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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살아있는 화석동물」

최근 향로봉 부근 휴전선 철책사이에서 번식한 무리가 30개체로 증식돼 타지역에서의 감소를 상쇄시켜주고 있다.

산양은 고라니 멧돼지와 더불어 우리나라 짐승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소과(科)의 조상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원시적인 현존동물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화석동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전세계에 겨우 5종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중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산앙은 티베트고원 네팔 중국북부의 허뻬이성(河北省) 서부의 쓰촨성(四川省) 남부의 윈난성(雲南省) 및 시베리아 동남부 등지에 7아종(亞種)이 분포돼 있다.

우리나라의 산양은 멀리 시베리아 동남부에서 만주를 거쳐 들어왔다. 19세기 말경에는 옛소련의 아무르와 우수리지방에도 널리 분포돼 있었으나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러시아 지방에는 현재 연해주지방의 시호테알린 동부 산맥에 한해 극소수가 잔존하고 있다.
 

1987년 강원도 설악산에서 발견된 산양
 

특이한 성격

산양은 모든 종이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가파른 기암절벽의 바위틈에서 사는데, 세계적으로 감소돼 가는 동물 무리 중의 하나로 절멸의 위험이 있는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조약(CITES :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의 부속서 Ⅰ호에 게재돼 있다.

수컷 1마리가 암컷 2마리와 새끼 2마리의 가족군으로 군서생활을 한다. 따라서 서식장소의 수와 바위틈의 수를 계산하면 서식수를 쉽게 알 수 있다. 보금자리는 맹수와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없는 바위구멍에 만든다.

산양은 고집스런 성질로 주서식지를 멀리 떠나지 않고 한번 택한 지역에서 영구히 살며, 좀체로 이동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저지대로 내려올 때가 있다.

암수의 색채와 크기, 뿔의 길이는 비슷하다. 이 뿔은 한방에서 신경제나 진통제로 사용한다. 몸길이 90~1백30㎝, 높이 50~71㎝, 체중 22~32㎏이며 2m 이상 높이 뛰고 발바닥은 바위에 잘 붙기 때문에 낭떠러지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빨은 위에 12개, 아래에 20개가 나있고, 젖꼭지는 2쌍이 있다. 9~10월에 교미를 하여 이듬해 5~6월(임신기간 2백50~2백60일)에 새끼 1 마리를 낳는다(때로는 2마리를 낳을 때도 있다).
 

1987년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 어느 바위골에 숨어 있는 산양을 발견했다.
 

먹이

신갈나무 피나무를 주식으로 하나 28종류 이상의 먹이를 먹는다. 먹이가 없으면 침엽수의 잎을 먹는다.

현황

과거에는 38˚이북의 평남북 함남북 황해도 및 강원도와 남쪽에는 경북 울진의 통고산에까지 분포됐다. 그러나 8.15 이후의 남획과 1964~5년의 대폭설로 인해 절종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최근 강원도 향로봉의 고진동계곡 부근 휴전선 철책 사이에서 번식한 무리가 30개체로 증식돼 타지역에서의 감소를 보충해 주고 있다. 생태계의 보전이야말로 야생동물의 보존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산양은 현재 국내에서 천연기념물 제2백17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으나 인간간섭 폭설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감소되고 있어 철저한 보호가 요망된다.
 

산양의 발바닥은 바위에 잘 붙기 때문에 낭떠러지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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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우한정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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