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들이 기록한 보고서나 촬영한 사진이 천문학자들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새로운 혜성은 아마추어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한 귀절
밤에 별을 쳐다보면
내가 그 별중의 하나에서 살고 있고
그 별 중의 하나에서 웃고 있는 것 같을 꺼야···.
알퐁스도테의 '별' 한 대목
만일 한번만이라도
한 데서 밤을 새원본 일이 있는 분이라면
인간이 모두 담든 깊은 밤 중에는
또 다른 신비의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낮은 생물들의 세상이지만요.
그러나 밤이 오면 그것은 물건들의 세상이랍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이 두 편의 글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읽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에 우리가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또하나의 세상이 찾아온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직업에 상관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밤하늘의 천체를 관측하고 연구하는 아마추어 천문이다.
별을 보다보면 왜소할 데 그지없는 인간사의 한계를 금방 느낄 수 있다. 우주의 탄생과 그 광활한 구조, 1백억년 이상 끊임없이 진화해와 오늘에 이르게 된 과정을 생각하는 가운데, 인간과 우주의 인과성을 깨우치는 것이 아미추어 천문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천문가 이태형씨(하이텔 별사랑회 회장)는 "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우주의 신비를 캐는 것은 단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낭만만은 아니다. 밤하늘의 별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왠지 모를 감회에 젖는다. 밤이 주는 평온함, 별빛이 주는 느낌이 한없이 맑고 신비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도 어둠과 별빛이 내뿜는 신비 앞에 고개 숙이게 된다"고 말한다.
아마추어지만 프로
아마추어 천문가들은 별에 대한 낭만과 감동에만 젖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우주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실에서 별을 만져볼 수도 냄새맡을 수도 없기 때문에 오로지 관찰과 추리를 통해 그 답을 찾아내야 한다.
망원경 제작에 관심이 많은 이강순씨(한별 컴퓨터학원 원장)는 "천문학에 대한 지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관측할 대상이 많아지고 관측의 즐거움도 커지게 된다. 먼저 천구의 운동을 배우고 맨눈으로 별자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며 다음으로는 쌍안경이나 소형망원경을 통해 달의 분화구, 태양의 흑점, 화성 목성 토성 등 행성과 그 위성들을 세게 된다"고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설명했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밤하늘 구석구석을 뒤지면서 성운 성단 이중성 변광성을 찾게 된다는 것. 자연히 관측장비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천체망원경과 사진촬영용 장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광학지식이 쌓이며 우수한 망원경과 주변 부가장치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계공작과 조립에도 능숙하게 되는 것이 필수코스라고 밝혔다.
아마추어 천문가들 중에는 천체사진 촬영에 열중하는 사람이 많다. 이 분야는 높은 수준의 사진기술과 천문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아마추어들이 기록한 보고서나 촬영한 사진이 천문학자들의 연구에 큰 도움을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새로운 혜성이 출현했을 때는 아마추어들의 관측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추어들은 비록 망원경의 크기는 작지만 그 수가 워낙 많고 열성으로 이곳 저곳을 관찰하기 때문에 천문대의 움직이지 않는 커다란 망원경보다 좋은 성과를 얻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마추어천문을 천문학자들의 학문분야와는 별개의 또다른 전문영역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수천명의 아마추어 천문인이 곳곳에서 동호회를 결성, 활동하고 있다. 초보자들은 가까운 천문동호회를 찾아 안내를 받는 것이 아마추어천문가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선배 아마추어들은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