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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암치료법보다 한단계 앞선 면역요법 유전자요법 암전이억제 등의 새로운 치료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독버섯처럼 탐욕스럽게 암세포가 자라고 있는 모습


암이 늘고 있다. 인류의 번영은 자연과의 끊임없는 투쟁속에서 확보된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무한정 발전을 약속받은 듯이 보였던 인류사회가 암발생으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환경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바로 생물의 적응능력이다. 편리한 생활, 이기주의 등 인간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이 인간을 암의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인간은 생물로서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일 환경변화가 생물이 적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인류를 포함한 지구 전생물계의 마지막이 올 수도 있다. 인류가 만든 수많은 화학물질이 매일같이 생태계에 쏟아져 들어오는 한 암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단일질환으로 인류 최대 사인(死因)의 위치를 고수할 것이다.

암은 정복될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암선고가 내려지면 누구를 막론하고 '왜 하필 나인가'라는 생각에서 분노하고 또 절망한다. 암으로 쓰러지는 사람들 틈에서 건강한 사람도 암에 대한 공포로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암은 어떤 질병인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천연두 바이러스를 지구상에서 추방한 인류의 힘으로 정복할 수 없는 것인가.

암은 다세포생물에서 정확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세포내 증식과 분화 프로그램의 고장으로 무한정 세포증식이 일어나 개체의 질서가 파괴되므로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다. 따라서 암치료법은 프로그램의 변화를 알아내고 그것을 교정해 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원인적 치료법을 못하고 있는가. 한마디로 증식과 분화의 프로그램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976년 부터 시작된 암관련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최근 구체적인 연구대상이 확립되었으나 아직 전체를 이해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20세기 후반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암연구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으며 2000년대 초에는 어느 정도 암의 원인적 치료법이 시도될 것이다. 암발생과정을 밝힘으로써 암을 치료하겠다는 정통적인 치료법이 미래 암치료의 근간이 될 것이다.

현재 암치료법에는 세가지가 있다. 외과적 절제술, 방사선치료법, 그리고 화학요법이 그것이다. 치료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외과치료의 원리와 암세포의 빠른 증식성을 이용하여 빨리 분열하는 세포는 모두 죽이는 원리를 이용한다. 암의 발생원인은 모른다 하더라도 조기 진단에 의한 초기의 수술, 보다 정밀한 방사능 치료법개발, 새로운 항암물질의 개발로 암치료에는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무차별적 치료로 이미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아직 실용화되지는 못하고 있으나 현재 치료법보다 발전적인 방식이 면역계를 이용한 방법이다. 두가지의 시도가 있다. 하나는 단세포군 항체기술로서 암세포만 인식할 수 있는 항체를 체외에서 만들고 이 항체의 꼬리에 세포를 죽이는 독소(Toxin)을 붙여 환자에게 주사하는 방법이다. 이때 항체는 암세포만을 찾아가게 하는 레이더 장치에 해당하며 뒤의 독소는 미사일에 해당히는 것으로 '신비의 탄환'이라고도 한다.

다른 시도로는 암면역요법이 있다. 환자의 임파구중 암세포에 활성화된 임파구를 외부로 빼내 증식시켜 환자 몸 속으로 넣어주는 방법이다. IL-2라는 증식인자 때문에 가능해진 방법으로 암조직생검(Biopsy)으로 암침투 임파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면역계이용 치료법보다 한단계 앞선 것으로 유전자요법을 이용한 암치료법이 실험실 수준에서 시도되고 있다.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주로 리트로바이러스를 운반체로 특정유전자를 암세포에 넣어 준다든가 또는 같은 방식으로 넣어준 유전자가 인체면역계의 암세포 청소기능을 올리도록 하여 암치료를 시도한다.

암전이를 밝혀 전이만을 맞아보자는 시도도 있다. 악성 종양은 대개 전이가 일어나는 암이므로 어떤 원인으로 암이 되든 간에 전이과정을 알아서 이를 막는다면 암발생이 개체의 죽음까지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00년대초에는 암 발생 원인의 규명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인적치료법이 선보일 것이며 특히 전이과정의 규명이 암치료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생각된다. 면역요법과 유전자요법의 실용화가 이루어져야 현재의 집단적 치료법에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으로 전환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암치료법의 전망은 획기적인 방법의 출현을 기대하기는 힘들며 그렇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암발생의 착실한 이해만이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서정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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