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심장연구소(THI)는 이식수술 기술과 실적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심장연구소(Texas Heart Institute, THI)는 세계최대의 심혈관 관계 연구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30여년 전인 1962년에 문을 연 이래 심장과 혈관에 생긴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는데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소는 성(聖) 루크 에피스코팔병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동안 8만건의 개심(開心)수술과 13만건의 심장 카테터(관) 주입수술을 해왔다.
근래 THI에 입원한 마이크 템플렌턴이란 사람은 좌심실보조펌프를 자신의 몸안에 집어넣은 채로 14개월째 살아가고 있다. 그의 미약한 심장기능을 보조해주는 기구가 생명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상태가 아주 좋아서 지금도 하루에 16시간은 병원밖에서 생활하는데 앞으로 2개월 내에 퇴원할 예정이다.
한편 THI에서 연구중인 프랑스의 외과의사 디디에 라페이르는 최근 '헬프펌프'(help pump)라는 심장보조기구를 고안해냈다. 이 기구는 복부의 횡경막 바로 아래에 삽입하게 돼 있는데 완전히 몸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 기구를 몸에 지닌 환자의 경우 "샤워도 가능하다"고 개발자는 말한다.
라페이르박사는 또 완전한 인공심장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프랑스의 항공회사인 아에로스파티알사(社)가 축적한 티탄제조기술을 새로운 인공심장의 제조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프랑스 의사인 라페이르박사가 굳이 미국에 와서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자신의 새 인공 심장을 개발할 경우 그 안전성과 신뢰성을 묻는 임상검사기간이 훨씬 더 길어지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만 받으면 그것이 더 큰 이익을 보장해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프랑스의 기술을 접목시켜 보다 우수한 인공심장을 만들기 위해서 라페이르박사는 휴스턴과 파리를 부지런히 왕래하고 있다.
THI는 심장이식기술과 실적에 있어서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미국 최초의 심장이식수술과 인공심장 이식수술이 집도됐다. 또 이 연구소 소속 심장학자들은 최근 레이저를 이용해 손상된 말초혈관 심장동맥 등을 치료하거나 대치시키고 있다. 만약 이 실험적인 치료법이 성공을 거둔다면 심장질환을 다스리는 데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다양한 심장보조기구의 개발에도 THI가 앞장서고 있다. 이 보조기구들은 말 그대로 심장의 기능을 돕는 것인데 심장이식을 받아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환자가 심장제공자(뇌사자 등)가 나올 때까지 임시변통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현재 THI에는 외과의사 연구자 심장학자 마취학자 병리학자 등을 포함한 1백50여명의 전문연구자들이 재직중이다. 수석외과 의사는 덴톤 쿨리박사이고, 의학담당 책임자는 로버트 홀박사.
이미 4백50건 이상의 심장이식수술을 수행해낸 THI는 세계 최고의 수술 성공률을 자랑한다. 1991년부터는 심장이나 폐이식 뿐만아니라 신장과 간이식도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이 연구기관은 비영리기관이므로 환자에게 치료비를 요구하지 않는다. THI는 박애정신과 정부의 보조, 그리고 연구계약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