하이텔'에 개설된 SF소설 동호회다. '하이텔'에는 문학과 관련된 전자게시판이 있다. 백일장(go contest)이다. 또 문학동호회인 이야기 나라(go story) 등도 있다. 이곳에서 주로 활동하던 SF애호가들이 지난 해에 모여 따로 결성한 동호회가 바로 '하이텔 과소동'이다.

'하이텔 과소동'은 회원이 '멋진 신세계'에 비해 젊은 것이 특징이다. 회원의 상당수가 중고등학생으로 이뤄져 있으므로 아마추어 냄새가 훨씬 짙게 풍긴다. 여기에는 PC통신을 통해 자신이 쓴 SF소설을 연재하는 중고등학생도 적지 않다.

현재 30여명의 열성회원이 '하이텔 과소동'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하이텔의 전자대화실을 중심으로 거의 매일 밤 모여서 전자 대화(chatting)를 함으로써 SF소설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하이텔 과소동'의 회원들은 PC 앞에서 매일 만나는 외에 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천리안'의 SF소설동호회인 '멋진 신세계'와도 잦은 교류를 갖고 있다. '멋진 신세계'와 '하이텔 과소동'에 동시가입한 회원도 상당수에 이른다. 두 동호회는 서로 배타성을 보이기 보다는 적극적인 협력관계에 있다.

'하이텔 대소동'에 가입하려면 PC통신 사용자는 '하이텔'에서 go sf라는 명령을 내리면 되고 PC통신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이성수씨((02)653-6116)에게 연락하면 된다.
 

SF소설은 아이작 아시모프나 아더 클라크나 쓰는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해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순수한 아마추어라 할지라도 꾸준히 문장력을 기르고 과학기술 지식을 쌓아가다 보면 멋진 작품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외국의 우수한 SF작품을 두루 섭렵하고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를 선정해 그 분야에 관한 각종 정보를 꼼꼼히 수집해 두면 그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SF소설을 직접 집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희귀본 SF를 찾아서 외국서적이나 청계천 헌책방으로 '책사냥'을 나갈 정성만 갖고 있다면. 물론 이 일은 혼자 하기보다는 동호회에 가입해 마음과 목적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요즘 SF동호회는 컴퓨터통신을 매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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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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